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최형욱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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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부쩍 자주 듣게 되는 말이 메타버스. 가상 현실, 증강 현실, 아바타 같은 말은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메타버스라는 말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 초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이 말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사태 이후 더욱 확산되었다. 아직은 진입 초기여서 메타버스의 개념과 활용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이어지는 중이지만, 앞으로 메타버스를 통한 연결이 점점 확장되고 상용화될 것임은 분명하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소설 속 주인공은 현실 세계에 살면서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현실 세계의 나를 온라인에서 대신하는 아바타, 그런 아바타들이 모이고 활동하는 무한의 가상 공간, 그들을 초고속, 초연결로 이어주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이다. 3차원 가상 현실을 보여주는 메타버스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심즈(The Sims)’, ‘포켓몬 고같은 게임으로 표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Cyworld)에서 이미 구현된 바 있다. 온라인으로 서로 소통하는 SNS 역시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경험한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SNS 정도일 뿐이지만, 앞으로 메타버스는 업무, 의료, 쇼핑, 문화, 예술, 공연 등 더욱 많은 방면으로 확대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평평한 지구가 온다는 말로 표현한다. 그는 경계 없는 메타버스와 가상경제의 시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하게 한때 유행으로만 생각했던 게임이 실은 메타버스 발전 과정의 한 단계였으며, 메타버스라는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놓쳐버린 싸이월드의 짧은 안목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 만큼 어느 분야에서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파악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이 새삼 와닿는다.


 

요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보며 처음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를 떠올리곤 한다.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인터넷은 용어조차 없던 터라 인터넷 세상이 지금처럼 넓고 빠르게 연결될 줄은 다들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에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사용하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 시대에 진입해있었다. 그렇게 엉겁결에 들어온 인터넷 세상이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꽤 많은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역시 아직은 초기이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인터넷처럼 또 다른 시대로 들어가는 관문이 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우리 세대는 한 생애에 인터넷 혁명과 메타버스 혁명을 모두 경험하는 흔치 않은 세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증기기관의 발명, 산업혁명의 시작은 역사로만 배우고 태어나서부터 당연하게 쓰고 있지만, 인터넷이나 메타버스는 그 시작과 발전을 모두 직접 경험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처럼 메타버스 역시 효용과 부작용이 함께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엄청난 기회의 시간과 공간에 탑승’(p.379)할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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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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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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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크고 네모난 두상에 나사못이 꽂힌 괴물의 얼굴을 떠올린다. 이는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의 영화 속 캐릭터 때문이다. 제임스 웨일 감독은 1931년에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영화화하였고, 이 영화는 엄청난 흥행 속에 <드라큘라>와 함께 1930년대 공포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큰 성공을 거둔 영화 덕분에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대개 영화 속 괴물을 떠올리지만,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다. ‘드라큘라역시 원래는 드라큘라 백작인 것을 보면 영화 속 괴물이나 흡혈귀의 이미지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충분히 짐작된다.

 

이렇듯 영화나 이미지로는 익숙한 프랑케슈타인이지만, 원작인 소설은 이번에야 읽게 되었다. 원작의 내용도 궁금했지만, 저자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더욱 새로웠다. 저자인 메리 셸리는 페미니즘의 선구자인 어머니와 아나키즘 정치철학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8세의 나이에 시대를 앞서간 작품을 쓸 만큼 뛰어난 문학성을 지녔지만, 그녀가 저지른 불륜 때문에 남편의 전 부인이 임신한 몸으로 자살하는 등 개인사에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메리 셸리가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는 친구들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써보자는 시인 바이런의 제의 때문이었다. 작품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메리는 우연히 갈바니즘 (Galvanism, 죽은 개구리 뒷다리가 전기 자극을 받고 움찔하더라는 의사 갈바니의 실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소설을 쓰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이렇게 쓰여진 <프랑켄슈타인><걸리버 여행기>, <지킬박사와 하이드> 등과 함께 최초의 SF소설로 자리매김한다.


 

액자소설 형식인 이 작품은 탐험가인 로버트 윌턴이 누나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의 탐험선에 구조된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연구 끝에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욕망을 이루지만, 너무나 기괴한 괴물의 모습에 비명을 지르고 만다. 놀라서 도망쳤던 괴물은 외롭게 떠돌며 방황하게 되고, 자신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흉측한 외모만 보고 공포스러워하는 사람들 때문에 계속 좌절한다

괴물은 결국 불행한 자신을 태어나게 한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을 저주하게 되고,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손에 사랑하는 이들을 계속 잃게 된다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은 따로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채 괴물/몬스터로 등장한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끝까지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미완의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프랑켄슈타인은 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생명 창조에 성공(?)했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괴물을 창조함으로써 자신의 인생마저 철저하게 파괴되고 만다. 창조물인 괴물 역시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을 창조하고도 추악하다며 방치한 창조주 프랑켄슈타인을 원망하며 저주와 협박을 일삼는다. 인간에게는 결국 공포의 대상이 된 괴물이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는 의외로 철학적이다. 괴물이 고뇌에 차서 한탄하듯 내뱉는 말들은 인간의 존재, 존엄성, 가족의 의미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처음에 익명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충격적인 내용으로 큰 주목을 받지만, 이후에 작가가 여자임을 밝히자 오히려 혹평 일색으로 바뀐다. 하지만 최초의 SF소설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터미네이터>, <아이, 로봇> 등 수많은 작품에 큰 영향을 끼친다. 원작인 소설은 1818년에 출간되었지만, ‘창조주가 감당하지 못하는 창조물이라는 테마는 인공지능, 유전공학, AI 등에 관한 연구가 나날이 발전하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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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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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저마다 가진 특유의 이미지가 있다. 색의 상징에 대해 일부러 생각하지 않더라도 빨강은 피/정열, 흰색은 순수/고결, 등 특정한 색을 보면 자연스레 어떤 느낌을 떠올려지곤 한다. 그런가 하면 색은 신분이나 계급, 방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특정한 어떤 색은 특정 계급 외에서는 쓰지 못하도록 금지되기도 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방위나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색을 즐겨 사용해왔다. 흔히 아는 동청룡-서백호-남주작-북현무가 그렇고, ’청백적흑황의 오방색(五方色) 역시 그러하다. 또한 대학교나 대학원의 입학 졸업식에도 단과대에 따라 상징하는 색이 다르게 쓰인다.



이렇듯 색은 저마다 고유하게 지닌 이미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검정 Black’은 조금 독특하다. 검정은 같은 색 안에서도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색이다. 물론 하나의 색이라도 여러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뜨거움-열정-에너지’(빨강), ‘자연-환경-지구-상쾌’(초록) 하는 식으로 연관된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검정은 연관된 이미지가 아닌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무채색인 검정은 어두움, 죽음, 슬픔, 금욕의 상징이다. 검정은 상복이나 수도자의 옷에 쓰이고 영화나 드라마 속 저승사자의 옷도 검정색이다. 이렇듯 검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검은색은 금욕이나 죽음, 공포를 상징한다.


그런데 또 검정은 고급스러움과 품위, 관능의 상징이기도 하다. 귀빈용의 고급 승용차는 당연히 검은색이고, 고급 정장이나 예복에도 검은색이 쓰인다. 그런가 하면 서양회화에서 품위 있는 귀부인의 드레스,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혹하는 여성의 관능적인 옷차림은 여지없이 검정색이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검정은 가장 소박한 색인 동시에 가장 화려한 색이다.


 

이 책은 검정색의 이러한 양면적인 상징성을 미술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고대 라스코 동굴벽화에서부터 현대 회화 중에서 검정색의 상징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작품들을 골라 작품 설명과 함께 검정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는 검정색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카라바조, 티치아노, 고야의 그림도 보이고, 화가 이름보다 그림이 더 익숙한 회색과 검정의 배열-화가의 어머니빅토르 위고의 초상도 보인다. 좋아하는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이나 사진 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만 레이의 사진도 함께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미술사를 다룬 책을 보면 미술사적 의의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 수록된 작품이 중복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미술사적 의의가 아닌 검정이라는 색을 주제로 한 책이라 처음 보는 작품들도 꽤 많았고, 모르는 작품들을 새로 알게 되어 좋았다. 수록된 작품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해시태그를 활용해 검정’, ‘마녀’, ‘인상주의‘hashtagartbook’ 시리즈로 구성한 점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마녀는 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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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지니의 친절한 원피스 교실 - 재봉틀로 만들 수 있는 원피스의 모든 것
유진희(코코지니) 지음 / 이덴슬리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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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한동안 재봉틀에 빠져 산 적이 있다. 재봉틀을 사서 사용법을 배우고는 이후로 한참동안을 옷 만드는 재미에 빠져 지냈다. 작은 집안 소품부터 해서 아이들 옷이며 이불, 소파 커버링과 딸 아이 돌 드레스까지. 그러면서 집에서 입을만한 내 원피스도 가끔 만들어 입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품도 많이 들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며 입어주고, 나 역시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입은 재미는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게 만드는 재미를 알고 나면 묘한 부작용이 한 생긴다. 어디 매장에 가서 간단한 디자인의 옷이나 예쁜 패브릭 제품을 보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파우치나 작은 가방 정도는 만들어도 되지만, 사실 또 몇 번 해보면 이내 깨닫게 된다. 그냥 사는 게 훨씬 싸고, 수제품이 비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조금 지나면 또다시 뭘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이 드니 재봉틀의 매력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요즘도 가끔씩 재봉틀 놀이에 빠지고 싶은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하지만, 일에 치여 여유시간이 없다 보니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재봉틀로 뭔가를 만드는 일은 시간과 정성을 꽤나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보니 오랫동안 잠재워두었던 재봉틀 욕구가 다시 자극을 받는다. ‘재봉틀로 만들 수 있는 원피스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100% 크기의 실물 패턴까지 포함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원피스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부추긴다.

 

천상 봉틀러라고 하는 저자는 블로그와 유투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잉디자이너다. ‘예쁜 옷을 보면 사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저자의 서문을 읽으며 공감의 미소가 지어졌다. 소박하지만 스스로 만들어 입는 옷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녀의 말대로 옷 만들기란 시간 들고, 어깨 결리고, 비용도 더 드는데 그래도 웃게 되는 일이다. 그러니 다시 또 재봉틀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책은 <코코지니의 친절한 원피스 교실>이라는 제목답게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봉제 전 사전 작업부터 해서 소매, 칼라, 다트, 프릴, 밑단 등의 부분 봉제법을 알려준다. 이어 옷 만들기에서는 19가지 종류의 원피스 만들기를 설명해준다. 이 원피스들의 패턴은 실물 크기로 책과 함께 들어있어 무척 유용하다

집을 지을 때는 설계도가 당연히 필요하듯이 옷 만들기에서는 정확한 패턴이 무척 중요하다. 예전에 어설프게 옷을 만들 때는 패턴을 대충 그려서 만들기도 했지만, 좀 더 깔끔하고 제대로 된 옷을 만들고 싶다면 제대로 만든 패턴이 꼭 필요하다.

 

직접 옷을 만드는 일은 발품, 손품에 노력과 시간,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비용적인 측면으로만 생각하면 차라리 사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손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원하는 옷을 만들어 입는 재미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올여름에 입을 원피스를 오랜만에 하나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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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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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하는데 대체로 익숙한 편이다. 치열한 입시나 입사 같은 시험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취미 생활이나 운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하고,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연습벌레가 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다는 더 노력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탓할 때가 많다. 쉬고 있으면 할 일을 제쳐두고 노는 것 같아 약간의 죄책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다그친다고 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어깨를 짓누르고, 발목을 잡아 일의 진행에 오히려 방해가 되곤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일단 계획부터 잡고 보지만, 마음 다잡고 제대로 좀 해보려고 하면 오히려 생각은 경직되고, 몸은 굳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아까운 시간은 자꾸 가고, 목표에 도달하기란 여전히 까마득하니 자책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는 우리에게 이제까지와는 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목표를 높이 잡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라고 말한다. 결과를 성취하는 데 골몰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라며 역발상의 시각에서 이야기한다. 그는 망설이기 때문에 길을 잃는다며 과도한 생각을 멈추라고 조언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그저 평균치일 뿐이라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와 인간다움을 깨닫고 최고가 되기 위한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생각을 멈추고 그냥 하라는 저자의 말은 어디에나 해당되는 듯하다. 전에 읽었던 활쏘기와 수행 이야기를 다룬 책도, 골프 이야기를 하던 지인과의 대화도, 글을 쓰는 과정에도 모두 요점은 힘을 빼고 그냥 자연스러울 때가 가장 좋다는 것이었다. ‘애쓰지 말라는 저자의 말 역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유를 갖고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라는 뜻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가려는 오르페우스에게 지상에 닿기 전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말해준다. 저자는 오르페우스의 금기처럼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앞으로 계속 가라고 말한다. 흔히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첫 번째 벽돌보다 계속 결합을 이어가게 해주는 다음 벽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뒤돌아보거나 멈칫대지 않고 그냥 앞으로 가는 걸음이 가장 큰 노력일지도 모른다. 자꾸 분석하고, 지난 것을 되뇌고,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기보다 지금 그저 벽돌 한 장 쌓는 것이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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