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겠습니다
오늘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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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인지 혹은 습관이 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째 밤낮을 바꿔서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일과 시간에 맞춰 움직일 때도 있지만,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이면 대개 올빼미족이 되곤 한다. 그러면서 프리랜서 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원래 야행성 체질이지싶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에 공부할 때나 회사 다닐 때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이곤 했으니 체질과 상관없이 아마도 현재 상황에 맞춰 몸도 따라가는 모양이다.

 

프리랜서라는 말에는 어쩐지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편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있다. ‘free’라는 말이 주는 어감은 그럴지 모르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프리하지만은 않다. 남들 눈에는 늘 노는 것처럼 보여도, 무엇이 됐든 직업으로 하는 일이란 역시 편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자유롭고 시간 많아서 좋겠다는 주위의 편견과 싸워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프리랜서여서 좋은 점도 꽤 많다.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 주말과 평일의 구분이 딱히 없으니 월요병이 없다는 점(대신 마감병을 달고 산다), 여차하면 오늘 일정을 미루고 누구를 만나거나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보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늦잠을 조금 더 잘 수도 있다.

 

반면에 마감을 지키는 일에서부터 내 작업 결과물의 퀄리티 관리, 편집자나 업무 파트너와의 관계, 불규칙한 수입, 뭐가 뭔지도 모르는 세금 문제 등 작업과 관련한 일들은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가 될 때가 많다. 일한다고 미뤄놓으면 누구 하나 대신 치워줄 수 없는 집안일이나 일상 잡무야 다들 마찬가지지만, 내 작품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저작권도 내가 알아서 지켜야 하고, 명절 상여금이나 선물 등은 이제 내게는 해당 없는 얘기이며, 복지 챙겨줄 회사가 없으니 나의 복지와 노후도 내가 알아서 챙겨야 한다. 불규칙한 생활 리듬과 건강 문제, 멘탈 관리도 오롯이 다 자신의 몫이다.

  

  

이 책은 그런 프리랜서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책을 받기 전에는 줄글에 삽화가 들어간 책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 그림에 글이 곁들여진 책이어서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듯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인 오늘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다른 길로 가도 원하는 삶을 살면 괜찮다라는 생각에 프리랜서로 전환한 8년 차 프리랜서다. 그녀는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프리랜서의 일 얘기부터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재미난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었다. 같은 프리랜서여서 그런지 사이사이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아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책을 읽기 전에는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겠습니다>오늘today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그 말은 today를 뜻하는 오늘인 동시에 작가 자신의 이름이기도 했다. , 자신은 남들과 다른 길로 가보겠다는 작가의 중의적인 표현인 셈이다. 저자는 서문에 말하기를 누군가 자신에게 소심한 것 같지만 용감하고 대충 사는 것 같지만 열심히 산다고했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고, 아마도 프리랜서들 대부분이 그럴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보낸 프리랜서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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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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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원 색연필 수업 누구나 쉽게 하는 김충원 미술 수업 시리즈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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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가지 재주는 있을 텐데 보통은 내게 없는 재주를 부러워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나를 만난 누군가가 내게 글을 잘 쓰니 좋겠다고 한다면, 나는 역으로 노래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그 사람의 재주를 부러워하게 마련이다. 내 손 안에 있는 재주는 자신에게 이미 익숙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이 가진 재주는 신선하고, 신기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글이나 그림이나 알고 보면 쉬운 것은 없지만, 남들이 겉으로 볼 때는 술술 써지는 글, ‘쓱쓱 그려지는 그림도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무슨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그저 일상에서나 여행할 때 스케치하듯 그때그때의 느낌을 남기면 참 좋겠다 싶다. 내게 없는 재주를 배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모른다면 그 재주를 가진 사람을 따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을 잘 쓰려면 습작이 필요한 것처럼 그림 역시 계속 따라 그리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지 않을까?

 

<김충원의 색연필 수업>은 그런 생각에서 읽게 된 책이다. 저자인 김충원 작가는 김충원의 미술 교실로 익히 알려져 있으며, 초보자도 금방 따라 그릴 수 있는 책을 여러 권 펴내었다. 이번 책은 색연필을 사용해 색연필의 기초와 여러 가지 기법에 대해 그려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막연히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에 색연필을 이것저것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며 기초부터 따라 해보자 싶었다. 전에도 혼자 뭘 그려볼까 할 때도 있었는데, 막상 뭔가 그려보려고 하면 무엇부터 그려야 할지 의외로 막막해서 시작하다 말곤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처음부터 따라 그리기로 하고 하나씩 그려보았다.

 

 

책은 선 긋기, 스트로크, 그라데이션 같은 기초 연습으로 시작한다. 얼핏 보기에 단순하고 쉬운 과정일 수도 있지만, 손의 힘을 기르고 선의 강약을 조절하는 연습이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색연필로 스트로크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머릿속이 단순해지면서 시간이 꽤 잘 간다. 아마 컬러링 북으로 힐링을 한다는 것도 이런 이유겠지 싶다.

    

책은 이후로 밑그림 그리기, 세밀화, 펜과 함께 그리기, 가루 내며 문지르기 등 색연필을 사용한 다양한 기법을 보여주고, 후반부에는 인물, 동물, 과일, 사물, 건물, 글자 그리기 등 우리 주변의 소재를 밑그림부터 완성작까지 하나하나 단계별로 나누어 알려준다. 물론 책에서 눈으로 보는 것과 내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겠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는 백지상태에서는 이렇게 단계별 예시를 보면서 따라 그려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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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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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김현수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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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은 수필 중에 이양하의 나무라는 글이 있었다. ‘나무는 덕()을 지녔다로 시작되는 그 글은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 알고, 고독을 견디고 즐길 줄 알며, 상대를 차별하고 원망하지 않는 나무의 덕에 대해 담백하게 쓴 수필이다. 변덕스런 인간들과는 달리 깊고 심오한 덕을 지닌 나무에 대한 글은 나무에 대한 글인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에 읽은 <나무처럼 살아간다> 역시 그런 기대감에서 읽게 된 책이다. 저자인 리즈 마빈과 애니 데이비드슨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작가 정보를 찾아보니 리즈 마빈 Liz Marvin은 펭귄 랜덤하우스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편집자 겸 작가이고, 그림을 그린 애니 데이비드슨 Annie Davidson은 자연과 식물 일러스트로 많이 알려진 작가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단풍나무, 주목을 시작으로 보리수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나무마다 한 페이지의 그림과 한 페이지의 글이 짝을 이룬 구성이다.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말의 느낌이 좋아서 신청을 했는데, 책을 받고 보니 너무나 아담하고 예쁜 책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글과 세밀화 같으면서도 과하지 않게 그려진 그림이 무척 잘 어울렸다. 책의 외관 역시 내용에 맞게 둔하지 않고 심플해서 좋았고, 사철제본 방식이라 책을 180도로 완전히 펼쳐서 읽을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다.

 

   

책은 얇고 문장은 간결하지만, 내용은 전혀 가볍지만은 않다. 저자는 짧은 글 안에 나무의 생태와 습성을 담으면서도 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나무의 덕을 이야기한다. 이름만 알고 자세한 습성은 몰랐던 나무의 특성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무를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점이다. 마치 나무 이야기를 빌어 삶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각각의 나무에는 가장 나답게’(서어나무), ‘나의 중심 돌보기’(검은호두나무), ‘좋은 친구 되기’(아프리카 아카시아), ‘힘들 땐 잠시 쉬어 가기’(잎갈나무), ‘달라도 괜찮아’(용혈수), ‘더불어 살기’(연필향나무)와 같은 소제목이 붙여져 있다. 이 소제목들은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가끔씩 돌아봐야 할 마음 챙김 같은 이야기다.

 

* 느릅나무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전부 혼자 해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 걸. 때로는 그저 말벌 친구들을 부르기만 하면 된다.

* 물론 변화가-사람에게든 나무에든-다소 불편한 것 사실이다. 그러나 불편함은 종종 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걸 잊지 말기를.

* 수명이 8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나무는 그렇게 자기 할 일을 마친 후 생을 마감하고, 정작 본인은 사라지면서 새로운 숲이 삶을 이어나가는 데 만족한다. 감사 카드 한 장 결코 바란 적 없이.

 

예쁜 그림이 실린 얇은 책이어서 책은 단숨에 읽힌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도 내용을 곱씹으며 천천히 다시 읽게 된다. 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나무처럼 살아가는철학에 대한 책이어서 그런 것 같다. 중간에 어느 페이지를 펴서 읽어도 좋은 만큼 곁에 두고 가끔씩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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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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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을 씁니다 - 엄지로 글 쓰는 시대 X 가장 강력한 무기
히키타 요시아키 지음, 백운숙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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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이제는 누구나 글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글 쓰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왔다 하더라도 만약 핸드폰이나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문자나 메일, 블로그 포스팅, SNS 등을 통해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시대다. 여태까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전문적인 영역이었고 지금도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가가 아닌 누구라도 문자나 메일을 수시로 주고받으며, 일상적으로 짧은 글을 쓰게끔 되었다.

    

 짧은 글을 씁니다는 그런 배경에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의 스피치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오래 일했던 히키타 요시아키다. 그는 엄지로 글을 쓰는 시대에 하고 싶은 말을 명쾌하게 쓰고 싶어하는이들에게 글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약력, 명쾌한 글로 확장하는 기술,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글쓰기 훈련법, 상황별 글쓰기 등을 다루고 있다.

 

실생활에서 우리가 짧은 글을 접할 일은 의외로 많다. 매일 주고받는 문자, 메신저, 카톡에서부터 메일, SNS 포스팅, 기획서, 광고 카피, 발표 자료, 영상 삽입 문구 등 우리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온라인 콘텐츠 대부분이 짧은 글로 이루어진다. 너도나도 바쁜 세상이다 보니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긴 글보다 짧고 강렬하게 요점만 전달하는짧은 글이 훨씬 더 호응을 받는다.

 

문제는 강렬하게 요점만 전달하는 일이 생각처럼 잘 안된다는 점이다. 뭐라고 할 얘기는 있는데 그걸 한두 문장으로 간략하게 줄이는 일도 쉽지 않고, 줄인다 한들 그 문장이 장황하지 않게 핵심만 짚어서 원래의 내 의도를 전달하게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만큼 짧은 글쓰기에는 요령도 필요하고, 자꾸 써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 책은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터로 30년을 일했던 저자가 짧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소개한 책이다. ‘복잡한 건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는 책표지의 말처럼 짧은 글쓰기에서는 짧고 간결하고 명확한글이 생명이다. 저자는 5개의 챕터마다 세세하게 항목을 나누고, 짧은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요령을 이야기해준다. 짧은 글쓰기에 익숙한 저자답게 책의 내용 역시 짧은 문장으로 쓰여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요령이나 노하우를 안다고 결과물이 저절로 나오지는 않는다. 알게 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가 수없이 연습하고 직접 해봐야 그게 진짜 내 것이 된다. 글이든, 그림이든, 운동이든 다 마찬가지다. 다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시작하기보다는 그 분야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의 요령과 노하우를 알고 시작하면 훨씬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글쓰기를 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도 그런 노하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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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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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세가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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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史記)>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의 역사서다. 한 무제 때 사관이자 역사가였던 아버지 사마담의 유지를 받들어 쓴 역사책, 그가 궁형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완성해낸 일생의 역작이다. <사기>는 사마천 사후에 후대의 사람들이 붙인 것으로 당시에는 태사공서(太史公書)”로 불리었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을 기려 태사공이 지은 책이라는 뜻으로 태사공서혹은 태사공기(太史公記)’라 하였고, 태사공기의 약칭이 바로 사기(史記)’.

 

<사기>는 본기(本紀), (), (), 세가(世家), 열전(列傳) 등 총 130편으로 구성된 역사서다. 그중에서도 열전편은 우리에게 비교적 널리 읽히고 많이 알려져 있다. 열전이 주로 각 방면의 인물의 생애와 행적을 중심으로 쓰여지는데 비해, 세가는 인물의 행적을 기술하더라도 나라를 세우고 가문을 계승함에 있어 여러 세대가 이어지는 부분에 더 중점을 둔다. 이번에 읽은 책은 <사기> 중에서 세가편의 주요 부분을 추려 사자성어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가 많이 보인다. ‘위편삼절(韋編三絶)’, ‘토포악발(吐哺握發)’처럼 관련 일화가 잘 알려져 있는 말들도 있고, ‘사족(蛇足)’이나 토사구팽(兎死狗烹)’처럼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말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상가지구(喪家之狗)’, ‘왕후장상녕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처럼 우리 역사의 일화에 등장하는 말들도 보인다. 하지만 <사기 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고사성어들이 많아 새롭게 읽는 재미가 있다.

 

 

책은 하나의 고사성어마다 한자성어와 뜻풀이,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 말미에 간체자, 발음, 편명과 해설을 덧붙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문학을 전공한 저자답게 중국어 간체자와 발음을 병기한 점도 특색있게 느껴진다. 중간중간에 지도나 도표, 사진 등을 과하지 않게 넣어 이해를 도운 점도 좋았다. 내용이나 시대배경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한국어로의 전달 부분은 좀 아쉬웠다. 원전 언어와 번역 언어 두 가지에 모두 능통해야 하는 번역의 어려움과 고단함은 익히 짐작이 된다. 하지만 주어가 없거나, 주어가 여럿이거나 하는 등 국어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비문(非文)이 많아 한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읽고 미루어 짐작해야 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특히 서문에는 ‘~하였다‘~하였습니다가 혼재되어 쓰여 가장 기본적인 문체의 통일조차 안 된 부분도 있었다. 편집이나 교정에서 이런 기본적인 실수를 왜 못 잡았는지 조금 의문이 든다. <사기 세가> 부분을 별도로 추려서 읽게 된 점은 좋았으나 개정판이 나온다면 이런 부분은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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