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월급들어오는 통장에선 돈을 꺼내 쓰지 않는다.
카드 쓰는 돈만 통장에서 빠져 나가고, 자신의 용돈은 따로 관리하는 비자금 통장에서 꺼내 쓴다.

 

비자금 통장의 존재는 알지만 얼마가 들었는지.. 어디다가 쓰는지는 알지못한다.아마도 주로 헌금하고. 회비내고 그러지 않을까 싶다.

 

남편이 방학을 했지만 하루도 빠짐 없이 학교에 나간다.

보충수업 때문에..쉬지않고 가는 것이다.

보충수업하고 돈 모아 비자금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도 보충수업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오늘 학교에 간 이유인즉,

알바때문이었다.

 

전문의 자격증 시험감독을 간것이다. 학교가 유한 대학하고 붙어 있어서 가끔 이런 알바자리가 생긴다.

바로 이런 기회가 아내 몰래 알바를 해서 자신의 비자금을 늘리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 필요로되는 시기인  것이다.

말을 안하니 그저 보충수업이려니 했건만 .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했던가..

 

모르고 지나갔을 뻔한 이 사건은 남편의 실수로  온 천하에 공개되었다.

시험을 마치고 시험지랑 답안지 모두를 걷어야 하는데. 한 여의사가 고의로 시험지를 챙겨서 냈다고 하고 가져간 것이다.

수능 땜에 그런지.. 시험 감독도 실수가 있으면 안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 형사상의 책임이 발생시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쓰고 도장을 찍고.. 하는 일이 벌어졌단다.

남편의 간이 원래 작고 겁이 많은데.. 왠 알바하다가 각서쓰고 도장찍고 했으니.. 중간에 겁을 잔뜩 먹고 해고 될까봐서 걱정하며 전화를 한것..

 

이야기를 듣고 보니.. 별일도 아닌 듯 싶었다.

시험이야 원래 문제은행에서 뽑혀 나오는 것인데.. 기출문제집도 있고 어차피  답안지도 아니고 시험 끝난 후 시험지  없어졌다고 해서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나 싶었다. 문제가 사전에 유츌된 것도 아니고 시험이 하나 없어졌다고해서 형사상 책임이라니... 웃기지 않는가..

 

역시나 얼마후 전화로 시험지를 찾았다고 한다.

덕분에 남편의 간은 제 크기의 일부를  회복했지만  다음 시험감독 한시간을 채우지 못해서 감독료중 점심값과 한시간 더 한 알바료 2만원을 다른 사람보다 적게 받았다는 것이다.

거기데다 자신을 기다려준 샘들에게 점심을 쏘게 되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라며 펄쩍 펄쩍 뛴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회개하쇼"

 열심히 벌어서 아내에게 살림에 보태쓰라고 주어야 할 돈을 자신이 몰래 비자금으로 만드니..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했더니.. ㅎㅎ

 

그 소리 왜 안하나 했다나..

어쨌든 덕분에 난 그중의 일부, 오만냥을 챙겼다.

그리고 저녁엔 장인어른 식사대접하는데, 돈 쓰고...

결국 다 내 주머니로 들어온 샘..

불쌍한 우리 남편.. ㅋㅋㅋ

그 비자금 통장 언제 채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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