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켠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 양귀자 '모순' 中
그랬다... 어린 시절에 정신없이 집 앞에서 놀다가 해질 녘이 되면
매일 와서 노는 그 장소인데도, 하루 종일 그렇게 친근하게 놀았던 곳인데도
어쩐지 갑자기 내가 그 장소에 서 있는 이방인처럼 느껴지곤 했었다.
그럴 때 엄마가 나를 부르러 오면 엄마의 목소리만큼 반갑고 눈물겨운 것이 없었다....
하물며 낯선 길에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