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쓰비시 사거리의 거북이 15
안선모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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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쓰비시

안선모 장편소설

청어람주니어

사거리의 거북이 15』



2021년 11월, 출판사 청어람주니어에서 마지막 신간 소식과 함께 나에게 책을 한 권 보내주었다. 너무나 생소한 말 「미쓰비시」 대체 이 낱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굿바이, 미쓰비시』라는 제목의 책, 멀리 보이는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연기와 그곳을 향하다 멈춘 듯한 소년, 소년이 가고자 한 그곳엔 무엇이 있을까, 소년이 가고자 했던 그 마음은 무엇일까. 「미쓰비시」라는 낱말이 마치 소년의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궁금증에 나는 책장을 서둘러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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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쓰비시』는, 작가 안선모 선생님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지역 이름이 '삼릉'이라 붙여진 것에 대한 호기심과 머물렀던 집이 품고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을 담고 있다.

나에게 너무나 생소했던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였던 그 시절에 무기를 만들어내던 조병청을 도와 철판을 만들었던 군수공장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어린 시절 추억을 안고 있던 집은,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의 숙소인 줄사택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짓겠다 결심하게 되셨고, 지금 내 손에 들린 『굿바이, 미쓰비시』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끝까지 모르는 척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은, 「미쓰비시」군수공장에서 일했던 수많은 강제 노역자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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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인수는, 부모를 잃고 훈장어른에서 길용 아재 손으로 옮겨가며 자란다.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이는 없지만 인수는 학교에 다니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키우는, 맹랑하면서도 당당한, 절대 기죽지 않는나름 꽤 멋진 녀석이다.

길용 아재의 벌이가 신통치 않아지면서 인수는 학교를 그만 두게 되고, 배달꾼이 되어 가게 한 켠에 머물게 된다. 일본의 강제 명령으로 문을 닫게 된 서당이 야학으로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인수는 배달가는 길이 설레기만 하다. 일본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된 야학이지만, 조건은 조건일 뿐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로운 민족임에 틀림없다. 야학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더욱 힘을 실으며 조선 땅에서 우리가 당당히 설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가슴 속에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꼬맹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가져야 돼."

깍두기 형이 어쩐 일인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형, 나도 꿈은 있어."

"무슨 꿈?"

"조병창에 취직하는 꿈."

그 말을 듣자, 형의 얼굴이 먹구름보다 더 어둡게 변했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굿바이, 미쓰비시』 59~60쪽

 

무기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인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조병창, 야학에서 훈장어른과 깍두기 형이 조심스레 하는 말, 일본인들의 안하무인 행동과 같은 조선인임에도 조선인을 무시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더해지면서 인수는 "왜?"라는 의문을 품는다.

인수의 "왜?"는, 조병창 취직을 꿈으로 가졌던 인수와 또다른 세상으로 발돋움으로 인수로 변화하는 시작을 알려주는 신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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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는, 매우 똑똑하며 당당한 소년이지만, 열세 살 철부지일 뿐이다.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매일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내는 조병창이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힐 수 있고, 조병창 내부를 구경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일 수 있다. 그러나 인수는 그것이 조선을 짓밟은 일본인들의 횡포이며, 조선인을 노예 취급하는 일본인들의 무력 행세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무지에 탄식한다. 조선땅에서 조선인이 당당하지 못한 세상, 인수는 이제 안다. 조선을 찾기 위한 힘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말이다.

 

괜히 화가 났다. 왜 화가 났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고 그냥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난 것 같았다. 또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날씨가 더운 탓만은 아니었다.

『굿바이, 미쓰비시』 98쪽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바르게 알고 당당하게 서라고.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선물이자 지혜이며 뉘우침이다. 인수가 역사를 알고 자신의 무지를 탄식했듯,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새기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일본이란 나라가 조선에서 당당했던 그 때 그 시절의 아픔은, 우리에게 참된 힘이 무엇인지를 일깨우게 해 주었으며, 서로를 부둥켜 안고 일어서는 결의를 가슴 속에 심어주었다.

우리는 "굿바이, 미쓰비시"를 외치던 그 날, 역사 속에 새로운 삶의 시간을 채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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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모 선생님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장면과 새로운 삶을 열게 된 '인수'라는 소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인수의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역사는, 단순히 흘러간 것이 아닌 삶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눈을 성장시키는데 크나큰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굿바이, 미쓰비시』의 신간 소식과 함께 전달된 책갈피 두 장은, 마치 총알의 모양을 본딴 것 같기도 하고, "굿바이, 미쓰비시"를 외치는 함성이 하늘을 뚫고 지나는 듯한 형상을 닮은 듯 하다. 사실 나는 책갈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책갈피의 두께로 인해 책장이 벌어지거나 구김이 남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굿바이, 미쓰비시』 책갈피는 아주 얇아서 책장에 전혀 무리가 없어서 보고 또 봐도 마음에 쏙 든다. 꽤 오래도록 나와 함께 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굿바이, 미쓰비시』을 읽었다면, 생각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막연하게 줄거리 파악과 총평이 아닌, 인물이 처한 상황과 대화, 인물들의 생각을 따라가는 또 다른 경험을 한다면, 책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거리의 거북이 15. 『굿바이, 미쓰비시』 독후 활동지는

생각 그물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독서 토의

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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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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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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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귀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



지난 주부터 내내 나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그림책 한 권,

책표지부터 시작해서

이야기와 그림이 좋아 한동안은

나의 최애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림책 한 권,

바로 피레트 라우드 작품의 『귀』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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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색 바탕에

단조로운 형태를 한, 표정만큼은 영낙없는 개구쟁이 귀와

그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다양한 동물들,

그들 또한 단순한 선으로 그려졌지만,

다양한 무늬로 색을 대신하여 표현한 그림에 시선이 머문다.


작가가 그려놓은 선과 모양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자꾸만 의미를 찾아보게 한다.

단순하다 단정지으면 단순한 그림일테지만,

새로운 그림 기법에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니,

단순한 선 하나 모양 하나를 쉬이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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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제목과 함께 그려진 그림 한 점.

턱수염이 가득하고, 머리 부분에 그려진 해바라기 한 송이,

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쥔 인물 하나,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잘라낸 귀,

그것에서 영감을 얻어

'혼자가 된 귀'가 세상과 만나게 되는

기발하고도 건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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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떨어져 세상에 혼자가 된 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막막하다.


머리와 함께 있을 때 귀는,

자기만의 능력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내세웠지만,

혼자인 지금은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해진 것만 같아

눈물이 절로 흘러내린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을 때

우린 좌절감을 맛보고

삶에 의기소침해진다.


혼자가 된 귀가 지금 딱 그런 상황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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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자인 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며 무거운 마음을 달랜다는

개구리의 노래를 들어주어야 하고,

집을 떠나 멀리 오게 되어 가족을 그리워하는

코끼리의 외로움과 걱정을 들어주어야 하고,

눈사람의 코를 먹고 난 후 내내 마음이 무거운

토끼의 후회가 담긴 고백을 들어주어야 했다.


그들의 노래와 걱정, 고백을 들어주는 것은

머리가 없어도 가능한 일이기에

귀는 기꺼이 들어주었다.


말하는 이들은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귀는 조금씩 조금씩 더 행복해져간다.


그렇게 귀는 많은 이들에게

이 땅에서 가장 잘 들어주는 존재로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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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은 편한 것만은 아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위기는 찾아오고

그 위기는 또 다른 행복으로 번져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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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모든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모두들 기분이 나아졌어요.

귀는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모두를 도울 수 있어서 기뻤지요.

『귀』 중에서

개구리는 간절함이 담긴 노래를

코끼리는 걱정을 담은 외로움을

토끼는 미안함을 담은 고백을

귀에게 들려주며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귀는 그들의 평온해진 모습을 보며

행복함을 느낀다.

다른 이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

그것은 상대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이며

가장 따뜻한 배려이다.

귀는,

머리가 없어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귀이기에 가능한 들어주기를 실천함으로

말하는 이의 마음을 따듯한 온기로 채워주었고,

혼자이기에 가능했던 자신의 존재를 되찾게 된다.

우리에게 부여된 존재의 의미

그것은 곧 사랑이며 믿음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그 마음으로

마음을 들어주는 귀를 열어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온도는

좀 더 따뜻해지리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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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새 미래의 고전 62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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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새

강숙인 글

푸른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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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자신을 맡긴 채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바라보며 서 있는 한 소년, 소년의 뒷모습이 잔잔하게 퍼져가는 빛과 함께 아련함을 안겨 줍니다. 먼 그 곳, 어딘가에 있을 그 곳을 바라보는 소년이 바로 눈나라의 왕자 '눈새'입니다. 눈나라는 모든 것이 평등하며, 전통과 질서를 의미하는 '왕자'가 존재할 뿐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정말 꿈만 같은 세상입니다.



"우리 눈나라는 4차원의 별이고 지구는 3차원의 별이다. 3차원 별들의 숫자와 우리 4차원 별들의 숫자는 같고, 모든 별들은 서로 다른 차원에 짝이 있다. 우리 눈나라와 짝이 되는 3차원 별은 지구라는 별이다. 우리 눈나라 근처에서 떠도는 꽃별의 짝은 토성이라는 별이지."

『눈새』 7쪽



우리는 매일 꿈을 꿉니다. 때때로 그 꿈을 꺼내어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늘을 살아갈 힘을 구하기도 하고,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고이 간직했던 꿈마저 잃어버리기도 하는 절망 속에 살아가기도 합니다. 꿈은 이루기 위해서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꿈을 꾸고, 간절히 원하는 바람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모두가 꿈꾸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에서 살아가는 '눈새'는 3차원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꾼다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평등하고 걱정없는, 슬픔도 아픔도 없는 눈나라대신 지구를 선택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눈새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게 합니다.



"이곳은 정말 좋은 곳이에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 이곳은 바로 그런 낙원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흠 없고 아름답기 때문에 꿈 같은 건 꿀 필요조차 없어요. 그런데 난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꿈꿀 필요가 없는 낙원에서 살기보다는 괴롭고 슬프더라도 꿈꿀 수 있는 지구로 가고 싶습니다.

『눈새』 15-16쪽




할머니의 허락을 받고 지구로 공간을 옮아 온 눈새는, 전쟁과 병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혼자 세상에 남겨진 할머니에게 꿈꾸던 세상, 눈나라에 함께 가자고 약속하지만 할머니는 눈새를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눈새는 눈으로 만들어진 심장이 녹을까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지만 슬픔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 후 눈새는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애쓰는, 꿈을 향하는 이들을 마나게 됩니다. 가난이 싫어 부자의 꿈을 꾸었고, 꿈대로 부자가 되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할아버지, 가난해서 꿈조차 꾸는 것이 사치이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경호네 가족, 과학만이 거짓없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굳게 믿는 영후 형 그리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마음에 상처가 깊게 파인 고아원 아이들과 그 곁을 지키며 좋은 보모의 꿈을 꾸는 윤선생님, 세상의 모든 것이자 꿈이었던 아들 현민이를 잃은 현민이 아버지를 만납니다.



눈새는 꿈을 꾸는, 꿈을 꾸었던, 꿈을 이룬, 꿈을 잃은 이들을 만나면서 꿈이 주는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지만, 꿈이 무엇인가?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한 눈새는, 곧 눈나라로 돌아갈 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눈나라와 짝을 이루는 지구,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오게 된 지구에서 눈새는 슬픔을 알게 되고, 마음에 담겨지는 여러 감정에 대해 어렴풋이 느껴지게 됩니다.



'꿈'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꿈'을 이루고 살아가게 될까요?

잃은 '꿈'은 다시 찾을 수 없을까요?



차원이 다른 두 공간이 '눈새'를 통해 연결되고, 눈새를 통해 꿈을 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 미래의 고전 『눈새』는 꿈을 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향한 고요한 외침 같다. 때로는 꿈으로 절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한, 나를 향한 꿈꾸기를 이어갈 것을 말해 줍니다.



꿈을 향해 걸어가는 첫 걸음이 주는 설렘을 기억하며, 오늘도 꿈꾸며 살아갑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하여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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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도둑을 찾아라! 숨 쉬는 역사 13
고수산나 지음, 김준영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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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도둑을 찾아라!

구수산나 글, 김준영 그림

청어람주니어』

지난 주, 인왕산으로 산책을 다녀오면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경희궁에 잠시 들렀다. 두 소녀와 방학을 이용해 고궁 나들이도 꾸준히 했는데, 어느 순간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한적한 고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고궁은 한적했기에 우리는 천천히 돌계단을 오르며 왕과 신하의 입장에서 서로의 자리를 바라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우리는 "일제가 경희궁을 훼손하면서 1926년 건물을 일본인 사찰에 팔았다"는 문구에 흥분하고 말았다. 알고 있었음에도 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빼앗긴 자의 억울함과 뺏긴 자에 대한 분노가 절로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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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 문화재 지킴이 3인방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금관총의 발굴과 도난의 역사적 사실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픽션으로 만든 초등학생 대상의 역사동화이다.

동네 친구 3인방 순금, 기복, 정수는 오늘도 순금이네 뒤뜰에 모인다. 주막집을 넓히기 위해 동산을 파내는 공사 현장에서 흙장난에 빠진 3인방의 손에는 초록색 돌이 들려 있고, 아이들은 예쁜 색의 돌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 때 정수를 데리러 온 정수 아버지는 아이들 손에 들린 돌을 보고는 그것이 단순한 돌이 아닌 '곡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어디에서든 신라의 보물이 나올 수 있음을 알기에 경찰서에 이 사실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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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네 주막집 뒤뜰은 곧 발굴작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전문가 단 1명도 없이 일본인들의 주도하에 시작되고, 그곳에서 나온 금관과 보물이 경주를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경주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금관고를 지어 금관총을 보관하기에 이른다.

일제 치하에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냈다는 것이 우리의 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져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1923년 9월 30일, 겨우 사흘만에 발굴은 끝이 났다.

제대로 된 절차와 준비 없이 어설프게 이루어진 발굴이었다.

천 년이 넘게 잠들어 있던 왕릉의 유물들은 전문가도 기록도 없이 그렇게 세상으로 드러났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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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이야기 중에 역사적 사실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사진을 실어 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화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알린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것을 빼앗기 위한 일본인들의 무자비한 약탈과 우리나라의 나약함과 무지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복이 네가 그 일본인인 나쁜 사람이 아닌지 어떻게 알아? 그 사람은 우리 문화재를 사서 일본에 가져가려는 거야. 우리 것이 아름답고 멋지니까. 우리 것을 빼앗아 가는 거라고."

순금이 다가서자 기복이는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그 일본 사람은 우리가 나이도 어린데 경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기왓장이랑 불상을 비싸게 사 줬어. 그 사람 덕분에 우리 가족은 오늘 쌀밥을 먹을 수 있다고. 너희들은 평소에 잘 먹고 사니까 상관없겠지만 나한테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중략]

"난 모르겠어. 네 말도 맞고 기복이 말도 맞아. 우리 아빠가 일본인들에게 빌붙어 산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복이도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유물 도둑을 찾아라! 45~46쪽

 

그러던 어느 날, 금관고에 보관된 금관총의 금관외에 보물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찾고자 집집마다 살피지만 보물은 커녕 용의자조차 추려지지 않아 경찰서는 경찰서대로, 경주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보물의 행방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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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이 엄마의 유물인 경대를 일본 순사에게 빼앗기게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골동품 가게의 비밀을 알게 되고, 3인방은 유물을 가져간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3인방,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앞날은 맑음이다. 또한 그들의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애국심은 우리의 독립을 지켜낸 바탕이 되었으며, 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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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금관총의 유물은 6개월 후, 경찰서 앞에 놓여있었다고 전해진다. 여전히 누가 가졌으며,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알 수 없다. 미궁에 빠진 사건은 여전히 미궁이지만, 빼앗긴 유물이 우리의 땅에서 당당하게 빛을 낼 수 있도록 우리는 끝까지 지켜낼 의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어우러진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던 침울했던 시간과 우리의 귀중한 유물을 도난당했던 사건을 아이 3인방의 눈을 통해 전달한다.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로만 전해질 역사적 사실이 동화로 만들어져 새로운 숨을 쉬게 될 때, 지나간 역사는 다시 우리의 가슴에 새겨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역할을 『유물 도둑을 찾아라!』가 충분히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에는 나라를 되찾고 세상을 바꿀 아이들이,

날마다 자라고 있었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164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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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와 친구들 I LOVE 그림책
케이티 오닐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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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와 친구들

케이티 오닐 글 ·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

 

 

우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온 코로나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일상 생활은 '비대면'이라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우울과 불안이라는 감정적 소모가 우리의 내면을 황폐화시키는가 하면, 상대의 실수에 즉각 반응하며 다그치는 행위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힘들지?', '함께 이겨내보자'와 같은 마음을 담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그리운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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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만난 첫 그림책 『이슬이와 친구들』 의 이슬이가 바로 우리가 듣고자 하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이슬이는 아홀로틀, 우파루파라 불리는 동물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치어리더를 꿈꾼다. 이슬이의 친구 미야는 노란배거북으로 주변의 영향을 쉽게 받는 편이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마는 노력형이며, 뉴먼은 도룡농의 일종으로,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며 기다림을 실천할 줄 아는 매력을 갖췄으며, 피라미는 민물고기 중 가장 큰 어족으로, 예민한 미각을 좌우하며, 스스로의 행복이 음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우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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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 열릴 예정인 물 속 친구들의 대운동회를 앞두고 모두들 참가 신청을 한다. 이슬이미야뉴먼피라미는 어떤 종목에 참가하게 되는지, 그들의 운동회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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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의 친구들은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는 달리, 연습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능력에 좌절하고 다가오는 운동회가 부담되어 초조해져 가기 시작한다.

그 때 그들 곁으로 다가서는 이슬이. 이슬이가 친구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리고 응원을 받은 친구들은 운동회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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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쟁 상대는 오직 나 자신뿐이야.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돼.


이슬이는 치어리더로, 자신의 한계와 맞서 싸우는 친구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건넨다. 이슬이의 응원에는 친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노력과 , 자신의 경험을 더해 긍정의 에너지가 발산되도록 돕는다.

위로는 대단한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이 가장 우선이며, 허황된 칭찬과 막연한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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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아이콘 이슬이와 그의 친구들은 물에 사는 생물들이다. 그들이 사는 공간의 오염과 무분별한 파괴는 멸종 위기라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그들의 삶은 생태계 보존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인간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림책 작가 케이티 오닐은, 물에 사는 생물들의 생태와 특징을 살려 『이슬이와 친구들』 을 세상에 내놓았다. 우리가 물에 사는 생물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이슬이와 친구들』 속에 등장하는 생물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담아 두어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생태계를 보존하는 힘이 됨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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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가 친구들에게 건넨 위로의 말, 이젠 내가 먼저 건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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