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범우문고 2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쌀밥을 입에 넣고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난다. 좋은 글도 그렇다. 한 번 또 한 번 자꾸 읽을 때 마다 활자들이 사탕처럼 내 영혼에 녹아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 작품도 그렇지 않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흔히들 종교의 타성에 빠져들고 나면 신앙 측면에서 매우 보수적이고 비협조적인 측면이 타 종교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부각된다고들 한다. 세상의 어떤 종교도 한 진리에 대한 탐구 방법에 있어서 다양하다는 차이밖에 없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마치 산 정산은 한 곳 뿐이지만 그 곳에 이르는 길이 각양각색인 것처럼 말이다. 물론 절벽을 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불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비는 어느 정도 추월적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행위로 인한 해탈이냐 은혜로 말미암은 구원이냐의 차이라고나 할까?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희생, 곧 내 이웃에 대한 헌신과 같이 뿌리까지도 내어 주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묵언의 진리가 내포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태어날 때 무엇을 쥐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살아가면서도 마찮가지다. 단지 내 것인양 빌려다 쓰고는 죽을 때 되 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소유는 그래서 더욱 자유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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