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러니까 프로이트와의 논쟁에서 나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일반적인 이론을 세우기 전에 우리가 다루어야 하는 살아 있는 인간에 대해 더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개인이야말로 유일한 현실이다. 그 개인에서 분리되어 인류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향하면 향할수록 우리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요즘 같은 사회적 동란과 변화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개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너무 많은 것들이 개인의 정신적, 혹은 도덕적 자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른 눈으로 세상의 모든 일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한 인간의 현재뿐만 아니라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신화나 상징의 이해가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2.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종교 상징들이 맡고 있는 일몫이다. 푸에블로 인디언은 스스로를 <아버지 태양>의 아들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은 그들의 존재를 한정된 존재에서 넘어서게 하고, 삶에 대단한 시야와 목표를 제공한다. 바로 이 믿음이 그들에게 마음껏 자기 인격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부여하고 완전한 인간으로서 한살이를 살게 해준다. 그런데 우리 문명인은 어떤가? 문명인은 자기야말로 아무런 내적 의미도 없는 인생을 사는 열등한 존재,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에게 견주어 푸에블로 인디언은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자기 존재에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느낌은, 한 인간을 단순히 소유하고 소비하는 존재로부터 보다 나은 존재로 도약하게 한다."

3. "심리학은 가치요인(곧 감정)을 고려해야 하는 유일한 과학이다. 감정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이 감정이 곧 마음의 현상과 생명을 연결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심리학은 종종 과학적이 아니라는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이렇게 비난하는 것은, 감정도 고려해야 하다는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 "실제적인 용어를 빌어 말한다면, 인간존재라고 하는 것은 개개의 본능, 배고픔, 권력, 성, 적자생존, 종의 보존같은 일정한 목적에 부합되는 매커니즘 내에서는 만족스럽게 설명될 수가 없다. 그 까닭은 인간의 주된 목적은 먹는 것, 혹은 마시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적 심리현실은 이러한 욕구를 초월해 살아 있는 신비를 드러내고자 하는데, 그 유일한 방법이 바로 상징을 통한 표현이다."

 

= "인간과 상징"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