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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보충수업을 마치고 파김치처럼 지쳐서 밤늦게 들어왔다.

더구나 발을 절뚝이면서 걷는다.

발엔 압박붕대가 감겨져 있다

 

저녁때 베드로 학교에 출장갔다가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건널목에서  발을 헛딛어 그만 삐끗 했다는 것이다.  바로 한의원으로 달려 갔을 터인데 시간이 다 문 닫았을 시간이라 보건실에서 붕대만 감고 왔단다.

평상시에도 엄살이 특심한지라 살짝 눈치를 보니 그리 심각한 표정은 아니다.

 

크게 다친것 같진 않아서 장난끼가 발동을 한다.

 

" 거봐~~ 당신 또 계단 내려오다가 다른 여자 생각하는데  갑자기 무서운 아내의 얼굴이 크로싱 되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넘어졌지?

 

" 여편네.. "

 

남편이 하도 어이가 없는지. 지쳐서 그런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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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 대통령을 모방하고 나섰다.

언제부터인가 머슴론을 내세우며 나를 아내님이라며 추켜 세운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 .. 먹을 거 없다고 했던가.

남편의 머슴론은 입에서 시작해 늘 입에서  끝난다.

 

추석이 지나고  오늘 아침  바로 재활용품 버리는 날이다.  어제 밤에 버렸어야 하는데. 시댁에서 고스톱 치다가 새벽 2시 넘어서 오는 바람에 그냥 잤다. 마침 재량 휴일이라서 모두 여유가 있다.  그래서 새벽까지 놀다 오고..

 

아침에 눈뜨자 마자 난 아무 옷이나 걸쳐 입고  명절 끝 유난히 많은 상자와 폐품들을 정리해 식구들을 깨웠다. 엄마좀 도와달라고.. 아내좀 도와달라고..

 

침대 내 옆에서 자던 남편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알고 보니 제일 시원한 방.. 예선의 방 침대에서 자고 있다..

 

그럼 그렇지... 무슨 머슴~~

말이라도 꺼내지 말던가..

 

다행히아들하고 딸이 도와줘서 금방끝냈다.

 

아침 해 먹고. 지저분한 냉장고 청소하느라고 집이 또 난리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어지러운동안 우리집 자칭 머슴님 ..

신문을 수능 시험보는 학생이 공부하듯이  주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외우시는 듯 하다. 두어시간 신문하고 씨름을 하신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소리 했다.

무슨 머슴이 왕비 일하는 동안 꼼짝을 안하냐고..

다른집은 다 남자들이 재활용 정리를 하는데.. 나만 여자가 혼자 정리한다고.. 했더니. 자기는 재활용 버리는 날인지. 생각도 못 했단다.

 

그러면 그렇지. 다신 머슴소리 하지도 마라.. 그렇게 머슴 노릇 했다간 축복 받긴 영 글렀다고  악담을 퍼 부었더니.. 반응도 없다.

 

오후에 의환이 치과 데리고 갔다가 와서 저녁 해 먹고

잠깐 쉰다는게 어제 잠을 못자서 그런지 깜빡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났더니만

냉장고 청소하고 나온 음식쓰레기는 버려져 있고. 내가 깨뜨린 유리그릇 3개가 정리되어져 있고. 안방 옷정리도 되어있다.

 

남편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 이 머슴 ... 아직 쓸만하지 않아? 

  버리지 말고 .. 잘~~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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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월급들어오는 통장에선 돈을 꺼내 쓰지 않는다.
카드 쓰는 돈만 통장에서 빠져 나가고, 자신의 용돈은 따로 관리하는 비자금 통장에서 꺼내 쓴다.

 

비자금 통장의 존재는 알지만 얼마가 들었는지.. 어디다가 쓰는지는 알지못한다.아마도 주로 헌금하고. 회비내고 그러지 않을까 싶다.

 

남편이 방학을 했지만 하루도 빠짐 없이 학교에 나간다.

보충수업 때문에..쉬지않고 가는 것이다.

보충수업하고 돈 모아 비자금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도 보충수업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오늘 학교에 간 이유인즉,

알바때문이었다.

 

전문의 자격증 시험감독을 간것이다. 학교가 유한 대학하고 붙어 있어서 가끔 이런 알바자리가 생긴다.

바로 이런 기회가 아내 몰래 알바를 해서 자신의 비자금을 늘리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 필요로되는 시기인  것이다.

말을 안하니 그저 보충수업이려니 했건만 .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했던가..

 

모르고 지나갔을 뻔한 이 사건은 남편의 실수로  온 천하에 공개되었다.

시험을 마치고 시험지랑 답안지 모두를 걷어야 하는데. 한 여의사가 고의로 시험지를 챙겨서 냈다고 하고 가져간 것이다.

수능 땜에 그런지.. 시험 감독도 실수가 있으면 안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 형사상의 책임이 발생시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쓰고 도장을 찍고.. 하는 일이 벌어졌단다.

남편의 간이 원래 작고 겁이 많은데.. 왠 알바하다가 각서쓰고 도장찍고 했으니.. 중간에 겁을 잔뜩 먹고 해고 될까봐서 걱정하며 전화를 한것..

 

이야기를 듣고 보니.. 별일도 아닌 듯 싶었다.

시험이야 원래 문제은행에서 뽑혀 나오는 것인데.. 기출문제집도 있고 어차피  답안지도 아니고 시험 끝난 후 시험지  없어졌다고 해서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나 싶었다. 문제가 사전에 유츌된 것도 아니고 시험이 하나 없어졌다고해서 형사상 책임이라니... 웃기지 않는가..

 

역시나 얼마후 전화로 시험지를 찾았다고 한다.

덕분에 남편의 간은 제 크기의 일부를  회복했지만  다음 시험감독 한시간을 채우지 못해서 감독료중 점심값과 한시간 더 한 알바료 2만원을 다른 사람보다 적게 받았다는 것이다.

거기데다 자신을 기다려준 샘들에게 점심을 쏘게 되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라며 펄쩍 펄쩍 뛴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회개하쇼"

 열심히 벌어서 아내에게 살림에 보태쓰라고 주어야 할 돈을 자신이 몰래 비자금으로 만드니..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했더니.. ㅎㅎ

 

그 소리 왜 안하나 했다나..

어쨌든 덕분에 난 그중의 일부, 오만냥을 챙겼다.

그리고 저녁엔 장인어른 식사대접하는데, 돈 쓰고...

결국 다 내 주머니로 들어온 샘..

불쌍한 우리 남편.. ㅋㅋㅋ

그 비자금 통장 언제 채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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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나이들면 믿을 것이 두어가지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그중 하나는 늙은 개와 나머지 하나...통장이란다. ㅎㅎ

그 이야기가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웃음이 난다.

 

기도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남편이 전화를 했다. 연말이라서 성과금이 나온다는 것이다 .의환이 유치원비를 밀려서 못내고 있었는데. . 그것으로 유치원비를 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면서 하는말이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것이다.

남편이 어느해 부터인가 다른 주머니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눈을 감으라나..

출장비며 보충수업비.등등 월급통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남편의 다른 비밀통장을로 들어가는 것이다. 난 원래 너그러운 마음씨를 지녔기 땜에 눈감아 주었다.

 

거기 얼마가 담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돈도  쓰여질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편 기분이 좋으면 가끔 내 주머니로 들어오기도 한다. ㅎㅎ

 

근데 이번 성과금은 월급통장으로 넣어준다고 지금 큰 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의환이 유치원 비가 70여 만원 되는데.. 날짜가 지났다고  얼마전에 이야기 했었는데.. 남편이 듣고 기억했다가 마음이 동해서 월급통장으로 넣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 ..

"오늘 못들어가는 날이야.."

 

학교에서 영어책을 만드느라고 요즘 바쁜데.. 오늘이 합숙하면서 마지막 정리한다고 한 날이다..

남편은 조심스럽게 못들어온다고 이야기 하는데.. 내 목소리가 의외로 밝았나보다..  나의 미스테이크 .. 좀 섭섭해 하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야 하는데...

남편왈

" 그래... 통장으로 돈 들어오겠다... 귀찮은 남편 안들어간다고 한다..아주 신이 났군~~"

' 헉@@ 들켰다.'

" 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냥 오늘 .. 기분이 좋아서 그러지.. " 말끝이 절로 흐려진다.

 

10년 넘게 살다보니 남편이 옛날엔 순진한 곰 같더니.. 이젠 너구리같이 눈치가 100단이다.

조심해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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