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슬라의 꿈 I LOVE 그림책
세실 루미기에르 지음, 시모네 레아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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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우리는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낮동안 있었던 일을 확장하는가 하면,

며칠 전 본 영상 속 장면에 내가 들어가는 상상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상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갑자기 밀려드는 공포에 얼핏 들었던 잠마저 달아나는 경우도 있다.

혼자 잠드는 아이에게 밤은 길게만 느껴지고

밤에 하면 안 되는 제약들은 어둡고 깊은 공간으로 채워나간다.

『나슬라의 꿈

세실 루미기에르 글, 시모네 레아 그림, 이지수 옮김

보물창고』

나슬라는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아보려고 하지만

노란 눈을 가진 누군가가 자기를 향하고 있는 것 같아

쉬이 눈을 감지 못한다.

나슬라를 향한 노란 눈

오늘 밤 나슬라는 깊은 잠을 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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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슬라는 궁금해진다.

노란 구멍처럼 반짝이는 눈은 나슬라를 향하고 있고

나슬라는 그것이 누구의 눈인지 알 수 없다.

나슬라의 애착인형 거북이 시빌은 절대 아니다.

그런 눈으로 나슬라를 쳐다보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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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슬라는 사라지지 않은 노란 눈,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한다.

노래라면 부르면 나을까 싶지만, 밤엔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

잠을 잘 수도 없고,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밤

나슬라에게 두려움이 점점 크게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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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눈은 곧 회색 눈으로 바뀌고, 여전히 나슬라의 곁을 맴돈다.

나슬라와 함께 지냈던 장난감들은 옷장 위에 정리되어 있다.

지금 나슬라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필요한데

아빠가 정리해 둔 그것들을 꺼낼 수가 없다.


나슬라는 옷장 위로 차곡차록 올려보낸 친구들이 마음에 걸린다.

함께 해 주지 못한 그 맘을 설명하고 싶은데

밤이라 말도 할 수 없어 맘이 불편하기만 하다.

다만, 함께 하지 못하는 이 밤이 외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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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잠자리에 드는 나슬라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슬라는 방안 가득 들어오는 달빛과

옷장 위에서 나슬라와 눈을 마주쳐주는 애착인형들로

어둠에 조금씩 익숙해져간다.

여전히 밤이라 놀 수는 없지만 말이다.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은,

나슬라에게 또다른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고

또 다른 세상은 나슬라에게 끊임없는 상상과 공포를 안겨준다.


밤이니까.

밤은 어둡고 깊고 길기 때문이다.

끝없이 무한의 세계로 이끌어가기에 딱인 상상은 쉬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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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슬라의 상상은 나슬라를 지켜주는 최고의 무기로 끝낼 수 있었다.

베개 아래 숨겨진 나슬라만의 최고의 무기는,

어둠도 노란눈도 회색눈도, 좁은 공간에 정리한 애착인형들에게 미안한 맘까지

모두 날려보내고 깊은 잠으로 보내기주기에 충분하다.


나슬라의 최고의 무기는 행복한 꿈으로 안내하며

깊은 밤 나슬라의 잠은 또다른 상상의 세계로 데리고 간다.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혼자 잠들기 시작하는 밤,

많이 자랐다는 말에 울지도 말하지도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는 밤,

눈을 감으면 어둠이 파도처럼 나를 삼킬 것 같은 공포가 스미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까마득함이 밀려오는 밤,



그 밤을 스스로 이겨내는 나슬라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나슬라의 꿈』 은

어둠을 배경으로 밤을 혼자 보내는 한 소녀의 수많은 상상을 그려내면서

행복한 꿈으로 연결되는,

낯섬에서 포근함으로, 공포에서 즐거움으로 성장해가는

소녀의 성장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혼자 잠자리에 드는 우리 아이의 꿈을 위해

함께 읽어주면 참 좋을 그림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제 개인적인 의견을 반영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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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동물원 비룡소 창작그림책 72
연수 지음 / 비룡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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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 『이상한 동물원』

<이상한 하루>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연수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이자

마치 "이상한~" 이란 단어와 함께 시작되는 그림책이

꾸준히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작가에게 문득 떠오른 색다른 생각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실적인 장면 묘사가 더해져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즐거움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이상한 동물원

연수 글 · 그림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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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동물원은 남색 빛 아래 은은한 불빛이 내려앉아

참 좋은 꿈을 꿀 것만 같은

몽환적이면서도 새벽이 기다려지는 고요함을 안고 있다.


그곳에 자리한 『이상한 동물원』

아침이 되면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어린이 손님들을 맞이할까 설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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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렘을 가득 담아 찾아온 '어머나 이런 동물원'은

동물도 손님도 보이지 않는, 한산하기만 한 모습이다.


북적북적거리며 활기찬 손님들의 소리가 울려야 하는 동물원은

웬일인지 조용하기만 하다.


동물원의 주인이자, 손님들의 환영 인사를 받아야 하는 동물들은

지금쯤 어디에 가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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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지붕에는

호랑이와 그 곁을 지키는 고양이들이 함께 한다.

새롭게 시작된 하루를 상쾌한 공기와 마주하듯 여유롭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키기라도 하듯

자리를 뜰 의향은 애초에 보이지 않는다.


아래로는 사람들을, 위로는 하늘과 산을 바라보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여유와 함께 아련함이 느껴진다.

마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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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서 함께 하는 모습들이 항상 그랬왔듯 자연스럽다.

언제나 이렇게 지내왔듯 친근감있고,

항상 곁에 있었듯 익숙한 모습이다.


창틀에도, 안테나에도, 에어콘 실외기 위에도, 옥상에도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익숙함이 느껴지고,

주택가를 둘러싼 무성한 잎사귀를 먹이삼아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영역을 찾아 떠나는 본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주택을 에워싸고 있는 동물을 찾는 재미,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들과 숨은동물찾기 놀이를 통해

『이상한 동물원』만이 주는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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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동물원"이라는 공간과

한정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들이

우리의 공간 속으로 들어와 어울림을 갖는 『이상한 동물원』


사람과 동물의 어우러짐이 주는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그림책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엄마와 소년이 기차역으로 향하는 길,

그들이 떠나려는 그 곳엔 무엇이 있을까?


『이상한 동물원』은 분명 이상하다.

동물원을 찾아가는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동물들이

우리의 공간 속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듯 담겨 있고,

밤이 되어 세상이 조용해지면 달빛을 담은 동물원에 하나둘 모여든다.


그들이 사는 『이상한 동물원』은 어떤 곳일까?

우리 모두가 꿈꾸는 환상의 세계는 아닐런지.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그림책 『이상한 동물원』

사실적인 표현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그림과 색다른 이야기의 전개가

그림책을 향한 우리의 눈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리라 장담한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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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라울 나무자람새 그림책 6
앙젤리크 빌뇌브 지음, 마르타 오르젤 그림, 정순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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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이름 뿐 아니라 장소와 부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닉네임 또는 애칭도 가지고 있는 이도 있어.

스스로 정한 이름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타인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면 내 맘에 쏙 들기가 쉽지 않겠지.

오늘은, 이름으로 고민하는 친구 '라울'을 만나기로 할 거야.

라울의 고민, 함께 들어볼까?

『내 이름은… 라울

앙젤리크 뵐뇌브 글 / 마르타 오르젤 그림

나무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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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자코트야.

오늘은 나의 친구를 소개할게.

아마 그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을,

그리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내 친구

바로 빨간 털옷을 입은

'라울'이란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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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이 살짝 우울해 보여.

이유가 뭘까?하고 걱정했는데

이름 때문이라는 거야.

이름이 왜냐고?

글쎄, 친구들이 '라울'이라고 부르게 너무나 싫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라나 뭐라나.

'라울'

난 '라울아!'하고 부르는 순간부터 즐거워지고

힘이 마구 생기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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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앞에 라울이다."

"라울아~!"

우린 소리높이 라울이를 불렀어.

어, 그런데…

라울이가 우리를 보고도 등을 돌리고 서둘러 가는 거야.

우리가 '라울아'하고 부를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기분이 나빠진대

그리고 자신이 못생겼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대.

우리 라울를 어쩌지.

우린 라울이를 정말 좋아해.

"라울아!"하고 매일 매일 부르고 싶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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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울이를 찾아갔어.

라울이란 이름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지 말해 주고 싶었어.

그런데 말이야.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깊이 깊이 생각했지.

내가 생각이란 것을 하는 동안,

라울이는 점점 더 우울해 보여.

내가 할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한다고 생각했나봐.

난 라울이에게

내 마음을 잘 설명해주고

내 마음을 잘 알려주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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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이란 이름은,

우리에겐 너무나 소중한 이름이야.


모든 산에서 모든 동굴에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이름 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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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울!"하고 부르면

언제든 나에게 오는 이름,

세상에서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보고 싶어도, 심심해도,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산책을 가도

나는 "라울!"하고 불러.

그럼 라울은 항상 나에게 오거든.

라울이란 이름은,

나에게 '친구'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이름인지 알겠지.

친구가 있다면 이름을 불러 봐.

내 마음도 친구 마음도

따듯한 온기로 가득 채워질거야.

우린 함께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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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모우 미운오리 그림동화 1
나피 지음, 송지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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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내린 눈으로 우린 여전히 눈을 그리워하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어요. 코로나 19 시대로 다양한 겨울 축제는 즐길 수 있지만, 겨울을 담은 그림책 한 권이 있다면, 아쉬운 겨울도 따듯하게 느껴질 거예요.


『 숲 속의 모우

나피 Naffy 글, 그림 / 송지현 옮김

미운오리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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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가득 메운 눈 밭 사이로 마주선 나무 두 그루가 마치 터널을 만들어주듯 서로를 안고 있어요. 그 사이로 한 소녀와 이름모를 동물 하나가 마주보고 있네요. 그들 뒤로 이어진 나무 터널은,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문과 같은 신비로움과 그들을 감싸고 있는 아늑함이 소복히 쌓인 눈과 함께 따듯하게 전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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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어느 겨울 날, 병든 할아버지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지내는 소녀 토토의 집에 낯선 친구가 문을 두드려요. 하얀 눈길을 헤치고 찾아온 낯선 친구가 토토도 어색한가 봐요. 그 둘의 어색함은 마주선 거리에서 느낄 수 있고, 열린 문과 낯선 친구 사이에 끼여 있는 투명 종이가 또 한번 말해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독자에게 낯선 친구를 살짝 가려주는 역할도 대신해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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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는 기운이 없는 할아버지를 걱정하면서 추위에 떨었을 낯선 친구 '모우'도 보살펴요. 낯가림을 하는 모우가 곁을 주지 않지만, 토토는 기다려 주지요. 토토가 끓인 따듯한 스프로 배를 채운 모우는 깊이 잠이 들고 숲 속의 집도 고요하게 잠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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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난 토토는 숲을 향해 걸어가는 모우의 뒷모습을 보고 서둘러 숲으로 향해요. 모우의 모습을 그리며 모우를 따라가던 토토는 숲 속 깊이 들어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거든요.


그 때 토토와 모우 주변으로 처음 보는 괴물들이 모여 들어요. 소리치려는 순간, 하늘에서 커다란 소리와 함께 별들이 떨어지고 괴물들은 별들을 향해 걷기 시작해요.


토토가 놀란 눈을 떴을 때는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돌이 여기저기 굴러 다니고 토토는 별의 모습을 그려 괴물에게 보여주어요. 괴물은 토토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떨어진 별을 가리키지요. 토토가 그린 그림이 별이냐고 묻는 것 같아요.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게 해 주는, 마치 꿈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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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우주가 되었잖아.



눈폭탄처럼 떨어진 별들은 이 땅으로 내려와 눈과 함께 구르면서 빛을 가득 품은 우주 같아요. 숲을 환하게 비춰주는 별빛은 우주의 신비로움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그 주변에 있는 괴물과 토토 그리고 모우까지 푸른 빛으로 물들어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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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별들을 담아 스프를 끓여 토토에게 한 그릇 나눠 주어요. 추운 겨울 마시는 따듯한 수프 한 그릇은 추위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하지요. 괴물의 마음과 별빛이 담은 수프는, 아픈 토토의 다리를 싹 낫게 해 주어요. 토토는 그 순간 침대에 누워만 있는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수프를 담아 집을 향해 서둘러 길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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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다리를 낫게 해 준 수프의 힘을 알았기에 너무 서둘렀을까요?

숲길이 미끄러웠을까요?

토토는 그만 수프를 쏟고 말아요. 얼마나 속상할까요? 


아버지를 일어나게 할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이었는데, 자신의 실수 때문에 기회를 놓친 것 같은, 토토는 할아버지의 침대에 매달려 소리내어 울고 말아요.


토토의 울음 소리는 숲 속을 울리고, 괴물들의 마음을 울렸나봐요. 토토의 눈물이 마르기 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와요. 낯선 친구가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그 날처럼 말이에요.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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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 놀라는 소리 - 개정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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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은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면, 꽤나 오랜 시간 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시집 한 권으로 피식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보면 여전히 우리의 시는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어린 아이의 감성을 그대로 안은 채 글로 풀어내는 신형건 작가의 눈높이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가 없다.



『아! 깜짝 놀라는 소리

신형건 동시 / 강나래, 김지현 그림

끝없는 이야기 』







아이들의 웃음코드를 정확히 짚어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별스런 말도 행동도 아닌 쉬이 지나가리라 생각한 부분에서 갑자기 팡! 하고

팝콘이 터지듯 웃음주머니가 열리면,

그 웃음은 교실을 한 바퀴 돌고도 쉬이 잠들지 않는다.

아이들의 웃음을 따라 웃다 보면,

시작은 생각나지 않지만,

속까지 뚫을 정도의 시원함을 만끽하게 된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빛일까?

바람따라 뒹구는 낙엽만 봐도 재미나고,

자동차 경적 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터지고,

처음 만나는 모습에 놀라 절로 박수를 보내는

세상에 놀랄 일이 가득한 그들의 세상은

매일이 불꽃의 수가 놓아진 밤하늘같다.


호로롱 / 호르 / 르 / 르 / 르

물방울처럼 굴러 내리는 / 새소리

-깨질라!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 얼른 두 귀 모아

받았다.

『아! 깜짝 놀라는 소리 』 새소리


봄바람의 주머니는 / 참 작구나.

방금 / 내 코끝에 뿌려 준 / 라일락 향기 한 움큼을

겨우 담을 / 만큼

고만큼.

『아! 깜짝 놀라는 소리 』 고만큼



가만히 읽기만 해도 봄이 느껴지고,

가만히 읽기만 해도 내 앞에 고운 손 두 개가 놓여진 것만 같다.

가만히 가만히 고운 손 두 개를 마주잡아 주고 싶다.



어른들은 과대 포장을 참 좋아한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보여주면 될 것을

예쁘고 그럴싸한 포장에 감추고 보여준다.

포장 속에 감춰진, 아이들은 이미 다 보았는데.

어른들 마음 살피느라 꾹 참아주는 아이들의 눈이 고맙고

그 마음에 참 미안하다.

한번쯤은 참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아! 깜짝 놀라는 소리』는,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자연의 모습과 일상 생활부터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바라본 어른의 시선까지

다양한 상황들을 시어로 표현하여 담은 시집이다.


아이의 해맑음이 느껴져 피식 웃음이 터지는가 하면

아이의 꾸짖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피겨 여왕 김연아의 모습이 담긴 시를 볼 때는 설렘이 찾아오고

위안부 소녀상의 일기를 읽을 때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시는 노래한다

우리의 마음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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