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
로먼 겔페린 지음, 황금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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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해야 할 일하고 싶은 일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마련이다. 해야 할 일은 언젠가는 해야 하고, 중요한 일인 경우가 많아 그 일부터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는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로는 해야 할 일이 우선임을 알면서도 마음은 하고 싶은 일부터 쉽고, 즐겁게먼저 하고 마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미룬다고 일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감에 맞춰 써야할 글이 있다면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머릿속 어느 한 쪽에는 그 글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게 노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지내다 보면 내가 너무 게으른 것은 아닌가하고 종종 자책을 하기도 한다. 물론 짬짬이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두는 것은 나름의 방편이기도 하고, 글쓰기의 노하우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의 여유를 갖고 쓰면 더 좋을 것을 희한하게도 매번 마감 시한이 코앞에 닥쳐서야 부랴부랴 글을 쓰곤 한다. 글 뿐 아니라 숙제로 여겨지는 일에 대해서는 대부분 그렇다.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의 원제목은 <중독, 미루기, 게으름 Addiction, Procrastination, and Laziness>이다. 자기 계발 관련 책은 잘 읽지 않는데, 이번 책은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은심리가 너무나 공감되는 제목이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할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 헬스장을 시작해놓고 발길을 끊거나 담배, 게임, 잠의 유혹에 빠져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해야 할 일에 대해 그저 일단 시작하라는 식의 단순한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어떤 일에 대해 왜 하고 싶은지혹은 왜 하기 싫은지에 대한 심리를 일상적인 말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을 쾌락과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하고 있다. , 해야 할 일에 우선순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이 더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즐거운 일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야 할 일, 중요한 일이 있다면 억지로 하기보다는 몸이 알아서 움직이도록 즐거움의 요소를 구조적으로 조금씩 만들어가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해야 한다는 믿을 수 없는 자신의 정신력을 믿기보다는 유혹의 요소를 차단하고, 해야 할 일을 하게끔 만드는 심리와 구조를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일을 하는데 있어 최고의 동기부여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라 그 일을 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쾌락인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최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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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족 : 백석 시전집 한국문학을 권하다 31
백석 지음, 김성대 추천 / 애플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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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白石)’이라고 하면 마치 대구(對句)처럼 나타샤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백석의 대표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때문이다. 그만큼 널리 사랑받는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작가로서 행복한 일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하나의 이미지에 갇혀버리는 부담도 생긴다. 이는 독자도 마찬가지여서 한 시인의 작품 세계를 고정된 하나의 이미지로만 이해하는 위험성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번에 백석의 시집 <여우난골족>을 읽게 된 것은 그런 한계와 위험성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여우난골족>한국문학을 권하다시리즈의 31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제목 정도만 알고 대개는 읽지 않고 지나친 한국문학의 대표 작품들을 읽기 쉽게 구성하였다고 한다.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제목만 알던 한국문학 대표작품들을 몇 개월간 탐독한 적이 있었다. 이 시리즈의 구성을 보니 거의 대부분 그 때 읽었던 작품들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당시에 백석은 정지용과 마찬가지로 O', 'O지용하는 식으로 조심스레(?) 읽힐 때라 그의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는 없었다.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이제라도 그의 아름다운 시어들을 널리 만날 수 있으니 참 다행이지 싶다. 다른 작품들 또한 워낙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라 다시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191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한 백석은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장한다. 조선일보 후원으로 일본 유학을 마친 백석은 조선일보에 입사해 편집과 교정 등을 맡는다. 이후 함흥 영생고보의 교사를 거쳐 만주국 세관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는 1945년 해방이 되자 고향인 정주로 돌아와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이후 조선작가동맹 기관지 편집위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말년에 몇 가지 논쟁과 자아비판에 시달리면서 일체의 문학적 활동을 중단하게 된 백석은 1996년 삼수군 관평리에서 사망하였다.

 

백석은 오산학교 6년 선배인 김소월을 동경했다고 하는데 그의 시어 역시 방언과 토착어를 많이 사용하여 정감 있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시냇물이 버러지 소리를 하며 흐르고

대낮이라도 산 옆에서는

승냥이가 개울물 흐르듯 운다.

- 산지(山地), p.23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초동일(初冬日), p.44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의 시 여우난골족에는 그의 친가가 있던 마을 여우 난 곬에 친척과 사촌들이 오랜만에 모여 명절을 지내는 훈훈한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에 산다는 신리 고모네 딸들, 눈물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모네 아들들, 반디(밴댕이)젓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과 삼촌엄매, 사촌누이와 동생들, 새 옷 내음새 나는 그들과 어울려 밤이 어둡도록 고리잡이도 하고, 조아질(공기놀이)도 하며 북적하니 노는 모양새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백석의 시를 읽으면 현대로 넘어오는 동안 우리가 때로는 잊고, 때로는 무시하며 버렸던 고운 언어들, 가슴 아리도록 그리운 장면들이 곳곳에서 되살아난다. 그의 시를 읽는 동안 몇 번씩이나 맞아, 이런 단어가 있었지, 이런 풍경이 있었지하며 잊고 있던 추억과 기억들을 되짚어보기도 했다. ‘여우 난 곬같은 풍경이 그리워질 때, 가끔씩 꺼내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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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나무 일기
리처드 히긴스 엮음, 허버트 웬델 글리슨 외 사진, 정미현 옮김 / 황소걸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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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이름을 들으면 <월든Walden>이라는 책 제목이 동시에 떠올려진다. 소로는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속에서 2년간 자급자족 생활을 하면서 그간의 일들을 기록하였고, 이 기록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 <월든>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세속적인 직업을 갖지 않았다. 대신 측량이나 목수 일처럼 땀 흘려 일하는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자연주의 생활을 이어나갔다.

소로의 글은 대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명 사회에 대한 솔직하고 통렬한 비판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환기시켜주었다. ‘대지를 즐기되 소유하려 들지 마라는 그의 가르침은 후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 <소로의 나무 일기>는 소로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월든>의 연장선상에서 읽게 된 책이다. 숲과 나무와 자연의 생명력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였던 소로이기에 나무 일기라는 책 제목이 소로와 무척 잘 어울려 보인다. 나무도 사람처럼, 사람도 나무처럼 모두가 생명력을 가진 존재이기에 나무를 바라보는 소로의 시선이 궁금했다. 나무를 바라보는 소로의 애정 어린 시선, 하나의 인간으로서 나무라는 자연물과 교감하는 그의 이야기, 나무를 통해 얻어진 깊은 철학적 사유에 대해 듣고 싶었다.

 

저자인 리처드 히긴스는 소로가 걸었던 곳을 걷고, 그가 바라본 것들을 바라보며 소로의 흔적을 그대로 짚어나간다. 히긴스는 200만 단어, 14권 분량에 이르는 소로의 일기와 짧은 에세이 등에서 100편의 글을 발췌하여 이 책을 엮었다. 거기에 히긴스 자신이 찍은 나무 사진들과 소로의 세계를 시각적 기록으로 구현한 허버트 웬델 글리슨의 사진을 덧붙였다. 또 사이사이에는 소로가 직접 스케치한 그림들도 포함되어 소로의 숨결을 한층 가까이 느끼게 해준다.

소로의 글을 읽으며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바라본 사진 속의 나무들을 보면 소로가 바라보았던 나무들을 함께 바라보는 듯하다. 소로의 흔적을 좇는 히긴스를 통해 우리도 그들과 함께 숲길을 걷고, 나무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월든>에서도 그랬듯이 <소로의 나무 일기>는 잔잔하고 차분하게 읽힌다. 빠르기만한 요즘 세상에서 천천히 읽게 되는 소로의 글들은 우리에게 한번쯤 숨고를 시간을 준다. 주변에 늘 있는 나무들이라 대개는 피상적으로 보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로의 글은 나무를 가까이서 보고, 나무의 마음을 느끼고, 나무를 알아가게 해준다. 글에 어울리는 사진과 함께 차분하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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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혼자서 - 60세에 첫 유학길에 오르다
강인순 지음 / 에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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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하지만 막상 나이가 들어서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마음의 나이야 2, 30대처럼 늘 청춘이지만 몸의 나이는 하루가 다르게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몸의 나이가 여전히 젊다고 해도 가족과 일과 주변의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하다 보면 나 자신을 위한, 나만의 시간을 갖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중년을 넘은 나이에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관심을 끈다.

 

<파리, 혼자서>60세의 나이에 파리 유학을 떠난 저자의 이야기다. 젊은 나이에도 쉽지 않은 유학 생활을 60대에 떠났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작가가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항공사에서 근무를 하고, 유럽의 가구를 수입하는 일을 가족 사업으로 오래도록 해왔다는 것은 분명 남다른 강점이기는 하다. 그런 강점이 나이가 들어서 과감하게 유학을 떠날 수 있었던 이유이자 장점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여건이 된다고 해도 그저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을 누리며 사는데 충분한 것이 인지상정이고 보면 작가의 도전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한다는 것! 나이가 적고 많음을 떠나서 그런 게 바로 청춘이 아닐까 싶다.

 

책의 서두는 카뮈의 무덤에 꽂아두고 온 명함이 인연이 되어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 루르마랭으로 떠나게 된 소설가 함정임의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그녀는 카뮈의 무덤을 방문하고 꽃다발 대신 명함을 꽂아두었는데, 그 명함이 우연찮게 한국에 관심 많은 한 프랑스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일을 계기로 한국의 소설가는 루르마랭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

그 에피소드에 자극받은 저자는 카뮈의 이방인을 다시 읽으며 오랫동안 꿈꿔왔던 프랑스 유학을 현실로 구체화시킨다. 이후 작가는 파리에서의 유학 생활과 몽생미셀, 옹플레르, 샹보르성, 부르고뉴 등을 방문하고 그 곳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이 책은 전문적인 여행에세이나 예술 기행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생기발랄하다 못해 때론 가볍다고 느껴질 만한 청춘의 좌충우돌 여행기도 아니다. 저자는 파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곳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느낀 현실적이고 생생한 감정들을 읽기 편하게 들려준다. 이가 만들어내는 원숙함과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부담없이 다가와 쉽게 읽힌다. 작가는 파리, 혼자서라고 했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옆에서 같이 따라 걷는 느낌이다.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나이가 들기 싫은 청춘이라면 60대 청춘이 혼자 파리를 걸으며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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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의 전략 -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투자법 24
장진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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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아파트가 평당 1억을 넘었다거나 집값이 몇 달 새 몇 억씩 올랐다는 기사를 거의 매일같이 접하는 요즘이다. 투자할 여력도 많지 않고, 이른바 개미라고 표현되는 보통의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얘기다. 급등하면 크게 수익이 나고, 폭락하면 많은 손실을 입기 마련인 것이 부동산과 주식이지만 언제나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언제 오르고 내릴지를 미리 안다면 참 좋겠지만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보통의 서민으로서는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저 다 지난 후에 아휴, 그 때 진작 알았으면하고 매번 아쉬움의 한숨을 내쉴 뿐이다.

 

큰손의 전략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그래서 매우 자극적이다. 부동산, 주식 투자에 대한 책들의 경우, 읽고 나면 종종 일반론에 그치거나 머리로는 아는 이야기에 그칠 때도 많다. 하지만 개미일 수밖에 없는 서민 독자로서는 소위 큰손들이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투자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투자 금액의 규모는 다를지라도 정보의 양에서 한계를 지닌 서민으로서는 큰손의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부족한 정보와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30여년을 금융업에 종사했다는 이 책의 저자는 큰손의 전략을 트랜드와 빅픽처측면에서 짚어주고 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어느 하나의 분야만 보지 말고, 부동산과 주식, 채권과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각도에서 유기적인 흐름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하나의 분야에서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서민 투자자들에게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라고 요구한다. 저자는 투자법을 24가지 챕터로 구분하고 투자 마인드, 타이밍, 돈의 흐름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해 다룬다. 투자 자산의 상호 관계를 파악해서 변동성에도 서로 보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여러 증권사와 투자운용사 등을 거친 저자는 자신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개인사와 함께 사이사이에 풀어놓는다. 기존의 부동산이나 주식 서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공학을 전공한 아들도 이해하기 쉽게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대부분 쉽게 읽힌다. 한 가지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투자 분야를 보며 큰 그림을 보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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