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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스무살
김연수
2021년 1월 8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나는 아직도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뭔지 알지 못한다. 잘 쓰여진 글이란 무엇인가. 주어와 술어의 시제가 일치하고, 문장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등등의 요소들로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글이라는 것에, 작가라는 것에 수많은 안개와 장치들을 심어놓는다. 글이라는 것은 애초에 내 마음에 와 닿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렇게 아직도 글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글을 좀 쓴다하는 작가의 초기작에 문을 두드려보곤 한다. 박완서, 김영하, 김연수, 은희경 등등. 그런데 처음이 더 자연스럽고 나답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글의 정규분포에 한국의 글들은 포함되지 않을 때가 많다. 외국의 명작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현재를 느끼게 하고, 유행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는 초연함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의 작가들은 글을 쓸 때의 유행을 타는 경우가 있다.
김연수의 ‘스무살’에서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에서 받은 느낌을 또 다시 받고 보니, 등단 시기에 주최측이 담고 있는 그릇이 무엇인지가 중요하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내가 그 시절 박민규의 글을 보고 놀라고 놀라워했으나, 다시금 책을 들기 무서운 것처럼 글에도 분명 유행이 있다. 2021년의 시점에서는 그렇지 않은 작가의 책이 덜 불편하고 더 잘 스며드는 것 또한 분명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