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나이들면 믿을 것이 두어가지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그중 하나는 늙은 개와 나머지 하나...통장이란다. ㅎㅎ

그 이야기가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웃음이 난다.

 

기도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남편이 전화를 했다. 연말이라서 성과금이 나온다는 것이다 .의환이 유치원비를 밀려서 못내고 있었는데. . 그것으로 유치원비를 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면서 하는말이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것이다.

남편이 어느해 부터인가 다른 주머니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눈을 감으라나..

출장비며 보충수업비.등등 월급통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남편의 다른 비밀통장을로 들어가는 것이다. 난 원래 너그러운 마음씨를 지녔기 땜에 눈감아 주었다.

 

거기 얼마가 담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돈도  쓰여질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편 기분이 좋으면 가끔 내 주머니로 들어오기도 한다. ㅎㅎ

 

근데 이번 성과금은 월급통장으로 넣어준다고 지금 큰 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의환이 유치원 비가 70여 만원 되는데.. 날짜가 지났다고  얼마전에 이야기 했었는데.. 남편이 듣고 기억했다가 마음이 동해서 월급통장으로 넣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 ..

"오늘 못들어가는 날이야.."

 

학교에서 영어책을 만드느라고 요즘 바쁜데.. 오늘이 합숙하면서 마지막 정리한다고 한 날이다..

남편은 조심스럽게 못들어온다고 이야기 하는데.. 내 목소리가 의외로 밝았나보다..  나의 미스테이크 .. 좀 섭섭해 하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야 하는데...

남편왈

" 그래... 통장으로 돈 들어오겠다... 귀찮은 남편 안들어간다고 한다..아주 신이 났군~~"

' 헉@@ 들켰다.'

" 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냥 오늘 .. 기분이 좋아서 그러지.. " 말끝이 절로 흐려진다.

 

10년 넘게 살다보니 남편이 옛날엔 순진한 곰 같더니.. 이젠 너구리같이 눈치가 100단이다.

조심해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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