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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ㅣ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첫 표지에는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 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고 나와있다. 처음 책을 펴봤을 때 부터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 책장을 넘겨 보았다.
보통이야기와는 달리 처음 시작할 때에는 사람들이 아주 다른 말을 쓰던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라고 나와 있다. 그리고 이책의 매력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이야기와 마을, 집, 거리 의 이름이 아주 괴상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옛날 도시들이 세워져 있을 때에는 크고 화려한 도시들이 세워져 있었다. 거기에는 왕이 사는 궁전이 우뚝 서 있고, 넓은 도로와 좁은 길과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있었다. 황금과 대리석으로 조각된 신의 상이 서있는 웅장한 사원도 있고, 세계 곳곳의 왕국에서 들여온 온갖 다채로운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시장도 있었으며,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이야기하고, 연설을 하거나 듣기 위해 모였던 넓고 아름다운 광장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기에는 극장이 있었다. 그 극장들은 오늘날의 서커스 장(?)과 비슷하지만, 커다란 돌로만 지어져 있다는 점은 달랐다. 관객이 앉는 좌석은 거대한 깔때기 처럼 겹겹이 계단식으로 꾸며졌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극장들은 둥그런 원 모양도 있고..
여기 까지만 읽어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상상이 간다. 그 후로 수천년의 세월이 흘렀다. 옛날의 커다란 도시들은 몰락했고, 사원과 궁전들은 무너져 버렸다. 비바람과 추위와 뜨거운 햇볕으로, 돌덩이들은 깍이고 구멍이 뚫렸다. 커다란극장들도 세월의 풍파에 시달려 폐허만이 남았다.
하지만 오늘날(?) 까지 큰 도시로 남아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물론 그 안의 삶은 아주 딴판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동차와 전철을 타고 다니고, 전화와 전등을 쓴다. 하지만 새 건물들 사이에는 아직도 군데군데 둥근 기둥들, 성문, 무너지 담모퉁이 한 자락, 저 옛날의 원형극장 터가 남아 있다. 바로 그런 도시에서 모모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 즈음에 이폐허는 거의 잊혀져 잇었다. 원형극장 터를 알고 있는 사람은 가까운 이수 마을 사람들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 사이에 요즘 들어 누군가가 극장 터에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어린아이, 아마도 어린 소녀인 것 같다는 얘기였다. 모모의 모습은 약간 이상했다. 깔끔함과 단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놀랄 정도였다. 키는 작았고, 대단한 말라깽이였다. 그래서 아무리 자세히 봐도 겨우 여덟 살짜린지, 아니면 벌써 열두 살이 된 소년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겨 그 원형극장으로 가보게 된다. 어느 날 점심 무렵에 근처에 사는 몇몇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모모를 찾아와 이것저것 캐물었다. 모모는 내쫓길까봐 걱정이 되어 마주 서서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모모는 곧 그들이 친절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 역시 가난하고, 삶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 이었던 것이다. 모모는 여러 질문을 받고 허락을 받는다. 그리고는 그들은 모모가 살고 있는 반쯤 허물어진 집을 깨끗이 치우고 수리했다. 모모를 찾아온 마을 사람 중에는 미장이도 있었다. 미장이는 돌로 조그만 난로를 지어 주고, 그 위에 녹슨 연통까지 달아 주었다. 나이 든 목수 할아버지는 널빤지 몇 장을 모아 와서 조그만 책상 하나와 의자 두개를 만들어 주었다. 부인들은 낡았지만 멋진 소용돌이 장식이 달린 쇠 침대와 조금 찢어진 매트리스 한 개, 담요 두 장을 갖고 왔다. 또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미장이는 벽에다 예쁜 꽃그림을 그린 다음, 액자와 그림을 거는 못까지 그려주었다. 그런데 못을 그려 봤자 무슨 소용인가? 그린건데.. 그리고 마을 아이들은 모모를 위해 일부러 남긴 음식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아이는 치즈 한 조각을, 어떤 아이는 작은 빵 조각을, 또 다른 아이는 과일을.. 그 때부터 모모의 형편은 좋아졌다.
그렇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난 것은 모모에게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긴 모모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마을 사람 역시 얼마 안 가서 모모를 만난 것이 커다란 행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모는 그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나중에는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나 버리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모모의 집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게 되엇다. 모모 곁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앉아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아무튼 이 말은 인근 마을 사람들이 으레 하는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럴까? 이유는 모모의 다른 사람의 말을 아주 잘 들어 주는 재주였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하게끔 무슨 말이나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다.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을 분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모모의 친구들 중 가깝게 느껴지는 친구는 말없는 노인과, 말을 잘 하는 청년 이다. 노인이름은 배포였고, 청년 이름은 기롤라모 였다. 그런데 마을사람에게는 기기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세사람 중 자신들의 우정에 곧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지리라는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우정 뿐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에 어둠이 드리워진다.
마을에 회색신사들이 돌아 다니기 시작 한다. 그들을 설명하자면 그들의 무리는 많고 다 대머리이고, 시가를 물고 다닌다. 그들의 비밀은 시가가 없으면 죽는 다는 것이다. 시가가 하는 역할은 그들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들은 시간을 먹고 산다. 아 참! 그리고 모두 검은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 가방에는 수첩 담배를 가득 들고 다닌다. 왜냐하면 시가를 다쓰기 전에 바꿔야 되기때문이다. 그들은 시가를 입에서 때기만 해도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시가를 아주 꽉 물고 있다. 그 회색 신사들은 점점 불어나고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보고도 몰랐다. 그들은 본 사람의 그 시간을 먹는다. 그래서 보고도 금세 잊어 버렸다.
이제 이사람은 나중에 이야기하고 기기의 변화를 보도록 하자. 모모는 날이가면 갈수록 기기에게는 중요한 존재가 된다. 모모의 곁에 있으면 누구나 그렇듯이 이야기를 잘 하게 되지만, 기기는 원래 잘하는 편이였다. 하지만 모모가 있기 전에는 신문에 나온 말을 빌리거나 그럴듯한 생각이 않나왔다. 하지만 모모 곁에 있으면 이야기를 잘하게 된달까..
이 책에서는 기기의 이야기가 날개를 얻었다고 표현한다. 어쨌든 기기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이제 몇날 며칠 동안 이어지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기발한 착상이 샘물처럼 솟아나왔다.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기로 하자.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듯이 슈트라파치아 아우구스티나 여왕은 비겁한 부들부들 족의 끊임없는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또 한번 부들부들 족의 공격을 물리친 여왕은 끊임없이 귀찮게 구는 이들의 공격에 몹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부들부들 족의 왕에게 황금으로 변하는 금붕어를 내놓지 않으면 몰살 시키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왕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황금으로 변하는 금붕어는 숨기고 고래를 보낸다. 여왕은 고래 보느라고 나랏일을 게을리하자 부들부들 족은 그때 나라를 차지한다.
이야기가 끝나고 한 사람이 미심 쩍어 하며 그 모든 일은 언제 일어 난거냐고 묻는다. 기기는 고대의 유명한 철학자 노이오지우스가 살았던 시대에 일어났다고한다.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은 자기가 고대의 유명한 철학자 노이오지우스가 어느 때 사람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사람은 이렇게만 말했다.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ㅋㅋ 정말 웃긴다.
이제 회색신사들이 한 일을 보자.
일단 회색 신사들은 이발사 푸지씨의 모습을 변화 시켰다. 푸지 씨는 원래 자기 일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비가 오는데 푸지씨는 이런 생각을 가졌다. 내인생은 실패작이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회색 신사 한 명이 나회색 차를 타고 이발소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이발소에 들어와 거울이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회색 신사는 모두 대머리니.. ㅋㅋ 이발사 푸지씨는 자신을 호되게 나무라고 갑자기 추워진 것 같아서 이발소 문을 닫는다. 회색신사는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앉겠어요. 나는 시간 저축 은행에서 나왔습니다. "영업사원 XYQ 384 b 호입니다. 우리 은행에 구좌를 개설하고 싶어하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푸지씨는 점점 당황하며 말했다. 금시초문인데요. 솔직히 말해서 그런 기관이 있는지도 몰랐는 걸요." 회색신사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군요. 이제 아시게 될겁니다."
허걱 회색신사 성격을 생각해보면 자기 말만 하는 엉터리 같다. 그리고 이 회색신사는 자기 은행에 저축 하라며 말을 끊는 등 맞긴 맞지만 결과는 틀린 계산으로 상대방을 지치게 한다. 결국 푸지씨는 그 속임수 에 걸려 그 엉터리 은행에게 시간을 수락한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그날 첫 손님이 찾아왔다. 푸지 씨는 무뚝뚝하게 손님의 시중을 들며 불필요한 모든 것을 생략했다.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부터 모든 손님께 그렇게 대했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하면서 조금도 기쁨을 못느꼇다.
제 7장 제목은 이렇다. 모모는 친구들을 찾아가고, 한 명의 적이 모모를 찾아오다. 정말 모모는 친구가 줄어든 이유를 알기 위해 친구들을 모두 찾아간다. 모두 오겠다고 약속을 하지만 못오거나 않오거나 온다. 친구들 말을 들어보니 다 시간이 없다고 한다. 세상이 변해서 시간을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주고 나서는 예전대로 산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 시간을 다른데 쓸 수 있었다.
회색신사들에게는 사업에 방해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모모는 특별한 인형을 줍게 된다. 젊은 숙녀나 아니면 진열장의 마네킹 같았다. 모모는 인형을 손으로 살짝 만져 보았다. 그러자 인형은 눈을 깜빡깜빡 하더니 말을 한다.
"안녕, 난 비비 걸이야. 완전한 인형이야." 모모는 처음에 놀라 뒤로 물러서지만 갖고 논다. 하지만 인형은 똑같은 말만 해댄다. 결국 억지로 인형에게서 시선을 떼낸다. 그러자 회색신사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회색신사는 인형 같고 노는 법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트렁크에서 온갖것을 꺼내 인형에게 준다.(거의 던진다)그러면서 말한다. 이걸 천천히 몽땅주마. 그러니 계속 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어린아이에게 좀 심각한 말이다. 하지만 모모는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회색신사는 성급하게 덧붙인다. 그럼 넌 더 이상 친구들이 필요 없는 거야.
모모는 싸움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 아니 벌써 싸움의 한가운데에 휘말려 들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회색 방문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조금 전 인형의 말을 듣고 있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말을 하는 목소리와 단어는 들었지만,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회색신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도대체 왜 그래, 응? 요즘 애들은 정말 까다롭다니까!
모모는.. 그 인형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 멋진 말이다. 회색신사는.. 그건 중요한 게 아냐." 모모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사실 모모는 이 남자가 무서웠다. 특히 그의 시선에서 뿜어나오는 냉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이유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웬지 이 남자가 불쌍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전 제 친구들을 사랑하는데요.
와우 회색신사는 얼굴이 일그러진다. 하지만 다시 미소를 지으며 얘기를 나눠 보자고 한다. 그의 말을 들으며 모모는 어떤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보통 때 같으면 마음속으로 살며시 들어가, 그 사람 이 어떤 사람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낼 수 있었다. 남자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시간 저축은행에서 나왔다. 난 영업사원 ~~~~ 다. 나중에 결국 모모는 마음을 읽는다.
신사는 튄다. 나중에 기기와 베포가 온다. 모모의 말을 듣고는 친구를 모아 시위를 한다. 그러나 회색신사 외에는 보지 않는다. 모모는 그 이후로 아이들과 못만난다. 어느 날 거북이가 모모 앞에 나타난다. 그 거북이름은 카시오페이아다 .모모는 카시오페이아에게 말을 걸어본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북의 등에 대답이 나타난다. 따라오라는 것이다. 계속 따라간다. 회색신사들은 모모를 찾지만 미래를 볼줄 아는 거북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아무데도 없는 거리, 아무데도 없는 집에 도착해 호라 박사를 만난다.
그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로 모모는 빠져들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나는 이책을 읽고 내생애 지금 까지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을 읽은 후에 다시 생각해보면 생각해볼수록 읽어볼수록 신비해진다. 무한상상이 가능한 이책! 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