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머리가 아프다. 하는 일을 방해한다.

이참에 쉬어볼까. 오늘도 쉬어볼까.

굴하지 말고 대항할까.

그러다 이내 쓰러지듯 눈을 부릅뜬다.

어깨를 쥐어뜯어 보지만 한번 아픈 머리는 쉬이 낫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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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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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미나코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일단 므레모사를 필두로 손에 닿지 않았던 소설에 생기를 머금을 수 있다는 희박한 희망을 가지고 다시 손을 대고는 있다.

 

일본 추리 소설하면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인데, 십여 년 전 쯤이었던가? 이십여 년 전 쯤이었던가? 한참 일본 소설만 보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던가? 그때는 책 읽는 폭도 넓지 않고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저 그냥 손에 잡혀서 흥미로울 것 같은 책에 많은 시간을 주고 천천히 읽었다. 지금은 그러라고 하면 차라리 유튜브를 보는 쪽을 스스로 택한다. 뭐가 더 내 시간에 나은지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지경이군.

 

고백은 중학교 여교사의 딸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의 수영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고백하듯이 독백하듯이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쓴 소설이다. 처음에는 여교사가, 그다음에는 여교사의 교실에 있던 제자 두 명인 범인이, 반의 반장이, 진짜 범인이었던 이의 엄마가, 누나 ...의 고백이 이어진다. ... 내가 이런 소설들에 눈을 반짝이며 읽었었다니. 책읽기로까지 시간 죽이기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나는 나름 에너지를 들이는 거거든).

 

요즘은 삼십 분 정도는 나이듦에 관하여를 읽고 있는데, 너무 재미없어. 저녁에는 잠깐 에이미와 이저벨을 읽어. 아직은 더운 공기가 몰아치지는 않았는데, 곧 몰아치려나. 더운 공기 속에서 이 소설의 갑갑함을 지켜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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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 - 할아버지 농부 웬델 베리가 들려주는 열 편의 에세이
웬델 베리 지음, 배미영 옮김 / 이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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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

Our only world

웬델 베리 지음

배미영 옮김

 

D시의 책방 모임 공지에서 보았다. 오래 전에 펼쳤고, 오랜 시간이 흘러 마무리를 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이라 끝을 언제 맺을지 알 수 없다. 혹자는 책을 꼭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도 하고, 어느 서점에 가서 책방지기에게 책에 대해 물어 봤더니, 책을 읽지 않은 채 서평을 쓰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지만 나는 책을 끝까지 읽는 편이다. 분량을 위해 불필요한 부분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나는 끝맺음이라는 걸 하고 싶다. 이런 방식은 일상에서도 묻어난다. 가족이 다 쓴 샴푸라며 내놓은 것에도 물을 섞어 여러 번 더 사용한다거나, 다 쓴 치약을 가위로 잘라 나온 부분으로 청소를 한다거나, 나뒹굴고 있는 연습장을 모아 메모지로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나는 이 땅에 태어난 사물들의 마지막을 끝까지 보고야 만다.

 

책은 잘 쓴 책이고, 할아버지 농부 웬델 베리가 들려주는 열 편의 에세이라고 해서 편하게 다가갔다가는 뒷통수를 세게 맞는다. 보통 할아버지는 아니다. 친근하게 다가갔다가 전문성에 눌린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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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하고 일반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인류가 계속 번성하겠다는 희망을 가지려면, 우리는 이웃과 동료 시민들에게 선린 관계의 행동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과학과 산업과 기업에게도 똑같이 선린 관계의 행동을 기대해야만 할 것이다.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우리는 어제의 고생이 오늘을 더럽히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막아 내기 위해 역사의 비평가로서 매일같이 행동해야 한다. 그날 자체를 감사하고 그날에 들어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놀라게 될 것은 너무나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라는 말이 뛰어난 충고인 것이다. 내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 예측 가능하게도 시간 낭비다. 우리가 내일에 대해 제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건 오늘은 제대로 사는 거이다.

 

사랑하지 않는 것을 제대로 알거나 잘 알기는 불가능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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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Dear 그림책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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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소복이

 

이걸 그림책이라고 해야 해? 동화책은 아니고 뭐라 해야 하지?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왜 우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장을 넘겨보는 식으로 읽으면 재미있다.

 

책은 이런 식이다.

 

[비오는 데 왜 우니?

빗속에서 울면 내 눈물이 안 보여 안심하고 울어

 

왜 우니?

딱 한 번만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고 싶어서 울어.]

 

이처럼 사람은 웃고 화내고 짜증 내고 우는데

우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각자의 우는 이유를 그림과 글로 나타낸 책이다.

 

갑자기 시인이 되어 주저리게 된다.

 

나는 울었다.

왜 우니? 라고 물어보는 이는 없다.

내 눈물을 본 이는 없으니까

 

나는 운다.

왜 우니? 라고 물어보는 이는 없다.

내 눈물을 보이지 않은 채 우니

나는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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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 세상 끝 서점을 찾는 일곱 유형의 사람들
숀 비텔 지음, 이지민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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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숀 바텔 지음

이지민 옮김

 

 

번역가의 시선인가. 저자의 시선인가. seven kinds of people you find in bookshops이 영어 제목인건가? 그게 왜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라는 제목이 되었을까? 바로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된다. 내용을 읽고 떠오르는 제목은 이거 하나다. 너같은 손님은 내 귀한 서점에 올 자격이 없다는 기색이 명명백백하다.

 

그런데 얼쩡거리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고, 그러면서 전문가인척 하기도 하고, 시끄럽기도 하고 그런건, 손님이기 전에 사람이어서가 아닐까?

 

 

[휘파람 부는 사람-아주 짜증날 수 있다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고 있어, 주위 사람들이 이 소리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눈치재지 못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나는 쥐와 산다. 쥐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쥐가 산다. 하루 종일 찍찍대서 S가 사람인지 쥐인지 구분이 안간다. 특히 밥을 먹고 나면 더 심하고 밥을 먹지 않았을 때도 찍찍댄다. 몇시간 만에 찍찍대는 소리를 백회 넘게 듣는 일이 몇 해를 넘어가자,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어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은 그런 줄 모르고 있다. 그 뒤로 눈에 띄게 줄기는 했는데, 서서히 다시 늘어가고 있다. 나보다 나이 많고 거리감이 있는 이 쥐는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simpler ones

 

more than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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