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Wow 그래픽노블
캣 레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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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캣 레이 글·그림 심연희 옮김

                                                                                                               보물창고』

 

귀여운 사슴뿔 머리띠를 한 소녀와 사슴 그림자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또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표지의 그림, 소녀의 표정엔 호기심이 잔뜩 베어있는 '스냅드래곤'. 나에게는 무척 생소한 이름을 한 책 제목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까 책장을 열기 전까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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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마녀가 산다.

마녀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들은 스냅드래곤은, 반려견 굿보이를 찾으러 '마녀'가 있는 숲으로 들어간다. '‘마녀 같은 건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실이 궁금했던 스냅드래곤은 드디어 확인할 기회가 왔음에 발걸음을 서두른다.

마녀로 지칭되는 할머니 잭스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돌보고 죽은 동물의 사체에서 뼈만을 발골하여 조립한 후 인터넷 판매를 하는, 매우 진보적이며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게 아님을 확인한다.

 

 

난 이 짐승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아.

짐승은 언제나 죽는 법이지. 하지만 죽음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해.

"우리의 죽음은 최소한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로드킬은 너무 비참한 죽음이 아니냐.

동물을 치어 죽였는데도 알지도 못하는 주민이 아주 많아.

그래서 내가 대신 알아주지.

『스냅드래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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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라는 이미지와 걸맞던 날카로운 인상의 잭스는, 점점 현실 속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그녀가 동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적인 모습에서 긴장감 대신 그녀만의 독특한 돌봄과 위로에 엄지가 세워진다.

잭스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동물들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스냅드래곤을 뼈모형 맞추기 작업에 함께 하는 동료로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마녀만이 할 수 있는 마법에 대해 가르쳐주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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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은 학교에서 항상 혼자다. 혼자가 편하다는 스냅드래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아이들과 굳이 친구가 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혼자인 루이스와 우연하게 만나게 되면서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가 된다.

해골티셔츠가 좋은 스냅드래곤과 치마가 좋은 루이스,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스냅드래곤의 엄마, 그리고 루이스의 난처함을 엄마의 몫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럼 이거 하나만 똑똑히 들어 둬.

넌 스스로를,

또 친구를 지키기 위해 나쁜 애들과 맞섰어.

그러니 넌 잘한 거야.

있는 그대로의 네가 자랑스러워, 우리 딸.

네가 솔직하지 못하게 사는 거 싫어. 알겠니?

『스냅드래곤』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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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은 루이스에게 줄 옷을 찾던 중 할머니와 잭스가 함께 찍은사진을 발견한다. 할머니와 잭스, 그들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을 해야만 했던 배경에 대해 듣게 되며, 혼자인 삶을 선택한 잭스만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특수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숨기며 살아갈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사랑도 삶도 당당하게 살아간 그들의 모습은 누군가를 향한 따듯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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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스 할머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녀만의 마법, 스냅드래곤은 그 마법을 배우고 싶어하며, 잭스는 유령을 볼 줄 아는 스냅드래곤의 능력을 인정하며, 앞으로 가르쳐줄 것을 약속한다.

마법은, 네 자신을 의지할 줄 알아야 한다.

마법이란 오로지 너의 의지와 에너지에 달린 거야.

『스냅드래곤』 133쪽

드디어 스냅드래곤에게 마법의 힘을 발휘하는 날이 찾아온다. 그리고 마법의 힘을 빌어 교감하는 능력까지 발휘되며 그로 인해 함께 하는이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앞가림을 잘하는 걸 보니 감동적이구나, 얘야. 잘했다.

너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군.

내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네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니까.

내가 고집을 부렸구나. 그러니, 미안하다고."

"고마워요, 잭스 할머니! 할머니가 가르쳐 주려고 했던 게

이제 뭔지 알 것 같아요."

『스냅드래곤』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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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부록처럼 담겨있는 그래픽 노블 작가 '캣 레이'의 손에서 탄생하게 된 인물들의 초반모습부터 다양한 표정까지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작업일지를 보는 새로운 경험까지 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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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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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족 이야기 2 - 동굴 원정대 신비도서관
김춘옥 지음, 김완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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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족 이야기 2

김춘옥 글, 김완진 그림

청어람미디어』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누군가 만들었다면?

우리가 걷는 이 길을 누군가가 관리하고 보살피고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설렘이 일고,

새벽녘 길을 지켜보며 그 누군가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길의 세계를 열어가는 이야기,

길족 이야기 두번째 "동굴 원정대"와 함께

그들만의 비밀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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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1권의 길새에서

다부진 주먹을 쥔 모습을 한 2권의 길새는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 생긴 듯한 의지와

한층 성숙해진 모습에서 새의 변화가 기대된다.

또한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온 몸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새겨진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새와는 어떤 관계로 연결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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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족 이야기』

책의 바탕을 이루는 배경과 등장 인물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판타지 동화라는 장르에 맞게

미리 배경지식을 쌓고 그 위에 인물을 얹고

책장을 열면서 사건들을 하나씩 포개어가면

글로 읽었던 배경과 인물이 마치 살아숨쉬는 듯한

생생함과 집중력으로 책읽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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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갇힌 새와

새의 안전이 걱정인 길찾족 부족장 길모아

길모아에게 감춰진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자 하는

또다른 부족장 길다다

권력을 갖기 위한 암투와

길족이 지켜야 하는 혼인법을 어긴 길모아의 사랑

그 모든 것이 걸음족으로 살아왔던 길새가

길족 세상으로 오면서

족장 길필도와 부족장 길모아의 숨통을 죄어온다.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에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가 안고 있다.

길모아가 새를 아들로 받아들이는가?

새와 엄마는 다시 만날 수 있는가?

길다다가 길모아의 비밀을 두고 어떤 거래를 할 것인가?

길족 세상에 평화는 찾아올 것인가?

족장 길필도가 지켜낸 길족 세상의 최선이 모두에게 최선인가?




“휘는 대체 왜 만들어서 이렇게 다치신 건데요?"

"나는 휘를 통해 길족 세계와 걸음족 세계의 모든 길을 통제할 수 있기를 원했단다. 그러면 세상 모든 길들의 질서를 쉽게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으으

“길의 질서라고요?"

“길족 세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 난 질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단다. 길찾족은 길을 돌보고 길만족은 샘을 돌보는 능력과 함께 발자국 길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지, 으으. 그런데 길만족은 발자국 길 만드는 일을 특히 더 좋아했지. 나는 길만족이 마구 길을 만드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어, 으으, 자유로운 길만족으로 인해 길족 세계의 질서가 무너질까 두려웠던 거야, 으으. 그래서 길만족을 농장이나 동굴에 가두어 관리하게 된 거란다. 으윽.”

족장은 힘이 부치는지 잠시 눈을 감았다가 힘겹게 다시 말을 이었다.

“난 그저 지금처럼 길족 세계가 질서 있게 유지되길 바랐어. 샘물도 동굴 깊은 곳에 있으니 동굴 문을 닫아 놓고 관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 으으. 그리고 그 생명수를 지키는 것이 우리 가문에 주어진 비밀 임무라는 걸 이제야 말하게 되었구나."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 84쪽.



2권에 첫 등장하는 "휘"는

길신의 손에 만들어져

발자국과 길을 먹으며 스스로 몸이 생겨나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휘는

완전한 자유를 위해 길다다의 명령에 충성하지만

동굴의 나가는 길을 알기 위해 찾아온 새를 만나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인가를 고민한다.


길신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던 휘,

휘를 보듬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는 길신,

그 둘의 만남은 서로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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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나가는 문을 찾기 위한 동굴 원정대

새와 함께 하는 사냥꾼 길포와 휘

그리고 길모아가 내어준 천리둥이와 만리둥이.

그들이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 담긴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

긴박하면서도 신중하게 때로는 거칠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기다림은 도전의 기회를 구하고

책임은 진실 앞에 용기를 낸다.

길족 세계의 평화와 질서,

지켜질 수 있을까.

'길'이라는 소재로

'길족'이라는 독특한 세상을 만들어낸 판타지 동화

우리와 친근한 '길'의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새에게 주어진 운명과 선택의 삶,

그것에 도전과 모험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진지모드를 지울 수 없었다.

판타지 동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공간의 초월과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 참 좋았던 시간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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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족 이야기 1 - 비밀의 샘 신비도서관
김춘옥 지음, 김완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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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

김춘옥 글, 김완진 그림

청어람 주니어』

 


나는 25분을 걸어 출퇴근한다. 대중교통의 기다림이 싫어서 걷기 시작한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이 1년을 채워가고 있다.



매일 걷는 길인데도 나는 날마다 어디로 걸을까, 어느 골목에서 꺾을까를 고민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곳, 어둡지 않은 곳, 길이 지저분하지 않은 곳, 나름의 선택지를 두고 결정한다.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선택이면서도 나는 매일 아침 고민한다.



나의 고민은 길이 주는 다양성이 나에게 주는 과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초등학생 고학년 대상으로 발표된 판타지 동화,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을 만나게 되면서, 길이 가진 생명력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기운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 나에게 일어난 작은 변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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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소년 '새', 길족 세상에 가다


하늘나라 선녀가 만든 길에서 생겨난 길족들이 사는 세상에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길만족

그 길을 다지고 돌보는 일을 하는 길찾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고 돌본 길을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걸음족은 우리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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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에 일어난 분열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된

열세 살 '길새' 와 이종사촌 '길포'


그들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헤쳐가는지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을 통해

비밀 속에 감춰진 진실을 하나씩 벗겨내는

새로운 재미와 판타지 세상으로의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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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간으로의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길새'는

생일을 맞이한 어느 날, 엄마와의 데이트를 위해 길을 나서던 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과 맞닥들이게 되고,

그 곳에서 '길포'라는 길찾족 사냥꾼을 만나게 된다.


'길새'를 위험에서 구해준 '길포'의 늪길공

발에 딱 맞아떨어지는 황토색 신발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새어나온 길만족의 주문까지

엄마가 반복하여 들려준 이야기가

허구가 아님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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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자국 길을 만들어 내는 길만족이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존재로 단정하며 그들을 가둬버린 길찾족의 족장 길필도,

길만족과 살았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길찾족의 부족장 길모아,

족장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때를 기다리는 또다른 부족장 길다다.


그들이 길만족에게 행한 과거의 사건에서

그 사건으로 인해 길족 세상에 찾아온 위기까지,

'길새'와 '길포' 그들이 안고 있는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길새'를 길만족으로만 대할 수 없는 길모아가 가진 비밀

그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길다다까지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 길족에서의 이야기는,

판타지 세상이 펼쳐지는 무한한 상상과

배경 속에 감춰진 비밀이 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요소가 되어주고 있다.


책과 함께 하는 굿즈 "발자국 클립"

길족 세상이 만들고 돌본 길을 걸어가는

걸음족, 인간을 향한 애정처럼 느껴져

더욱 앙증맞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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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길새'에게 베풀어진 길모아만의 비밀

그 비밀을 묻으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

그리고 비밀의 중심에 선 '길새'


그들이 길족 세상에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걸음족의 삶을 살아왔던 '길새'를

길족 세상으로 보낸 엄마의 선택, 그 이유까지

서서히 밝혀져가는 이야기는

초등학생 대상의 판타지 동화라는 것을 잊을 만큼

성인이 내가 읽기에도 흡입력있게 펼쳐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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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는 또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는

인간과 판타지 세계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를 통해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내는

아주 기발하고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를 갖추게 된다.


걸음족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길새의 엄마와

그 선택에 힘을 발휘한 길모아

비밀을 안은 채 길족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은 '길새'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은,

인연의 고리와 변화가 시급한 길족 세상의 이야기가

공간과 시간의 이동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져간다.


우리가 걷는 길마다 길족들의 정성이 담겨져있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어느 길도 의미없는 곳이 없으며

어느 길도 필요치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걸음족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길족 세상은,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의 첫 발을 내딛게 하는,

초등학생 대상의 판타지 동화의 소재로

호기심과 상상력, 창의력까지 모두 갖춘

충분한 소재임에 틀림없음에 과감한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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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10
김명진 지음, 전명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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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김명진 글. 전명진 그림

청어람주니어』


나에겐 아주 다정하고 든든한,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귀한 손님이 있다. 첫째가 세 살이 되었을 무렵, 식탁이든 거실 테이블이든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 했다. 첫째의 귀한 친구 '괴물'이가 우리 집에 놀러 왔기 때문이다.


책 볼 때도 만들기할 때도 간식먹을 때도 항상 첫째의 옆자리를 채우던 '괴물', 그 손님은 고등학생이 된 첫째에게는 첫 친구이자 동생이었고, 혼자있는 첫째의 가장 귀한 손님이었다.


청어람 주니어에서 초등학생들의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출판된 동화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이라는 제목을 만나는 순간, 우리집에 잠시 머물렀던, 한동안 잊고 지냈던 '괴물'이가 떠올랐다.


동화 속 친구들에게 '외계인'은 어떤 존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손님? 친구? 상상? 그 무엇이든 지금의 시간에서 외계인은 절실한 존재임엔 틀림없을 거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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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외계인'이라는 허구의 존재와 더불어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무척 사실적이고 공감을 갖게 하는 동화이다.


어린 나이에 헤어진 아빠를 만나기 위해 섬에 갈 계획을 세운 철구는찾아오는 친구들의 물건과 교환하는 '아무거나 교환소'를 운영하며, 그것들을 모아 '번개장터'에서 팔아 차비를 마련하고자 한다. 아빠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은 엄마가 밉지만, 더 미운 건 여자 아이 이름을 '철구'라고 지은, 센스없는 아빠에게 따지고 싶다는 철구의 말에 보고픔과 그리움이 깊게 자리하고 있음이 느껴져 마음 한 켠이 짠해온다.


가을이와 한바탕 하면서도 친구들의 동정을 산 안나는 철구에게 무당벌레 브로치를 건네며 사라지게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철구는 안나의 브로치가 탐나는 마음과 지하실에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이란 공책을 언뜻 본 것 같아 가능할 것 같다는 긍정의 대답을 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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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생각처럼 수월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라지고 싶다고 말하는 안나, 안나의 다리에 가득한 멍자국과 결석의 이유 그리고 가을이가 직접 목격한 안나의 도벽까지.


안나와 절친이 되고 싶은 맘은 1도 없지만 안나에게 마음이 쓰이는 것까지 모른 척 할 수가 없는 철구는 자신도 모르게 안나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말았다. 절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모른 척 지나가려고 해도 안나가 창을 통해 보내는 모스 부호가 자꾸만 아른거려 과감히 등을 돌릴 수가 없다.


철구는, 지하실에서 발견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공책은 어린 시절 혼자였던 아빠가 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안나도 아빠처럼 지금의 고통을 잊고 싶은 간절함이 있어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철구에게 상처가 될까 숨겨왔던 아빠의 존재는, 철구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기다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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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를 향한 안나 아빠의 사랑과 아빠의 사랑이 힘겹기만 한 안나, 얄밉고 싫지만 친구의 비밀을 웃음거리고 만들고 싶지는 않은 안나를 향한 가을이의 마음, 아빠를 외롭게 만든 죄로 몇년째 곁을 지키는 할머니의 기다리는 사랑까지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가족을 지켜내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친구를 향한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외계인'이라는 존재로 하여금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간절함과 외로운 자신을 누군가에게 의자하고픈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출간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친구 그리고 가족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공감의 시간을 갖게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것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부터 가져보면 어떨까?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 관계라는 고리를 만든다. 그 고리를 잘 유지하기 위한 우리에게는 '이해'라는 필수 조건이자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을 읽으면서 나에게 부족한 새로운 기술 하나 터득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분명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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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성으로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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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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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이고 싶은 아이

이꽃님 글.

                                                                                                                                                                                                 우리학교 』 

 

 

뉴스 사회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내용을 살피면 '학폭' '살인' '폭력' '학대' '괴롭힘' 이 마치 유행어처럼 반복되고 있기에 이꽃님 작가의 신작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꽤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을 키우는 엄마로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어내기가 조금 두려웠다. 청소년기를 살아내고 있는 나의 아이들과 함께 읽을 생각을 하니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선 분명 이런 일도, 이런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읽고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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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은 아빠가 붙여준 변호사 앞에 앉아 변호사가 말하는 대로, 변호사가 그려놓은 대로 그날의 시간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것만이 주연이를 무죄로 판결 나게 하며, 아빠가 그동안 일궈놓은 것에 티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단짝 친구 서은이와 주연.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17살 주연이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서은이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주연이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유일한 단서가 되는 벽돌엔 주연이의 지문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뿐. 주연이는 말해주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믿고 싶은 대로 자신이 서은이를 죽인 게 맞다고.

 

 

그렇게 되면, 서은이 엄마도 더 이상 서은이가 외롭게 마지막을 보냈을 학교에 매일 나와 사무치는 슬픔에 젖어있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서은이의 죽음 이후에 이뤄지는 두 소녀의 주변 인물들이 증언하는 인터뷰와 주연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서은이와 주연이의 관계를 짐작하고, 주연이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주연이란 인물과 한 발작씩 다가가는 시간을 제공한다.

 

 

두 소녀의 이야기는 연일 기사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주연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로 쏟아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기자들이 써내려간 기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진실을 덮어버리게 하는,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그 동안의 나는 어떠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묻잖아. 네가 그랬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어차피."

"뭐?"

"어차피 …… 안 믿어 줄 거면서."

 

 

주연이는 모든 것을 갖췄지만 곁에 아무도 없는 외로운 아이였고, 서은이는 어느 것 하나도 없지만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외로운 아이였다.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한 나름의 행위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되었고, 이 관계는 서은을 향한 감정이 집착으로 변형되면서 주연은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죽이고 싶을 만큼 서은이가 간절하게 필요한 주연, 정말 서은이를 향해 벽돌을 던졌을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우리의 현실을 매우 비슷하게 똑닮게 쓴 청소년 소설이다. 친구가 살인 용의자가 된 사건은 그들을 둘러싼, 사실 그대로인 진실보다는 믿고자 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아프고 씁쓸한 현실을 드러내면서 독자의 마음을 헤집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알고자 하는 믿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남긴 『죽이고 싶은 아이』 또다른 진실이 세상으로 드러날 날만을 간절히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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