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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평점 :
‘월든 Walden’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여러 작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준 책이라는 점에서였다. 여러 책에서 언급되는 ‘월든’이 궁금해지면서 자연스레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라는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그의 스승이 랄프 왈도 에머슨이라는 연결 고리가 이어지면서 초월주의, 자연주의, 자기 확신, 자발적 고립 등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영혼이 하는 진실한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것은 희미하지만 꾸준한 소리다. (p.286)
그렇게 읽기 시작한 ‘월든’이고, 이미 다른 번역본을 갖고 있지만 사실 잘 읽히는 책은 아니다. 1854년에 처음 출간된 ‘월든’은 영어로만 200쇄 이상 출간되었고,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책이다. 하지만 책의 분량도 꽤 되는 편이고, 아무래도 번역본이다 보니 ‘월든’을 읽으려면 인내심이 조금 필요하다.

이번에 <월든>을 새로 읽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전에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를 읽은 경험으로 볼 때 이번 책의 번역도 읽기 쉽게 잘 되어있으리라 기대가 되었다. 또한, 1854년에 출간된 ‘월든’에 앞서 소로우 사상의 토대가 된 <시민 불복종>(1849)이 함께 실려 있었고, 이제껏 글로만 접하던 ‘월든’의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이었다.
<월든>은 1845년 27세의 젊은 시인이던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 손수 도끼질하여 지은 오두막집에서 2년 2개월 2일 동안 생활하며 쓴 책이다. 허버트 웬델 글리슨 Herbert.W.Gleason (1855~1937)은 소로가가 머물던 월든 호숫가와 콩코드 풍경을 사진으로 고스란히 담았고, 이번 책에는 그중 66장의 사진이 같이 실려 있다.
소로의 글과 초월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글리슨은 콩코드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풍경 사진을 찍었다. 글리슨이 찍은 사진은 소로가 머물렀던 콩코드의 환경과 그의 사유를 사진으로 보여주며, 이런 이유로 그의 사진 대부분이 콩코드 자유공공도서관에 소장되었다.

소로는 <시민불복종의 의무>라는 논문을 통해 정부나 지배 권력의 명령이 부당하다면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당시 노예제를 지원하는 정부에 대항한 납세 거부를 지지한다. <시민불복종>은 ‘폭력을 거부하며 폭력을 초월하는 영향력을 만들어냈다’고 평가받으며 이후 간디와 만델라 등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민불복종> 이후 소로는 <월든>을 통해 인간이 자기자신의 노력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노예로서의 삶을 살지 않아도 됨을 스스로 증명하고자 하였다. 그는 직접 농작물을 심고 경작하면서 일기와 기록으로 자세하게 남겼다.
씨뿌리기, 괭이질, 수확하기, 도리깨질하기, 골라내기 그리고 판매하기 등 내가 콩과 맺은 오랜 친교는 독특한 체험이었다. 그중에서도 콩 판매가 제일 어려웠다. (p.213)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그 신념을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가진 것이 늘어나면 만족하기보다는 더 많이 갖고 싶어하는 욕심도 같이 커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소로는 가진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통해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실천하였다. 그러한 그의 모습은 생활의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자기 자신의 내면에 오롯이 집중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삶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한 그의 철학은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자신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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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