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여동생 독주회가 있다.
사실, 여동생의 상황은 연주를 하기에 거의 최악에 가깝다.
작년 봄에 쌍둥이를 낳고, 그동안 쌍둥이 키우느라 고군분투해 왔는데,
아뿔싸! 금년 봄에 또 임신이 되었다. 지금 임신 6개월이다.
임신 6개월에 연주라니! 게다가 여동생 전공은 플륫이다.
관악기라 배가 부르면 호흡이 짧아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채로 연주회를 하게 생겼다.
그래도 이렇게 악바리로 연주회를 하는 이유는,
지금 다니는 시간강사 자리라도 유지하려면, 2년에 한번은 연주회를 해야 자격이 유지되는데,
작년에는 출산하느라 연주회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입덧이나 안하기 다행이다 싶은 시기에 연주를 하자니, 당연 무리가 따른다.
버티다 못해 쌍둥이 조카는 지나 달에 시댁에 맡기고, 본격 연습 돌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드레스도 '하이 웨이스트' 중에 배가 잘 커버되는 것으로 찾기 위해 드레스집을 열군데 쯤은 다닌 것 같다.
그래도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내가 도피한 음악을 계속 한다는 자체가 대견하다.
여동생이 대학 다닐때도 '신문방송학과'를 부전공으로 해서 음악전문기자 하라고 꼬셨는데도 마이동풍이었다.
학생때 렛슨 선생님을 찾는 것도, 외국 유학도 자기 혼자 수소문해서 혼자 준비해서 다녀왔다.
하긴.... 내가 우리 집안에서 유일하게 '고집'에서 밀리는게 우리 여동생인데.... 대견하다.
어쨌든, 오늘 저녁 무사히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박수를 쳐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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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서 오늘 알라딘 번개에는 못가게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