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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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 우리는 때론 아주 간단한 명제를 밝혀내기 위해 지루하고 의미없어 보이기도 하는 길을 걸어가야 할 때가 있다.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이론적인 의미로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갈 수 있는가.

이 책은 수십년의 세월을 바라보며 행복의 조건을 알아가기보다는 어떻게 행복한 노년에 이르렀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노년의 삶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젊은 날이 어땠는지는 작은 에피소드 정도이고, 노년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통해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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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대니얼 길버트 지음, 서은국 외 옮김 / 김영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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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대니얼 길버트

 

행복. 이 말은 집착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행복하지 않은 아이였다. 어린 나의 눈은 불행을 담고 있었다. 불행이 행복하지 않다라는 말이라는 등의 말장난을 하고 싶지 않다. 어린 나의 삶은 행복하지 않은 수준이 아니었다. 그때의 나의 소원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였다.

지금의 나는 불행에 말장난을 동반해도 될 정도로 자랐다. 그래도 습관처럼 별똥별이 떨어지면, 첫눈이 오면,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빈다.

 

그래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품에 안고 나오는 책들을 보면 손이 가게 된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보며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지는 못할지라도 작은 미소 한번 지어보고 싶어 책을 펼쳐 들었다. 나는 애초에 행복을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었다. 내게는 행복에 자를 대는 것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합리화하고 왜곡하여 느끼는 그 행복의 감정을 내가 분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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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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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1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북클럽의 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있나.

뚜렷한 기준은 없다.

다만, 북클럽을 하지 않았더라면 읽고 싶다는 생각만 한 채, 책만 사둔 채 읽지 않을 것 같은 그렇지만 읽어야 될 것 같은 책을 목록에 종종 넣어두자는 막연한 생각은 있다.

 

나는 아날로그, 클래식, 고리타분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은 덜 세련되고, 덜 발전된 것 같은 어찌 보면 아저씨같은 느낌의 알라딘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정에도 약한 나는 알라딘에서만 책을 사고 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

이번 책은 알라딘의 수 많은 책들 소개 중 한 권이다. 왜 이 책이 끌렸냐고 하면 오래됐고, 왠지 자발적으로는 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에서였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열 쪽 정도 읽었나? 짧게 읽고 덮은 책에서는 왠지 모를 끌림같은 것이 묻어났다. 그러고 한동안 덮어두었다가 북클럽 만나는 날이 열 흘 정도 남았다는 생각이 들자, 묻어둔 끌림이 다시 올라왔다. 그 끌림은 복선이었나. 2/3정도를 그 자리에서 읽어내려갔다. 나는 본디 책을 길게 잘 못 보고, 다독도 잘하지 못하며, 장편은 말할 것 없이 pass인 사람이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조용한 마력은 나를 무음의 오열을 하게 하였다. 스토너. 당신은... 당신은... 수 많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나는 내 삶에 어떤 양분을 주고 있는가.

 

밑줄 같은 거 긋지 않아도 모든 것이 충분했던 책이었다. 377쪽에 가서야 그어놓은 줄은,

[알약을 먹으면 통증이 조심스러운 짐승처럼 어둠 속으로 물러나는 것이 느껴졌다]였다. 밑줄긋고 느낌 쓰고 생각 쓰는 그런 책도 있고, 그러지 않아도 모든 것이 충분했던 책도 있다. 스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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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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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무라카미하루키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기억해 두었다가 주문했다. EBS.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교육적인 방송인가. 거기에 나와 말하는 사람들의 내용은 당연히 믿고 기억해 두었다가 선별없이 책을 사는 나라니. 그런데 만족감도 꽤 크게 느끼니. 그런 나 자신에 웃음이 난다.

어릴 적 부모는 나에게 헛똑똑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공부는 잘하지만 세상 물정 모른다는 의미에서 그 말을 사용하셨다. 좋게 말하면 순진한 거였지만 나쁘게 말하면 사기당하기 쉬운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면은 여러 차례 사례를 통해 드러난다.

중학교 시절, 비가오는 길을 터벅터벅 걸으면서 학교에 가고 있었다. 그 날은 지각을 할 것 같았고, 주변에 학생들도 눈에 띄지 않는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었다. 그 순간, 차가 내 발을 밟고 지나갔다. 검은 차, 여셩, 그 옆자리의 아이, 잠깐 섰다가 떠나가던 모습. 그러나 정작 그 차 번호판을 볼 생각은 미쳐 하지도 못하고 치료받을 생각도 못한 채 몇 날 며칠을 퉁퉁 부은 발을 딱딱한 신발에 끼워 일상생활을 했다.

대학교 시절에는 남자친구의 군대 동기가 전화 와서 받아줬는데, 휴가 나가면 볼 수 있냐는 이야기도 하고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화를 내며 탈영병이라는. 혹시 만나기라도 하면 감옥 간다는. 내 인생 왜이래.

그래도 심한 교통사고는 아니었고, 탈영병으로 인해 내 인생에 스크래치를 안은 것도 아니다. 그렇게 무수히 헛똑똑이 짓을 했지만 나의 과거는 그래도 다행스럽게 흘러갔다.

 

어느 인터뷰에서였나. 무라카미하루키는 자신이 쓴 글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쓰고 기억에서 안녕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도 독자보다 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나도 이 책을 가볍게 읽고 한번 날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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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박완서 지음, 노성빈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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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연차를 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고, 나는 친구를 만나는 상황.

불안하고 어색하고, 떨린다.

나의 불안은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시간분배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오전 9시 반경 만나서 한시간 반을 걷으면서 나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사실 1시간 정도는 의미를 찾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른 시간 문을 연 음식점을 찾다가 나목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간만에 책을 다 읽었는데, 마치 으레 읽어왔던 것 처럼 당당한 표정으로 책에 대한 생각을 말하였다. 인생은 무료해보이는데, 이런 면은 또 사람같기도 하다.

 

박완서는 나이 마흔에 등단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그려내듯이 감정을 앗아가듯이 쓰는 작가이다. 그녀의 처녀작을 손에 든 것이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경계선 성격장애 같기도 한 여주인공과 어린 여자를 만나 그림에 대한 영감을 가지고 나목을 그린 옥희도, 평범함을 대표하는 것으로 표현하려했던 여주인공의 남편. 그리고 625전쟁 직후의 한국. 이러한 것들이 어지러이, 그러면서 단촐하게 펼쳐졌다.

 

이 책의 포인트는 논술을 목적으로 두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것이 이 책에 대해 내가 품지 못했던 완성도로 이끌어주는 것 같아서 나는, 나쁘지 않았다. 논술거리를 읽고 난 직후에는 마치 이 책을 읽고 더 큰 것을 얻은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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