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박완서 지음, 노성빈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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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연차를 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고, 나는 친구를 만나는 상황.

불안하고 어색하고, 떨린다.

나의 불안은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시간분배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오전 9시 반경 만나서 한시간 반을 걷으면서 나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사실 1시간 정도는 의미를 찾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른 시간 문을 연 음식점을 찾다가 나목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간만에 책을 다 읽었는데, 마치 으레 읽어왔던 것 처럼 당당한 표정으로 책에 대한 생각을 말하였다. 인생은 무료해보이는데, 이런 면은 또 사람같기도 하다.

 

박완서는 나이 마흔에 등단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그려내듯이 감정을 앗아가듯이 쓰는 작가이다. 그녀의 처녀작을 손에 든 것이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경계선 성격장애 같기도 한 여주인공과 어린 여자를 만나 그림에 대한 영감을 가지고 나목을 그린 옥희도, 평범함을 대표하는 것으로 표현하려했던 여주인공의 남편. 그리고 625전쟁 직후의 한국. 이러한 것들이 어지러이, 그러면서 단촐하게 펼쳐졌다.

 

이 책의 포인트는 논술을 목적으로 두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것이 이 책에 대해 내가 품지 못했던 완성도로 이끌어주는 것 같아서 나는, 나쁘지 않았다. 논술거리를 읽고 난 직후에는 마치 이 책을 읽고 더 큰 것을 얻은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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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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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9일 목요일

The april bookclub

 

여러 달 북클럽의 회원이 된 친구가 책을 읽지 않은 채 모임에 오고 있다. 그런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나지만 화를 내지 않는 지성인 노릇을 하기에도 버겁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에도 슬슬 신물이 올라온다. 30일이라는 충분한 시간동안 책을 살펴볼 시간이 없었겠냐마는 인생도 그리 무책임하게 사는 것 같고, 내가 왜 책을 읽었냐고 물어봐야 하는지.

 

당연히, 북클럽에 올 때는 정해진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어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독려해야 하는 사항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애둘러 표현하지만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잃어버린 영혼

 

1년 전 쯤, 가끔 들리는 서점에서 발견한 책. 사실 대놓고 읽기를 권유하듯이 전시되어 있던 책이었다. 글은 한 두장 정도. 한달의 시간 동안 이것만 읽고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나는 여운을 한 달 동안 품어두는 것을 택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임 자리에서 친구는 책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회사 동료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원룸 계약 기간이 끝나가서 이사를 해야하는데 도와주는 이가 없어서 혼자 해야한다. 등...... 늪에 빠지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오기를 거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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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합본) - 소설로 읽는 철학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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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1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스무살 너에게 추천을 부탁하자, 거침없이 추천해줬던 책. 이제야 다 읽었어.

나의 서른 여덟. 너무 좋은 책이었어. 나의 그릇은 지금에서야 익었는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0년 정도에 출간된 책이고, H에게 사서 준 책은 번역이 많이 매끄러워진 책이었다. 그런데 직역에 가까운 껄끄럽고 거친 이전의 책이 나에게는 더 와 닿았다.

 

총평은 한 사람이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의 풍부한 지식과 이해하기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좋은 책이었다.

 

페이지는 소용이 없을 듯하다. 이전 책이어서 페이지가 다르다.

 

그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교회는 예수가 완벽한 신이요, 완벽한 인간이라고 가르친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환경 오염과 파괴 앞에서 많은 이들은 기술 발달이 바로 자연이 우리에게 준 삶의 조건으로부터의 위험한 일탈이라고 생각한다.

 

소피야, 나이가 똑같은 나무 두 그루가 커다란 정원에서 자라고 있다. 한 나무는 양지 바르고 물기와 양분이 많은 땅에 있고, 다른 한 나무는 좋지 않은 땅의 응달에 있다. 둘 중 어떤 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겠니?

물론 성장에 좋은 조건을 가진 나무겠죠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 나무는 자유롭다. 그것은 자기의 가능성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과나무라면, 그 나무는 사과나 자두 가운데서 아무것이나 원하는 대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직 사과 열매만을 맺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정치적 상황이 우리의 성장과 인격적 발달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다른 외적인 강제가 우리를 억압할 수도 있다. 오직 우리가 우리 안의 가능성을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우리 역시 내부의 소질과 외부 조건의 영향을 받는 점에서 라인란트의 석기 시대 소년이나, 아프리카의 사자나 정원의 사과나무와 다를 바 없다.

 

바다의 표면이 고요하다고 해서 깊은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힐데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겉에서 움직이는 것은 생각이 아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옳거나 그르다고 여기는지는 본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옳거나 그른 것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를 결정하는 일이다.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

 

그리고 심리학, 그리고 프로이트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프로이트에 대해 쓴 글이나 프로이트가 쓴 글을 읽어도 간단하지만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 마음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프로이트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읽어보면 왜 그의 마력에 사이비종교에 빠지듯이 홀릭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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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우주의 건축가와 함께 나란히 걷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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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3일 목요일

The april bookclub

 

매주 둘째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만나는 북클럽인데, 8월에는 첫째주에 휴가기간이 이어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 다음주 금요일에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목요일에 북클럽을 하게 됐다.

 

북클럽의 진행이 초반을 달리다보니, 아무래도 이전에 읽어야 겠다, 혹은 읽다가 그만둔 책들을 숙제하듯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잃어야 될 책들이 많아서 고민하게 되는 아직은 초보 북클러버이다.

 

월든도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면서 데이비드 소로우를 만나야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라는 논문의 레퍼런스 체크는 하지도 않으면서 책을 잃을 때는 자연스럽게 저자가 마음에 두는 책이나 작가가 나오면 찾아보고 마음에 두게 된다. 나란 인간은 정말 인간스럽다.

 

우선 나의 소감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세상물정 모르는 샌님같은 느낌. 인생이 쓴 맛을 모르고 살아간 그래서 한 편으로는 지켜주고 싶은 그런 사람의 글이었다.

초반에는 왜 내가 이 사람이 집을 짓는데 든 비용과 생활비 내역을 보고 있어야 되지? 그래서 이 사람은 뭘 말하고 싶은 거지? 그러다가 법정 스님이 말하는 어린왕자와 월든의 순수한 공통점이 떠오르면서 애피퍼니(epiph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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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5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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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0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4번째 이야기

 

북클럽의 첫번째 책에 피츠제럴드의 이야기가 여러차례 나온다. 내가 알고 있는 환상 속의 피츠제럴드가 움직이는 느낌.

그 때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북클럽에서 다루게 될 것을.

이전의 그의 작품은 위대한 개츠비만 알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헤밍웨이의 작가 소개와 라디오의 책 소개가 맞물렸다.

타이밍.

 

책은 어지러웠다. 그의 삶 또한 어지러워보였다. 글을 보다보면 작가의 마음이 보일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냥 피츠제럴드다. 혼돈과 혼돈의 세상을 살면서, 그래도 놓을 수 없는 작업들.

한 남자의 의식의 흐름대로 살다간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애피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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