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스 -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처음 발행된 것이 2001년 1월. 그 뒤로 3년 동안 31쇄를 발행했으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았음에 틀림없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았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랫만에 들른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나는 갑자기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우선 내가 발견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책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미국사회의 새로운 기득권계층에 대한 저자의 발견이라는 거창한 주제로 일관되어 있지만 오랜 기간 대중을 상대로 글을 써온 저자의 경력 때문인지 독자를 지루하게 하는 법은 거의 없다. 위트섞인 문장을 구사하는 방법이나 결코 사람을 질리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주장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능력은 저자의 강점인 동시에 이 책의 강점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선택했던 또 다른 이유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내가 읽기에 이 책은 처음에는 독자를 현혹시키면서 책을 읽어나가게 만들지만, 다 읽고 나면 결코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던 것 같다. 저자는 서문에서 스스로 자신의 책에는 많은 통계 자료나 이론이 등장하지 않으며 그저 쉬운 방식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저자는 소비, 문화, 직업생활, 종교생활, 정치생활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사회문화적 삶의 패턴에 대해 꽤나 많은 인용자료들(통계자료는 없을지라도)과 함께 자신의 설명을 이론화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의 목적이 미국사회의 새로운 기득권계층인 이른바 '보보'들에 대한 이론적 규명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저자가 쉬운 방식으로 사회현상을 개괄적으로 짚어보겠다고 한 것이 책에서는 무척이나 확고한 이론의 모습으로 읽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미국사회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한 나로서는 '보보스'라는 계층이 정말로 역사속에서 변증법적 '합'과 같이 '정'과 '반'을 거쳐 등장하게 된 새로운 기득권계층인지를 논의할만한 위치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물론 저자가 여러 번 인정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보보 문화의 옹호자이자 보보의 일원이라고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저자의 글이기에 조화와 화합을 내거는 완벽한 계층처럼 그려지는 이 책의 보보에 대해서는 독자들 스스로의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