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의 슬픔 - 1992 제1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박일문 지음 / 민음사 / 1992년 6월
평점 :
품절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미워졌다. 브레히트의 시명과 같은 이책의 내용은 80년대의 역사의 소용돌이와 갈등을 그리고 있다. 나, 라라, 디디, 어머니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전부이다. 심한 강도의 갈등 구조도 없으며, 극적 전환도 없다. 문체는 매우 산만하지만 통속적인 소설 형식을 탈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신선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색깔을 가지므로 그 선명함과는 관계없이 구별되어지는 개성이 있다. 이는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며 사회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협화음은 마치 진리처럼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임을 역사는 증명한다. 그 소용돌이에 라라는 희생되었고, 주인공과 디디는 피해자라고 오히려 말 할 수 있다.


갈등은 방황을 낳았고 결국 성숙으로 열매 맺게 되지만 그때까지의 고통은 불가피하다.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약육강식의 비정성에는 사랑이 있을 수 없다.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 갈 때에만 죽음에서 조차 희망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이 똑똑하다는 착각만으로도 세상살이 여러 장애를 체험한다.


작고 둥근 돌은 덜깍이는 법! 우리네 인생살이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살아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내 자신을 미워 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겸손도 역설도 아니다. 단지 삶이 그렇게 만들어 줄 뿐이다. 어떠한 모습으로 남든지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죽은자의 몫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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