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일부터 새 일터로 출근.  

이름은 버젓한데, 아직 오리가 될지 백조가 될지 모르는 곳이다.  
그만큼 '창조의 즐거움'이 있으리라 믿고 시작해야지. 
외적으로는 6000명에 대한 검진이라는 첫 사업이 고비.  
내적으로는.. 서울 오리엔트된, 엘리트 중심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첫 목표.

오늘 낮까지도 있던 일터에서 이삿짐을 싸날랐다.
알게모르게 쌓인 살림살이가 많았음. 
세 번씩이나 이런저런 소모임서 환송회를 해주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저런 일로 왕래는 있을 듯.   


2. 오늘 날씨 굉장했다.  

오늘 뿐 아니라 대단한 9월 날씨.... 앞으로 이삼일이 고비. 


3. 박칼린의 넬라 판타지아 해석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 첫 곡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준비한다.
오늘 음악을 들으면서 - 엄밀히 말하면 박칼린씨가 요구하는 해석을 듣고 - 오랜만에 소름이 돋았다.  
오늘 소프라노 솔로들이 주로 깨지기는 했지만, 그렇게 부른 것이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 노래를 처음으로 가사 붙여서 노래부른 사라 브라이트만을 비롯해서, 이 곡을 이전에 부르거나 여러 악기로 연주한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이상향을 그리면서도 칼린감독의 표현대로 '묻어서 가는', '감상적인'.. 그런 감정만을 표현했었다.
남격이 부른 넬라 판타지아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력의 한계를 드러낸, 파트별로 음이나 발음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데도 칼린감독의 해석이 그 음악에 힘을 주었다.  

나도 한때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좋아했고, 그 가사를 좋아했고, 그 가수들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들이 살아온, 경험해온 세계는 그 노래 가사, 그 음악 주제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물론 본인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서운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음악의 주제가 참 멋져도, 그 가수들의 노래 기교는 완벽해도, 
그 노래가 다루는 진정한 고통을 가까이에서 겪고 함께 극복하려 진지하게 고민한 깊은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한계이다. 
이들도 물론 악의는 없다.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라.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
단지 스타 국가의 스타들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냥 꿈속에서 본 이상세계를 노래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칼린 감독의 말대로, 피를 흘리고 찢기고 하면서도 함께 이루어내고자 하는 그런 진정한 의지... 를 요구하는 해석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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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9-06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감독님 너무 멋져요! 가을산님의 글도 감동이에요!

가을산 2010-09-06 19:47   좋아요 0 | URL
네. 멋진 분 같아요. 에너지 넘치고, 표현력 좋고... ^^

2010-09-06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0-09-0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를 보지 않는 중에 남자의 자격의 하모니만은 인터넷을 통해 챙겨보고 있습니다. 박칼린 선생님과 합창단 그 자체, 웃고 떠는 것이 아니라 참가한 사람들의 노력이 보인다고 할까요?

가을산 2010-09-06 19: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음악이라는 것이 참 힘이 있고, 힘이 들고 그런 분야인 것 같아요.

조선인 2010-09-0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의 자격이라, 저도 보고 싶어지네요.

Mephistopheles 2010-09-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미션을 보면....넬로 판타지아...그 원곡인 가브리엘의 테마가 결국 원주민의 교화용으로 쓰였으며.....
그 교화된 원주민들이 서구문물의 총 칼에 무참하게 쓰러져가요.... 전 넬로 판타지아라는 곡을 들으면 그 야만적인
역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해요..

가을산 2010-09-06 1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렇게 따지면, 그 곡에 그 가사를 붙이는 것도 좀 뜬금없지요.
그렇기는 해도 가브리엘이 그들을 찾나갈 당시에는 그럴 마음으로 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의 흐름에 있어서는 시간의 차이만이 있었지, 결과는 같았을 것 같아요. (역사를 합리화 하려는 말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