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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ㅣ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설득을 잘 당하는 편이다. 좋게 말하자면 설득을 잘 당하는 것이고, 사실을 말하자면 잘 속고, 귀가 얇은 편이다. 똑같은 물건 비싸게 주고 사기, 지갑 잃어버렸다는 사람 차비 대주기 등등이 내가 대학생 때까지 치른 대가들이었다. 물론 이젠 절대 그럴 일은 없지만(이라고 믿는다..-_-)..
'설득의 심리학'이라.. 난 사실 기피하는 책 제목의 유형이 있다. 제목에 '~의 원칙'이나 '~의 원리' 아니면, 제목 자체가'oo학'으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책들이 그것이다. 이건 단순히 나의 취향 문제인데, 아무리 단순한 원칙일지라도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법칙일진대 한 권의 책으로 간략히 모두 알 수 있는 것처럼 자부하고 있는 듯한 그 말투가 싫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설득'과 '심리학'이라는 두 단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단어가 아닌가. 게다가 '설득'의 '심리학'이니 말이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학부 때 전공이 심리학이었기 때문에 심리학에 관한 책이라면 다른 전문서적보다는 관심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구입하고 보게 된 동기도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읽고 어떤 평을 내릴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심리학 전문서적은 아니며 재미있다! 그리고 심리학에 관한 지식이 없을수록 재미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흥미로운 사례들로 한 권의 책을 가득 채워넣긴 했지만, 이런 분야의 책을 몇 권 정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제법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라면 이 책은 다 아는 이야기에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는 에피소드 모음집처럼 느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편집과 구성이나 내용, 번역 모두 만족스러운 가운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그것은 바로 제목이다. 책의 흥미로운 내용에 비해 제목은 너무나 틀에 박혀있는 것 같다. 책의 내용대로라면 이 책의 제목은 '아직도 이 책을 안 읽어보셨다구요? 옆집 똘이엄마도 보고 있는 이 책을요?' 정도가 됐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