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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A. M. 파인스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그야말로 사랑이 넘쳐나는 시대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아마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사회문화적인 영향력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 게다. 그 모든 사랑, 그 다양한 사람들간의 온갖 종류의 사랑 중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이 바로 남녀의 사랑일텐데 그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니.... 정말 매혹적인 제목이 아닌가... 자, 과연 나는 사랑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고 어떤 기대를 지니고 있으며 이 책이 나에게 알려준 사랑의 비밀은 무엇인지. 그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자이다. 인간의 마음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학자로서 인간의 가장 신비한 감정중 하나인 "사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만 저자는 조금 특이하게도 사회심리학자이기도 하면서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이 특이하다는 것은 (물론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객관적 수치로 나타나는 실험의 결과를 중시하는 (좀 더) 과학적인 사회심리학의 연구방법과, 인간 개개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대한 진실한 성찰과 전체로서의 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임상심리학의 연구방법이 그만큼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연구경력 덕분에 이 책에서 우리는 사랑을 설명하는 매우 다른 두 가지 시각을 만나볼 수 있으며 그것은 이 책만의 매력적인 강점이다.
이 책에서는 남녀간의 사랑, 그것도 "사랑에 빠지는 그 설레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그리고 왜 하필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가. 늘 신비로운 감정으로만 생각했던 그 강렬한 순간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은 때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또 다시 복잡하게 늘어놓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하지만 결국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몇 가지 새로운 진실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회심리학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실험들은 정말 기발하고 재치있는 아이디어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실험상황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기대가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요인으로 인해 우리는 사랑에 빠지기 쉬운 상태로 되는가에 대한 몇 가지 논의를 거쳐, 드디어 "왜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에 대한 수많은 속설들, 가지가지 학설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할 상대에 대한 무의식적 선택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불완전함, 갈등요소, 어린 시절의 상처 등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어느 새 그 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모습과 나의 사랑의 순간들을 다시금 되볼아보게 된다. 사랑과 무의식의 깊은 관계를 설명하는 정신분석학적 논의들은, 비단 사랑에 빠진 남녀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따뜻하고 애틋한 관계를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에서의 인간관계를 보여줄 것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무의식만을 강조하는 정신분석학적 시각에 대해 마뜩찮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지만, 인정하든 안하든 분명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사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분석하고 쪼개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사랑 없이 살아갈 인생이 아닌 이상 사랑에 대해 알고자 한다고 해서 크게 잘못될 것은 없다. "사랑, 그 까짓 것" 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당신이 사랑을 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당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니 말이다. 몇 가지 명언들을 섞어서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단 자기 자신의 숨겨진 모습까지 알고 가장 깊은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해라. 자기 자신에 대한 흔들림 없는 사랑과 믿음이야말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이성관계, 나아가 인간관계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이미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