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살은 식민지 민중이 선택할 수 있는 불과 몇 안 되는 존엄한 인간의 권리입니다."
2. "내가 체험한 인생살이의 큰 윤곽을 그려볼 때, 거기에 보이는 것은 다만 뼈를 깍는 아픔 속에서 얻어낸 패배의 연속일 뿐이며, 앞길에는 험준한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내 인생에서 행복했던 기억은 하나도 없다. 나는 역사에 밀착해서 살아왔다. 역사는 목동의 피리 소리에 맞춰서 춤추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부상자의 신음소리와 싸움하는 소리뿐이다. 투쟁하는 것이 바로 사는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모두 내 세계에서는 하나도 의미가 없다. 바로 그 투쟁의 대립물 속에 나와 인간생활의 일치가, 나와 인간역사의 통일이 존재하는 것이다"
3. "안창호는 우리들에게 일찍 결혼하지 말고 현대적인 남녀공학과 같은 방식으로 아가씨들과 건전하고 자연스러운 우정을 나누라고 가르쳤다.......중략......남자들은 여자들의 평등한 지위를 보호하고 지켜주며, 여자들이 남자들과 협력하여 모든 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해줌으로써 여성해방을 도와주어야만 한다. 결혼이란 남녀 모두 현명하게, 또한 각자 개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이해심을 가지고 선택할 만큼 충분히 나이를 먹었을 때 맺는 동반자적 관계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안창호의 의견에 찬성하였다."
4. "1933년 베이징의 그 감방 안에서 나는 언제나 내 자신에게 진실하고 타인의 거짓말이나 변절을 절대로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 결심하였다. 변절을 가지고 변절과 싸우지는 않겠다. 나 자신의 방식으로 하다가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게 그 실패는 명예이고 승리인 것이다."
5.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나 자신에 대하여- 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도 충분하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경험했던 비극과 실패는 나를 파멸시킨 것이 아니라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나에게는 환상이라는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역사를 창조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있다."
6. "내 청년시절의 친구나 동지들은 거의 모두가 죽었다. 민족주의자, 기독교 신자, 무정부주의자, 테러리스트, 공산주의자 등등 수백 명에 이른다. 그러나 내게는 그들이 지금도 살아있다. 그들의 무덤을 어디로 정해야 하는지 따위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다. 전장에서, 사형장에서, 도시와 마을의 거리거리에서, 그들의 뜨거운 혁명적 선혈은 조선, 만주, 시베리아, 일본, 중국의 대지 속으로 자랑스럽게 흘러 들어갔다. 그들은 눈앞의 승리를 보는 데는 실패했지만 역사는 그들을 승리자로 만든다. 한 사람의 이름이나 짧은 꿈은 그 뼈와 함께 묻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힘의 마지막 저울 속에서는 그가 이루었거나 실패한 것이 단 한 가지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그의 불사성이며, 그의 영광 또는 그의 수치인 것이다. 자기 자신이라 할지라도 이 객관적 사실은 바꿀 수가 없다. 그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 무엇도 사람이 역사라고 하는 운동 속에서 점하는 자리르 빼앗을 수 없다. 그 무엇도 사람을 빠져나가게 할 수 없다. 유일한 그의 개인적 결정이라고는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후퇴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아니면 굴복할 것인가, 가치를 창조할 것인가 아니면 파괴할 것인가, 강해질 것인가 아니면 나약해질 것인가 하는 것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