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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친구들 - 세기의 걸작을 만든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평점 :
어떤 분야든 오래 있다 보면 주위에 교류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혹은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런 교류 속에서 정말 마음에 맞는 동료나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경쟁자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교류는 호의적 관계건, 적대적 관계건 어떤 식으로든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특히 각자의 개성과 감수성이 충만한 예술가들에게는 이런 관계가 작품의 변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화가의 친구들>은 유명 화가와 그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었던 친구들에 대해 다룬 책이다. ‘화가와 친구’라고 하면 우리는 가장 대표적으로 고흐와 고갱의 관계를 떠올리곤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그 둘을 가장 먼저 다루지만, 책은 그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는 고흐와 고갱을 시작으로 피카소와 거트루드 스타인, 앤디 워홀과 장 미셸 바스키아, 세잔과 피사로, 모딜리아니아와 브랑쿠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가 하면 화가와 교류한 문인이나 의사, 식물학자, 미술상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진다.

이 책에서 다룬 화가의 친구들 중에는 거트루드 스타인이나 오스카 와일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인물들도 있고, 처음 듣는 생소한 인물들도 많다. 덕분에 책은 <화가의 친구들>이라는 평범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프리다 칼로’라고 하면 대개는 늘 디에고 리베라와의 애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 책에서는 유명 사진작가인 니콜라스 머레이와의 교류에 중점을 두고 말한다. 니콜라스 머레이는 헐리우드 배우와 유명 인사들을 두루 촬영한 사진작가였으며, 프리다 칼로 역시 사진가였던 아버지 키예르모 칼로의 사진 조수 역할을 했던 터라 사진작가와의 교류가 많았다.
주로 디에고 리베라와의 관계만 부각되어 있던 프리다 칼로를 만 레이, 도로시아 랭, 이모젠 커닝햄 등 사진작가와의 교류를 통해 보는 시선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다른 화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화가, 아직 잘 알지 못했던 화가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인연을 맺고 교류했던 주위 친구들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된 듯하다. 이미 여러 종류를 읽은 미술 에세이를 또다시 찾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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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