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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모색 - 일상의 발칙한 반란
고든 매켄지 지음, 유혜경 옮김 / 한언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인 고든 매켄지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홀마크 카드 사에서 30년간이나 근무했다. 그의 이러한 경력을 알지 못하더라도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다른 책들과는 무언가 다른' 점을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의 원인은 바로 저자에 있다. 관료주의에서 벗어나기를 권하고 자극하는 책의 저자답게 매켄지는 통상적인 서적 편집기술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마음껏 책 속에 드러내었다.
다양한 색채의 삽화들과 그에 딱 어울리는 기발한 내용의 각 장들을 읽다 보면 머리 속이 한결 개운해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두 페이지에 걸쳐져 있는 '인간의 감정과 정신의 진화 과정'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누구나 다 경험하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주는 것도 작가의 재량인 것이다.
이 책은 처세술이나 자기경영에 관한 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일상의 답답함에 짜증이 나고 출구를 찾고 싶을 때 잠시 영혼을 쉬게 해 줄 안식처 같은 책이다. 고든 매켄지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새로 일어설 기운이 생길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해도, 세상을 이토록 재미나고 독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때로는나도 살아갈 힘이 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