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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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1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북클럽의 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있나.

뚜렷한 기준은 없다.

다만, 북클럽을 하지 않았더라면 읽고 싶다는 생각만 한 채, 책만 사둔 채 읽지 않을 것 같은 그렇지만 읽어야 될 것 같은 책을 목록에 종종 넣어두자는 막연한 생각은 있다.

 

나는 아날로그, 클래식, 고리타분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은 덜 세련되고, 덜 발전된 것 같은 어찌 보면 아저씨같은 느낌의 알라딘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정에도 약한 나는 알라딘에서만 책을 사고 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

이번 책은 알라딘의 수 많은 책들 소개 중 한 권이다. 왜 이 책이 끌렸냐고 하면 오래됐고, 왠지 자발적으로는 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에서였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열 쪽 정도 읽었나? 짧게 읽고 덮은 책에서는 왠지 모를 끌림같은 것이 묻어났다. 그러고 한동안 덮어두었다가 북클럽 만나는 날이 열 흘 정도 남았다는 생각이 들자, 묻어둔 끌림이 다시 올라왔다. 그 끌림은 복선이었나. 2/3정도를 그 자리에서 읽어내려갔다. 나는 본디 책을 길게 잘 못 보고, 다독도 잘하지 못하며, 장편은 말할 것 없이 pass인 사람이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조용한 마력은 나를 무음의 오열을 하게 하였다. 스토너. 당신은... 당신은... 수 많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나는 내 삶에 어떤 양분을 주고 있는가.

 

밑줄 같은 거 긋지 않아도 모든 것이 충분했던 책이었다. 377쪽에 가서야 그어놓은 줄은,

[알약을 먹으면 통증이 조심스러운 짐승처럼 어둠 속으로 물러나는 것이 느껴졌다]였다. 밑줄긋고 느낌 쓰고 생각 쓰는 그런 책도 있고, 그러지 않아도 모든 것이 충분했던 책도 있다. 스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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