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화 :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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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나은 내일’. 우리가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걷고, 생각하는 행위들은 어쩌면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무언의 노력인지도 모른다. 이런 행위들은 세상과 만나는 방식이기도 하면서 또한 자기 자신을 만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만나고,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정립해가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간다.

    

 처음에 이 책이 끌렸던 것은 산다는 것은 매일 아침 자기 자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다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하루하루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일은 시시포스의 돌처럼 매일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게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고, 다잡는 일도 필요하다. 그런 끊임없는 노력을 반복하면서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의 인문 에세이 4부작 중 마지막 책이다. 저자는 앞서 <심연>(2016), <수련>(2018), <정적>(2019)을 거쳐 네 번째 책인 <승화>(2020)을 펴내었다. 저자는 신학과 고대근동학을 전공하고, 셈족어와 인도-이란어 고전문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전문헌학자이다. 저자는 당신은 흠모할 수 있는 자신으로 살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승화더 나은 자신을 위해 혁신하려는 용기를 갖는 삶의 태도라고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응시-내가 보는 나는 누구인가 엄격-품위 있는 나를 만드는 법 명료-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순간 승화-위대한 변화의 시작 등 4부로 나뉜다. 또한 각 파트는 고통, 양심, 내면, 도야, 희생, 각성, 모험, 변모, 변화 등등의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의 구성 자체가 자기 스스로를 바라보고,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한 뒤 반성과 깨달음을 거쳐 더 나은 나로 나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다음 주제로 넘어갈 때마다 페이지 사이사이에는 명언이나 유명인사의 아포리즘을 싣고 있어 함께 읽기에 좋다.

 

목차를 살펴보면, 자신을 마주하고, 바라보고, 반성하고, 경계하고, 깨닫고,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보인다. 하지만 마치 화두와 같은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중간에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하루에 10분 정도 나를 변화시키는 짧고 깊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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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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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글쓰기 - 일상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만만한 글쓰기 요령 40
센다 다쿠야 지음, 이지현 옮김 / 책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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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건 타의건 갈수록 글 쓸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메일, 블로그, 문자, SNS를 매일같이 사용하는 우리는 이미 각자가 스스로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에야 주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거나 통화를 했던 터라 굳이 글 쓸 일이 많지 않았고, 따라서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읽힐 일도 (직업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온라인이 일상이 된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연애편지를 친구가 대신 써주고 하던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이야기가 됐고, 이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글을 쓰고, 그 글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고 있다.

 

 

글쓰기는 이제 더는 작가나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물론 직업적이고 전문적인 분야의 글쓰기는 여전히 존재하고, 치열한 프로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생활과 일상에서의 글쓰기는 이제 누구에게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원하든 원치 않든 글을 써야만 하는 환경이 되었다. 그런 만큼 자기가 쓰는 글을 이왕이면 더 잘 쓰고 싶은욕구는 커져만 가고, 글쓰기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그런 현대인들의 욕구와 필요성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글쓰기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제시한다. 손해보험회사, 경영컨설팅 회사 등을 거친 뒤 문필가로 독립해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 책을 포함해 158권의 책을 썼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158권의 책을 썼다니 책의 충실도에 대한 믿음은 오히려 반감되는 느낌이지만, 어쨌든 엄청난 양의 책을 써낸 것은 인정할 만하다.

 

 

저자는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글쓰기, 사적인 글쓰기 노하우 그리고 프로작가의 글쓰기 메커니즘 등 글쓰기에 대한 여러 가지 요령을 알려준다. 책은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마다 짧고 강렬한 문장을 세부 제목으로 삼아 글쓰기 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글쓰기 요령 몇 가지를 예로 들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범인은 당신이다 ‘-이다’, ‘-입니다가 혼재되지 않도록 문체를 통일한다 평소에 작가 노트를 들고 다니는 습관을 기른다 본문은 물 흐르듯이 쓴다 등등이다.

 

저자는 문장은 짧게라는 첫 장의 제목처럼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글쓰기 요령을 제시한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 모두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어서, 책도 금방 쭉쭉 읽힌다. ‘쉽고 편하게 즐기면서 쓰자는 작가의 말처럼 책은 어렵거나 깊이 있는 문장 대신 쉽고 편하게 읽히는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가 제시한 일반적인 글쓰기 요령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도 꽤 있다. 작가의 말처럼 한 방에 잘 되기를 기대하지 말고열심히 쓰다 보면 무적의 글쓰기가 가능해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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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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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여자들 - 도시에서 거닐고 전복하고 창조한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다
로런 엘킨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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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좋아하는 나를 보고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주로 언제 걷느냐. 거기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내 대답은 기분 좋을 때, 기분 안 좋을 때, 생각할 것이 많을 때였다. 그 대답은 지금도 같지만, 지금은 거기에 아무 이유 없이라는 말도 덧붙여져야 할 것 같다. 건강을 위해서는 달리기나 속보가 더 좋지만, 그보다는 소요유(逍遙遊)’라는 말처럼 혼자 노닐 듯 천천히 걷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좋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걸음 가는 대로 걷기에는 혼자가 좋다. 그렇게 한참 걷다 보면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못 보던 것들이 보이고, 걷는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서 머릿속이 단순해진다. 한동안 걷고 나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 산책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혼자 걷는 산책의 여유로움이 여자들에게 허용(!)된 것은 이제 겨우 백 년 남짓한 일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여자 혼자 거리에 나서는 것은 말 그대로 거리의 여자가 대부분이었고, 그녀들조차 어디든 걸어 다녀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구역의 거리에 나와 있는 정도만 허용되었다. 19세기 말 이전까지 여성이 혼자 거리에 나간다는 것은 평판과 정숙함에 오명을 쓸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었으며, 상류층 여성 역시 지붕이 없는마차를 타고 숲을 돌아다니거나 보호자와 함께 공원 산책을 하는 정도만 허락되었다 한다.

 

러시아 귀족이었던 마리 바시키르체프. 그녀는 그림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파리 살롱에 작품을 전시할 정도로 재능을 지녔었지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사망하고 만다. 그녀는 18791월 일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는 혼자 집 밖에 나갈 자유를 갈망한다. 가고, 오고, 튀일리 정원 벤치에 앉고, 무엇보다도 뤽상부르에 가서 상점마다 장식된 진열창을 구경하고 교회와 박물관에 들어가고 저녁에는 오래된 거리를 배회하고 싶다.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게 그거다. 이런 자유가 없다면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걷고, 구경하고, 배회하는 일들이 19세기 이전까지는 (여성들에게만) 금지된 행동이었다니! 이런 시대 배경을 알고 나니 그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에 왜 유명한 여성 화가는 없을까에 대한 질문의 답도 어느 정도는 짐작이 된다. 이런 금기가 깨진 것은 1차대전 동안 여성이 노동시장에 대규모로 유입된 이후의 일이다. 그러면서 반() 공공장소인 카페 등에 여성용 화장실이 생기고, 독신 여성이 쓸 수 있는 하숙집도 비로소 등장한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기가 막힐 일이다.

 

 

 

저자인 로런 앨킨은 스스로를 플라뇌즈 flâneuse(산책하는 여자)’라고 부른다. ‘거닐다, 산책하다라는 프랑스어 동사 flâner에서 파생된 플라뇌르 flânuer한가롭게 거니는(사람), 빈둥대는(사람)’이라는 뜻의 형용사, 명사로 쓰인다. 그런데 플라뇌르가 여성형이 되면 침대형 의자라는 뜻만 있을 뿐이다. ‘혼자 산책하는 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때라 그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산책하는 여성이라는 뜻의 ‘flânuese’는 현재도 웹이나 위키사전에만 있는 가상의 정의다.

 

플라뇌즈인 로런은 뉴욕, 파리, 런던, 베네치아, 도쿄 같은 도시를 거닐며 자신보다 앞서 걸었던 진 리스, 조르주 상드, 버지니아 울프, 소피 칼 등을 자주 떠올린다. 그녀의 산책길을 따라 걷는 동안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다시 읽히기도 했고, 소피 칼이나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도 떠올랐으며, 나 역시 그녀처럼 도시 구석구석을 걸었던 파리나 도쿄 등의 풍경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녀는 인용한 롤랑 바르트의 말처럼 책이나 주소를 이용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게 아니라 걸어서, 눈으로 보아서, 습관으로, 경험으로 안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끝으로 사족 몇 가지. 저자는 루스 오킨의 유명한 사진을 예로 들며 ‘20세기 중반 거리 성희롱 장면이라고 했는데,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이 사진은 남자 혼자는 여자들 사이를 못 지나가도, 여자는 남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간다는 속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슬며시 웃음이 지어진다. 사진의 주인공인 모델 크레이그 역시 사진가 루스 오킨과 둘이 도시에서 장난치듯 놀며 찍은 사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는 걷는 행위와 관련하여 역자는 계속 산보, 산보하는 사람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일본식 한자어인 산보(散步)보다는 산책(散策)이란 말이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지금 우리가 혼자 걷고, 벤치에 앉고, 상점 진열장을 구경하고, 박물관에 가고, 오래된 거리를 배회하는 일은 19세기의 여성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 그 자유로움에 감사하며 더 자주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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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추리·범죄소설 100선
마틴 에드워즈 지음, 성소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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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여러 분야 중에 처음으로 깊이 빠져들었던 장르가 추리소설이었다.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셜록 홈즈라는 천재적인 탐정과 소설 자체의 매력에 빠져 한동안 추리소설 매니아로 지냈던 것 같다. 그렇게 추리소설의 매력을 알고 나니 이후로 애거사 크리스티나 애드거 앨런 포 등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알게 되고 그 작품들 역시 각각의 또 다른 매력으로 재미있게 읽혔다.

 

이 책도 그런 관심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제목이 <고전 추리·범죄소설 100>으로 되어 있어서 이제까지 알던 작품 외에 다양한 작품들을 읽게 되겠거니 하고 내심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다양한 작품들을 알게 된 것은 맞지만 작품 내용이 실려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소개와 개요가 주 내용이어서 추리소설 작품을 읽으려고 했던 독자들이라면 잠시 허탈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이 책에 대해서는 저자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영국 국립 도서관에서 발간한 고전 범죄소설 시리즈를 읽을 때 참고할 안내서'라는 것이 정확한 설명이다. 게다가 저자는 나는 이 책에서 고전 범죄소설을 ‘1901년에서 1950년 사이에 출간된 장편소설이나 단편집을 가리키는 말로 정의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후반부에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작품을 일부 언급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영국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작가들의 추리·범죄소설 작품에 대한 소개가 주요 내용이다.

 

저자는 개별 작품에 대한 자신의 호불호를 떠나 50년 동안 장르가 발전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는 대가의 작품뿐 아니라 평범한 작가의 작품까지 두루 포함해서 다루면서 독자들이 새 작품을 찾아내는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장르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조사의 출발점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런 저자의 말처럼 책에는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추리작가와 명탐정이 등장하고, 황금기의 작품과 사건의 유형에 따른 여러 작품들을 언급하고 있으며, 후반부에는 대서양 건너편, 코스모폴리탄 범죄소설 등 영국 이외의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도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은 조사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마도 추리소설지망생이나 추리소설 장르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다만 책 제목이나 책 소개에 작품집이 아닌 소개서 혹은 작품 개요라고 한 번쯤 밝혀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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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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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내가 읽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나 생각, 관심사 등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자주 읽는 책이나 애용하는 글귀를 읽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인용한 책이나 글귀를 통해 생각의 폭이 더 넓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기도 한다.

 

<톨스토이의 인생론>은 대문호 톨스토이가 그가 접한 많은 작품과 선집에서 선택한 문장들을 엮은 책이다. 글귀의 말미에는 글의 원저자를 대체로 표시하였으나 작품 제목이나 구체적인 원전은 따로 표시하지 않았다. 원문이 너무 난해하거나 장황한 경우에는 톨스토이 자신이 별도로 축약하거나 정리하여 싣고 출처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정리하면서 변형된 문장이라도 파스칼이나 루소의 사상을 전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대신 이 책을 번역하거나 할 때는 사상가들의 원전 대신 자신의 글을 그대로 옮겨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의 이 말은 글을 선별하고 정리한 자신의 생각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책에는 톨스토이가 선별하고 정리한 140가지의 짧은 글들이 실려있다. 책에 실린 사상과 문장들은 삶과 죽음, 나와 타인, 일과 사랑, 지식과 진리, 부와 욕망, 지혜와 선행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생각과 현실에 대한 내용들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랄프 왈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파스칼, 루소 같은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글도 다수 등장한다. <법구경> 같은 불교 경전이나 공자, 노자 등 동양 사상가들의 글도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톨스토이의 독서 폭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넓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과 사상을 단지 발췌하고 편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색깔과 언어로 다시 풀어냈다. 그가 인용한 사상과 문장은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인간과 인생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톨스토이는 이 책의 집필 목적을 위대하고 지적인 유산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 날마다 읽으면서 최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썼다라고 하였다. 그런 그의 말처럼 지적인 유산을 날마다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듬는데 길잡이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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