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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 문장으로 쌓아 올린 작은 책방 코너스툴의 드넓은 세계
김성은 지음 / 책과이음 / 2020년 2월
평점 :
어느날 갑자기, 책방을
문장으로 쌓아올린 작은 책방
코너스툴의 드넓은 세계
김성은 지음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열었지만, 마음속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책방을 만들고 그 안에서 향유하고 있었다.
책방을 연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SNS를 시작했는데,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약 2주간 매일 영상을 올리다보니, 내가 만나고 있는 책의 흐름도 아니고, 예전에 찍어두었던 것을 과거로 올라가면서 영상을 찾아 헤매는 꼴이 되고 있다. 릴스라고 하는 일명 동영상은 올리기만 하면 평균 2시간여 만에 조회수 100을 넘는 고마움이 있다. 물론 좋아요는 절대 두자릿 수를 넘기지 못하고, 팔로워도 이제 두자리 수를 넘겼지만...
블로그는 그나마 느리지만 글을 써서 정리가 되는 느낌으로 올리고 있는데, SNS, 유튜브는 두서없이 정신없이 행해지고 무언가 정리가 되지 않은 내 머릿속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어지럽기도 하다. 누군가의 조회수와 좋아요에 연연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고, 다른 이들도 그러니까, 책 사진 찍어서 피드라고 하는 사진 몇 컷 올리기를 시전하고 그 꼴을 한걸음 떨어져서 이렇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뭐 그리 생각을 해’라는 한 녀석과 ‘좀 정리를 해서 완벽한 날들, 초조한 마음’ 과 같은 지금 행해지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올려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녀석이 상충한다.
[언젠가 설움을 참으며 살고 있다 생각되는 날이면 반드시 동지들을 모아두고 사랑하는 책과, 작가와, 글쓰기 말고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다.
끝과 시작에 대해 부쩍 자주 생각하며 지내는 곳이 서점이 아닐까. 책방을 시작하면서 마치 연애를 시작하며 끝을 염두해 두고 만나는 이처럼 책방 문을 열기 위해 자리를 물색하는 순간부터 언젠가는, 어쩌면 생각보다 이르게 이별을 맞이할지 모르겠다는 염두를 하고 노를 젓는 경우가 있다. 지금의 나도 그러하겠지. 어느새 책방을 연지 1년이 되었다.
나의 이곳은 여전히 소박하고 엉성하다
절박한 마음 같은 건 걸고 싶지 않으니까 늘 대충 달렸다.
동지에 대하여
회사에 다닐 때 모두가 진저리를 치는 사람이 꼭 있다. 그 사람만 없으면 회사 생활이 훨씬 더 나아질 거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이. 선한 사람들은 그들 때문에 늘 괴로워했고, 그러다 선하지 않은 나 또한 고통받았다. 끔찍한 한 사람 때문에 인간종에 대한 신뢰가 깨끗하게 사라질 때면, 사이좋던 사람들마저 싫어지는 날이 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