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들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빅토 가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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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에 이런 시 구절이 있어요.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오늘 읽고 마음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그림책 『소원들』을

나태주 시인의 시구절을 인용해 보면,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간절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소원들

므언 티 반 글, 빅토 가이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처음 그림책을 받았을 때 살짝 내려다본 표지는 아름다웠어요.

바다 위에 띄워진 배 한 척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별빛들이.

제목과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았을 때 쿵 했어요.

'소원들'이라는 제목과 작은 배를 가득 메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지친 채 고개를 숙인 사람들의 뒷모습과

가슴으로 두 손을 모은 간절한 표정의 한 소녀.

배에 탄 그들의 항해는 안전할까요?




늦은 밤 우리는 할아버지를 두고 떠나요.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요.

시간이 더 늦게 가기를 소원해 보이지만

우린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나서야 해요.

우리는 알고 있어요. 곧 헤어질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요.

이미 수많은 생각을 했고, 수많은 경우를 염두해 두었지만,

오늘 밤의 이 선택이 최선이기를 소원할 뿐이에요.




자꾸만 뒤돌아보게 돼요.

오늘 밤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 곳을.

우리는 기다려요.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간절하게 소원해요.

깊은 밤, 우리는 작은 배에 몸을 구겨넣고 숨죽이며

바다를 건너야 해요.

우린 모두 무사히 갈 수 있을까요?

우리 중 아무도 해답을 알지 못해요.



우리는 무서워요.

우리는 함께 있어요.

우린 강해질 수 있어요.

강해질 거예요.

우리에게도 태양은 뜰 거예요.

내일은 분명 올 거예요.



어린 시절 베트남을 탈출해야만 했던 작가 므언 티 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원들』은

한 문장의 글과 그림만으로

우리에게 '난민'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자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현실

세상을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까지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그들의 간절한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는 그 날,

분명 오겠지요?

올 거예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소원들이니까요.



책표지 커버를 벗기면, 아이들의 모습이 나란히 그려져 있어요,

피부색도 얼굴도 모두 다른 우리 아이들,

초롱한 눈빛과는 달리 입은 굳게 닫혀 있어요.

그들에게서 미소를 빼앗은 어른,

어른들의 손에서 나라를 잃고, '난민'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

그들의 간절한 소원에 귀 기울여 주세요.

그림만으로도 그들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들이 원하는 『소원들』

그들의 간절함에 함께 두 손을 모으는 밤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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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무 - 2022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I LOVE 그림책
임양희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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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무

임양희 글,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커다란 나무의 그늘 아래 앉아 나무를 올려다 보는 한 소년

소년이 짓고 있는 미소에는 편안함과 따듯함이

베어나와요.

커다란 나무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색색들이 물든 나뭇잎들이 시원함을 안겨요.

책표지를 넘기는 순간,

글과 그림 작가분의 성함은 한국명인데, 옮긴이가 있어요.

순간 엥? 하는 느낌으로 들어가 책날개를 살펴보니

한국분들로 지금은 외국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계신 상황이며

오늘의 그림책은,

한국땅을 떠나 타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어 준 집 앞 나무 한 그루,

그 이야기가 그림책에 담겨 있어요.

마치 음악이 흐르는 것만 같아요.




낯선 곳으로 생활 공간을 옮긴 소년은,

뒷마당에 우뚝 세워진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보며

한국에서 그늘을 만들어주던 감나무가 생각나요,

낯선 공간에서 만난 나무는

'자두랑'이라는 이름으로 소년과 함께 한다.




'자두랑' 함께 하는 시간동안

소년은 낯설었던 환경과 친구들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게 되었고

계절의 변화마다 변화하는 자두랑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낯선 타국에서 어색하기만 했던 소년에게 '자두랑'은

단순히 뒷마당 나무 한 그루가 아닌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의 일원이 되었겠지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위로가 되어 준

'밍기뉴' 가 있었듯이 말이에요.




'자두랑'과 행복했던 소년에게 시련이 닥치네요.

폭풍우가 온 도시를 휩쓸고 지나간 밤

오래된 '자두랑'은 쓰러져 마당 위에 누워 늠름한 자태를 잃었어요,

소년은 마당에 누운 '자두랑'의 몸 위로 올라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친구들과 색다른 재미로 '자두랑'을 만나지요.

커다란 몸집의 늠름한 '자두랑'에서

위에서 아래로, 눈높이를 맞춘 놀이터가 되어 주었어요.

마치 《선인장 호텔》의 선인장이 수명을 다하고 쓰러지자

땅에 사는 작은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또다른 모습으로 그 곳을 지켜내듯 말이에요.




마당에 누운 '자두랑'은 곧 마당에서 실려나갔어요.

'자두랑'이 떠난 자리는 소년의 마음에 그리움을 키워내지요.

소년은 '자두랑'의 자리에 작은 자두나무 한 그루를 심어요.

그리고 열심히 키워내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일 줄 아는 소년에게 '자두랑'은

자연이 준 첫번째 친구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예요.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평생 갖지 못할 아주 귀한 친구이자 추억을 가진 소년이

참으로 많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자,

어린 시절 우리 집 뒷마당에 있던 대추나무 한 그루

가을 밤 누가 대추라도 털어가려고 하면

"누구야? 우리 대추 가져가지 마!"하고 소리치던

꽤나 호기넘치던 제가 떠오르네요.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주관적인 저의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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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마음을 챙겨요
엘리자베스 버딕 지음,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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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앉은 흑인 소녀와 백인 소년, 

파란 색연필과 빨간 색연필,

잔잔한 미소를 짓는 소녀와 입을 벌린 채 환환 미소를 머금은 소년,

서로 다른 두 아이의 모습과 함께 소녀의 머리 가까이 놓인 작은 시계가 놓여 있다. 

'기다림'을 표현하는 그림의 표지가 참 따듯하다.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엘리자베스 버딕 글 /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마음을 챙겨요

어린 친구들과 수업하는 한 시간 동안 내가 자주 하는 말을 떠올려 보면, 

잠깐만요,

기다려 주세요.

먼저 손 든 친구 먼저 해 볼게요.

기다리는 것도 공부예요.

우리 조금만 기다려줘요.

이다. 함께 하는 시간동안 서로 다른 친구들의 활동 시간을 보장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차례를 정하다보니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은, 기다림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다. 우리 아이들이 겪어보았을 크고 작은 사례들을 그림과 함께 짧은 글로 표현하면서 아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간식을, 그네를, 기다리는 일

아기가, 씨앗이, 달걀이, 생명이 탄생되길 기다리는 일

생일, 가족여행을 기다리는 일

아이들은 경험을 떠올리며, 기다림을 했던 자신을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다리는 과정은 꽤 지루하고 심심하고 때로는 불안함에 짜증이 일어나기도 한다.그 때 현명하게 잘 기다리는 방법들을 전한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대체적인 방법은 정해진 숫자만큼 기다려주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데, 그 시간 또한 아이들을 지치기게 만들어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은, 기다림을 현명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어, 지루한 기다림보다는 기다림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기다리는 아이도, 기다리는 동안 활동을 마무리하는 아이도 서로 불편하지 않는, 교실 속에서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은, 보물창고의 '마음을 챙겨요' 시리즈로, 아이들이 자주 경험하는 '기다림' 으로 불편한 상황들을 현명하게ㅣ 대처하는 방법을 말해주는 책이다. 지루하기만 느꼈던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기다리는 상황, 기디릴 때의 마음, 기다림을 조금 덜 지루하고 심심하게 보내는 방법 등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면서 아이들 스스로 기다림을 보내는 방법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분좋게 실천해볼 수 있도록 표현된 그림책이다.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은, 표지부터 서로 다름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을 등장시키면서 아이들이 편견없이 타인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잔잔하게 스며들게 만든다. 또한 선명한 그림과ㅏ 짧은 글로 아이들이 스스로 충분히 읽고 느낄 수 있으며, 실천해보고 싶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어 참 좋았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는 '기다림'을 잘하기 위한, 잘 지도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갖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참 좋은 지침서가 되어준다. 교실을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기다림'을 심심하고 지루한 감정이 아닌 즐거움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채워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는 보물창고의 '마음을 읽어요' 시리즈는 아이들의 마음에 긍정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따듯한 그림책이 되어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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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걱정 마 마음을 챙겨요
엘리자베스 버딕 지음,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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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무언가를 앞두고 있을 때, 꽤나 많은 생각을 한다.

다음에 일어날 일에 앞서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 어떤 말을 할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한다.

매번 현실은 연습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는 걸 보면

내 맘 속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걱정 마 걱정 마

엘리자베스 버딕 글 /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마음을 챙겨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어떤 날을 앞두고

불편하지만 해야 할 일을 남겨두고

우리는 '걱정'이라는 불편한 마음과 씨름을 한다.

'괜찮아'라는 아주 쉽고 간단한 주문도

잊게 만드는 '걱정'이라는 마음은

꽤 무겁고 깊게 우리들의 마음을 누른다.

 

 

아이들의 마음에 소리없이 다가오는 '걱정'을 다룬 그림책

『걱정 마 걱정 마』 는, 누구에게나 걱정이 있다,

어른들에게도 시시때때 걱정이 생기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아이들의 걱정 앞에 '괜찮아'라는 말로,

감정을 읽기보다는 이유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어설픈 위안의 메시지를 남길 때가 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아야만 해야 할 것 같은,

아이에게 내 마음도 다 다스리지 못했는데

성급하게 괜찮아져야 하는 부담을 안긴 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걱정'이라는 말을 쉽고 명쾌하게 정의내려 준다.

막연하게 '걱정하고 있구나'하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대신

지금 아이의 마음에 깃든 불안한 맘을

'걱정'이라는 단어에 담아 잘 풀어내주는 것.

진심이 느껴져서 참 좋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살며시 손을 얹어

아이의 마음 한 켠에 자리했을 응어리가

풀어가길 바라본다.

마음에 담아 살며시 담는다.

걱정이란

나쁜 일이 일어날 것만 같고,

꼭 실수를 할 것만 같고

도저히 못할 것만 같은

그런 생각들이야.

 


 

걱정은 키우면 키울수록 커지고,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법

아이의 걱정을 크기로 잴 수는 없지만,

아이에게 꽤 묵직하게 마음에 담겨 있을 것이다.

별거 아니라는, 금방 지나갈 거라는 위로보다는

아이에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 주면

참 좋을 것 같다.

『걱정 마 걱정 마』 는, 걱정의 크기를 작게 더 작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누구나 쉽게 그 방법을 실천할 수 있겠지 하는 맘과 더불어

아이들이 걱정을 알고 내게 왔을 때 섣부른 해결책을 꺼내는 어른이기보다는

아이가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느리지만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걱정은 네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게 하지.

배 속에 나비들이 가득한 것처럼

가슴이 벌렁거리기도 해.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된 『걱정 마 걱정 마』

걱정 많은, 걱정하는 아이도 어른도

함께 보면서 마음을 잠시 쉬게 하는

마음을 든든하고 따스하게 만드는

참 좋은 그림책이다.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야.

누구나 다 걱정을 하지.

어른들조차도 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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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마음 작은 아이 미래의 고전 64
김윤배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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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노,

차령산맥을 바라보는 무봉마을에서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화가의 꿈을 가진 소년이다.

두노의 마음속에는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꿈이 고스란히 담고 있다. 두노는 자신이 놓인 상황을 수용하고 그 자리에서 최선의 모습을 살아가는, 어리지만 어른의 마음까지도 포용하는 참 큰 아이이다.

『큰 마음 작은 아이』 제목과 딱 들어맞는, 두노의 이야기를 살포시 열어본다.

사건 하나. 도난 사건


4년동안 정성스레 키워낸 인삼을 도둑맞은 정이 아빠는, 용의자로 두노 아빠를 지목한다. 도시와 떨어진 시골 마을에 인삼밭이 있을 거라고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외지에서 살다 들어온 뜨내기가 정보를 흘렸을 것이며, 전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두노네 아빠의 소행이라고 장담하게 된다.

자식처럼 키워낸 농작물을 잃은 농부의 심정을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그 누구에게라도 죄를 묻고 싶은 심정, 정이 아빠의 그 마음이 정이에게 전해지고, 정이는 두노아빠는 범인이고 두노는 범인의 아들로 단정짓는다.

하루벌이로 힘들어 살아가고 있지만 절대 남의 것을 탐내는 사람은 아니라는, 아빠에 대한 믿음에 두노는 이 상황이 억울하기만 하다.

사건 둘. 늦은 밤 데이트

두노는 몸짱 담임선생님과 다람이 미술선생님의 달밤 데이트 장면을 목격하고 친구들에게 소문을 낸다. 소문은 화장실 벽에 쓴 낙서로 선생님까지 알게 되고, 두노는 낙서를 한 아이로 오해받기에 이른다. 그런 과정에서 다람이 선생님은, 두노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엄마의 가출과 아빠의 무능력 그리고 엄마의 역할을 대신하는 두노의 생활, 다람이 선생님은 사랑받지 못한 자신의 유년기가 떠오르면서 두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람이 선생님의 도움이 지나친 동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도움 받길 강요할 수 없는데, 선생님의 순수한 마음이 두노와 두노 아빠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염려되었다. 그 어떤 것도 일방적일 땐 가치를 잃게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어째서 그렇게 많은 길들이 있는 것일까?'

『큰마음 작은아이』 낯선 사람 중에서 47쪽

두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다람이 선생님의 마음과 두노의 상황을 말로만 듣고 감정적으로 다가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몸짱 선생님의 마음, 그 선생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결코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사건 셋. 그림을 시작하다

두노아빠는 화가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지만 공모전에서의 실패로 그림을 그만 둔다. 그림은 아빠의 모든 것임을 잘 아는 엄마는 어떻게든 뒷바라지하고 싶어했지만, 아빠는 붓대신 노동일을 시작한다.

두노는 선생님을 통해 아빠에게 그림이 어떤 존재인지 아빠가 그림을 다시 그리면 엄마가 돌아올 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다해 아빠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아빠는 두노가 힘든 상황에서도 이겨내며 밝은 모습으로 잘 자라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두노의 눈물어린 부탁은, 아빠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사건 넷. 어른들이란

두노는 알고 있다. 인삼밭 도둑 용의자가 아빠가 지목되었고, 경찰들은 여전히 아빠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그와 함께 며칠 째 잠복하면서 우리집을 향해 망원경을 두고 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두노는 당당하게 잠복 경찰들 앞에 서서 아빠의 무죄를 증명한다. 증거는 없지만 우리 아빠만은 아님을 밝히며, 시간 낭비하는 경찰들을 부끄럽게 만들기에 이른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힘든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았다.

『큰마음 작은아이』 아빠는 아니에요 중에서 88쪽

아빠를 향한 믿음, 아빠의 처절한 삶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랑,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른 친구들보다 힘든 건 너무나 잘 알지만 기죽지 않는 당당함, 친구가 쓴 낙서를 아무런 말없이 지워주는 의리가 참 잘 그려진 동화 『큰 마음 작은 아이』


두노를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큰 마음 작은 아이』는, 시골 마을에서 일어날 법한 도난사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오해와 화해, 생활고에 처한 부모님간의 의견 충돌과 해결 과정, 꿈을 접어야만 했던 가장의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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