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법정 지음 / 이레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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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그러니까 20세기 마지막 날. 나는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속에 있었다. 거기서 펼쳐든 책이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다.

부산에서 '법정'이라는 저자명을 본 순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집어든 책이다. 그만큼 '법정'이라는 이름 속에는 무소유와 함께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레 흘러드는 시냇물 같은 청량감이 녹아 있다.

법정... 도를 도라 말하지 않는 도인...

90년 후반의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생활하면서 '그때 그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삶의 뜨락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듯 스스럼 업이 열어 보인 것'을 모아놓은 책이다.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3. 안으로 귀 기울이기',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5. 새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다'. 이렇게 다섯 부분으로 묵어진 글이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내 마음에 와 닿는다.

강원도, 어느 산골에서 조촐하게 살아가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적인 삶이 아름답다. 직접 나무를 하고 시냇가의 물을 끌어쓰고, 전기없이 초와 등불로 저녁을 밝히는 자연적인 삶, 자연과 동물들과 하나의 식구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그렇다고 세상과 등진 채 '유아독존'식으로 살아가지 않는 이웃과 친구, 자연과 환경,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게 된다. 무소유 속에서 느껴지는 텅빈 충만의 마음이리라...

'내 솔직한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내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답게 살고 싶을 뿐이다.'

2000년 새해 나 역시 좀더 간소하고, 단순하고, 평범하게 살고싶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마음과 행동으로 아름다운 21세기를 열어가고 싶다. 나답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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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 (반양장) - 동시대인총서 4:강만길 비평집
강만길 지음 / 삼인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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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면 기억하고 싶은 역사--후대에 남길 만한 역사--에 반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역사가 공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보기 좋은 역사만을 남기고 그 외의 역사를 소외시킨다면 그건 진정한 역사라 할 순 없을 것이다.

아무리 기억하기 싫은 오욕의 역사라 하더라도 '역사' 자체로서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비록 좋은, 바른 정도의 길만을 걸어온 찬란한 민족은 아닐지라도, 광명으로 가는 길 위에서 질곡의 현장에 서 있다 하더라도 그 역사는 나름의 가치와 교훈으로 소중히 할 만한 것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요즘엔 전문적인 사학 차원의 역사인식(교육)에서 '교양역사'로서의 기능이 무시 못할 중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각한다. 여기 그 교양 역사로 가는 중간과정의 책이 있다. 강만길 님의 <21세기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이다.

비 전공자(사학)인 나까지도 수없이 들어본 이름 '강만길' 교수님의 역사 비평집이다. 교수라는 직함을 떠나 전문인으로서 역사를 대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과연 우리는 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

'비평집'이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약간은 전문적이고 객관적이지만 저자의 생각이나 사상이 많이 들어있어 '진사'에 못지 않게 '사사'를 느끼게 한다. 철저한 준비와 냉철한 시각, 남북의 학술적 교류를 통한 하나의 한국 역사 만들기...

'쉬운 역사', 이른바 '재미있는 역사'에서는 놓쳐버리기 쉬운 철저한 고증과 객관적 시각(공인된 역사)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국사책에서나 흔히 보이는 사건시기와 발생원인, 의의만을 서술해 무미건조한 '이론적인 사학'과는 다른 객관적인 역사 인식과 그에 따른 분명한 개인적 사관이 돋보이는 책이다.

하지만... 좀 어렵다. 뒤쪽으로 읽어 갈수록 학술논문식의 경향... 딱딱한 형식과 난해한 용어... 나에겐 좀 고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직까진 일반인들에게 쉬 다가설 수 있을 만큼에는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의 학술적 표현방식에 대한 불가피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일단 책으로 나온 이상 다수에게 선택되어 느껴질 수 있는 책이 목표일 것인데 그 다수-일반인이 수많은 책들이 있는 책방에서 이 책을 선택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듯 쉽다.

'선생님! 담엔 좀 재밌게 써 주세요~'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고, 공적이면서도 작가의 생각과 말이 담겨 있는, 그래서 일반인들에 좀더 쉽고, 빠르게 전달될 수 있는 교양서로서의 역사보기가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책으로부터의 껍질을 넘어 타인의 가치에서 스스로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독자들의 폭넓은 견문과 포용성은 언제 쯤 가능한가, 그리고 글을 소중히 하지만 책에 집착하지 않는 참 문화인은 될 수 없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너와 나에게 던지는 선문답...

다소 전문적이고 고루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그래서 일반인이 읽기에는 약간의 부담은 있을지라도- 그래도 일반인들,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쯤은 느껴보고 생각해 볼만한 내용들이다. 인문사회학계의 학자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그 속에서 현실에 맞는 진리를 찾아야 할 것이며, 둘로 나눠진 역사를 하나로 뭉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하느님이 보호하사'라는 수동적 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도 보호하는' 능동적이고 활기찬 우리나라, 한민족의 전체의 '역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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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서갑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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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갑숙님의 'Sex'를 주제로 한 자전적 에세이... '외설스런 표현'이라는 이유로 요즘 한창 사회에 반항을 일으키고 있는 책으로 'Sex'를 주제로 저자의 사랑과, 인생을 얘기한다.

묘한 흥분감...재밌으면서도 진실된 면이 느껴진다. 음탕하다거나 저질스럽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파격적인(?)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외형적인 모습에서 드러난 모습처럼 청소년이나 사회 전반에 악영향만을 미칠 것 같지는 않은데...

약간은 얼굴을 붉히게 되면서도 'Sex' 속에 감춰진 서갑숙 님의 '솔직한 아름다움'이 맘에 드는 글이다... 스스로의 '물음'에 성실히 답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나 우리의 아쉬운 현실... 우리들은 국가의 선입관으로 잘려나간 반쪽 문화만을 접하고, 반쪽의 생각밖에 못하는, 반쪽짜리 인생들인가... 좀더 진지하고 '내면적인' 판단 없이 겉으로 드러난 '음란성'만을 기준으로 사회에서 배척하려는 모습이 아쉽다. 국가적 차원의 유해성 논의 자체만으로도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하면서도 사소한 침해...

어쩌면 국가적 차원의 제재가 아닌 사회의 자연적 순화에 의해서(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계층의 조화에 의해), '양서와 악서', '예술과 외설'의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사회의 한 부분으로 존중되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져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정부의 성급함과 단편적인 사고가 아쉽다...

서갑숙...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사회의 '이목'에 구애됨 없이 떳떳이 'Comming Out' 할 수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점점 움츠려 들고 있는, 그래서 자신의 진실까지도 소진시켜 버릴 힘없고 의지력 약한 초라한 인간... 좀더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마음과 행동에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 그래서 나 자신의 '연극' 속에서 떳떳한 주인공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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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의 용기
마광수 / 해냄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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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쾌락주의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를 주장 보급해온 저자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잘 담고 있는 100여 편의 에세이를 모아 엮은 책으로 `교훈`이 아닌 `쾌락`을 문학의 궁극적 효용으로 삼는 저자의 문학관을 비롯해 위선과 가식, 이중성에 대한 비판 글들이다.'

단순하게 '음란한 섹스 이야기만 쓰는 좀 이상한 교수', '섹스라는 대중적 관심으로 책만 팔아먹겠다는 글쟁이' 라고만 생각했던 마광수 교수에 대한 나의 생각이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생각에 죄송스런 마음까지 든다.

자유에의 용기...

내가 가졌던 성과 섹스의 의미를 좀더 천천히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 하다. 멋지다. 어쩌면 우리시대의 몇 안되는 '살아 있는 교수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위 환경의 눈칫밥만 늘어 소심할 대로 소심해진 교수님(몇몇의), 사회의 윗분(?)들과 같이 기존의 도덕적, 사회적으로 공인된 '정답'만을 생각 없이 떠벌리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밀고 나가는 그 당당함(솔직함)이 보기 좋다.

약간의 과격하고 지나친 감은 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점잖은 말로 백 번 떠들어 본들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이런 점잖고, 격식 있는 말보단 한마디의 가시가 담긴 욕설이 사람과 사회를 일깨우는 데 일침을 가할 수 있으리라. 바로 이런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책이 <자유에의 용기>라 생각한다.

실용적 쾌락주의... 성과 쾌락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추구하는 삶을 강조한다. 그래서 인간 본연의 개인적 '즐거움'을 추구할 때 그 사회는 밝아지고 건전해진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유교적 사고방식에 물든 우리들의 음성적 성 관습에 대해 양성적이고 도전적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기존의 성에 관한 수동적인 고정관념의 낡은 껍질이 벗겨지는 느낌으로 새로운 시각과 형식을 느낀다.

하지만 사회의 모순적인 현상을 금기시되는 섹스에서만 찾으려는 경향은 사회를 단순히 성과 연결지어진 욕구불만의 해소를 위한 장소로만 보는 것 같아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혁신적, 파격적(?)인 성문화를 주장하면서 전통적이거나 도덕적인 가치를 너무 지나치게 부정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도덕적 전통윤리에 얽매여 조선시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도 우습지만, 전통은 무조건 악습이라는 공식은 좀 지나친 감이 없질 않다.

좀 더 두루뭉수리한, 포용적인 생각으로 성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하나되는 어울림이 더 좋을 듯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급진적, 이분법적 방법도 좋겠지만 시간과 함께 사회의 두루두루를 지켜볼 수 있는 관심과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그래도...역시나 좋다. 싸이코 중에서도 알맹이가 있는 싸이코(자기 생각이 있는)를 만난 기분이랄까... 이런 싸이코 집단이 많이 생기고, 힘을 가질 때, 그래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다 힘을 가지고 사회를 바꾸나갈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참신해지고, 즐거워질 수 있으리라.

기다란 손톱과 찟어진 미니스커트의 섹시한 아가씨도 좋지만 짧은 손톱과 단정한 청바지의 수수한 아가씨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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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융플라우 산을 올랐었지요.
전망대 있는 3500m정도까지 기차가 갑디다.

우-아~
한여름에 눈을 밟응께 입이 쫙버러지가 다물어지질 않더구만요.
거기다 '눈'이 '눈'을 으찌나 부시게하던지...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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