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모우 미운오리 그림동화 1
나피 지음, 송지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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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내린 눈으로 우린 여전히 눈을 그리워하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어요. 코로나 19 시대로 다양한 겨울 축제는 즐길 수 있지만, 겨울을 담은 그림책 한 권이 있다면, 아쉬운 겨울도 따듯하게 느껴질 거예요.


『 숲 속의 모우

나피 Naffy 글, 그림 / 송지현 옮김

미운오리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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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가득 메운 눈 밭 사이로 마주선 나무 두 그루가 마치 터널을 만들어주듯 서로를 안고 있어요. 그 사이로 한 소녀와 이름모를 동물 하나가 마주보고 있네요. 그들 뒤로 이어진 나무 터널은,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문과 같은 신비로움과 그들을 감싸고 있는 아늑함이 소복히 쌓인 눈과 함께 따듯하게 전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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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어느 겨울 날, 병든 할아버지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지내는 소녀 토토의 집에 낯선 친구가 문을 두드려요. 하얀 눈길을 헤치고 찾아온 낯선 친구가 토토도 어색한가 봐요. 그 둘의 어색함은 마주선 거리에서 느낄 수 있고, 열린 문과 낯선 친구 사이에 끼여 있는 투명 종이가 또 한번 말해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독자에게 낯선 친구를 살짝 가려주는 역할도 대신해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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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는 기운이 없는 할아버지를 걱정하면서 추위에 떨었을 낯선 친구 '모우'도 보살펴요. 낯가림을 하는 모우가 곁을 주지 않지만, 토토는 기다려 주지요. 토토가 끓인 따듯한 스프로 배를 채운 모우는 깊이 잠이 들고 숲 속의 집도 고요하게 잠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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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난 토토는 숲을 향해 걸어가는 모우의 뒷모습을 보고 서둘러 숲으로 향해요. 모우의 모습을 그리며 모우를 따라가던 토토는 숲 속 깊이 들어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거든요.


그 때 토토와 모우 주변으로 처음 보는 괴물들이 모여 들어요. 소리치려는 순간, 하늘에서 커다란 소리와 함께 별들이 떨어지고 괴물들은 별들을 향해 걷기 시작해요.


토토가 놀란 눈을 떴을 때는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돌이 여기저기 굴러 다니고 토토는 별의 모습을 그려 괴물에게 보여주어요. 괴물은 토토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떨어진 별을 가리키지요. 토토가 그린 그림이 별이냐고 묻는 것 같아요.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게 해 주는, 마치 꿈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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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우주가 되었잖아.



눈폭탄처럼 떨어진 별들은 이 땅으로 내려와 눈과 함께 구르면서 빛을 가득 품은 우주 같아요. 숲을 환하게 비춰주는 별빛은 우주의 신비로움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그 주변에 있는 괴물과 토토 그리고 모우까지 푸른 빛으로 물들어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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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별들을 담아 스프를 끓여 토토에게 한 그릇 나눠 주어요. 추운 겨울 마시는 따듯한 수프 한 그릇은 추위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하지요. 괴물의 마음과 별빛이 담은 수프는, 아픈 토토의 다리를 싹 낫게 해 주어요. 토토는 그 순간 침대에 누워만 있는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수프를 담아 집을 향해 서둘러 길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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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다리를 낫게 해 준 수프의 힘을 알았기에 너무 서둘렀을까요?

숲길이 미끄러웠을까요?

토토는 그만 수프를 쏟고 말아요. 얼마나 속상할까요? 


아버지를 일어나게 할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이었는데, 자신의 실수 때문에 기회를 놓친 것 같은, 토토는 할아버지의 침대에 매달려 소리내어 울고 말아요.


토토의 울음 소리는 숲 속을 울리고, 괴물들의 마음을 울렸나봐요. 토토의 눈물이 마르기 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와요. 낯선 친구가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그 날처럼 말이에요.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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