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1
박신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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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엔 백과사전이 숙제부터 심심풀이용까지 활용되며 시간 떼우기에 좋은 책 중 하나였다. 그 때의 백과사전은 설명이 주를 이루고, 가끔 나오는 설명사진이 반갑기까지 했으며, 설명으로 부족한 것을 찾아볼 도구가 없었기에 짐작하는 것으로 그치기 일쑤였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키우면서 '세밀화'로 이루어진 도감을 만나게 되면서 식물 뿌리 하나까지 그려놓은 그림과 동물의 털 한올까지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마치 촉감이 느껴지듯 쓰다듬기를 반복했더랬다. 이젠 마치 살아있는 듯한 그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책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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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할 무렵, 벌겋게 달아오른 두 빰과 이마에 땀방울 맺혀가며 잠자리채 들고 아파트 뒷동산부터 캠핑장까지 종횡무진하던 아이들은 잡는 것보다는 보는 재미를 좋아할 나이만큼 자랐고, 세계가 '코로나 19'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도 마땅치 않은 지금, 너무나 행복한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듯해지는 책,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포근함이 느껴지는책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를 만나, 우리 가족은 무료함이 들 때마다 들춰보며 눈이 빠지도록 집중에 집중을 하며 보물 찾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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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계절이 다가오면 산에는 나무들이 우거지고,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꽃나무에는 본연의 색을 입힌 꽃들이 피어나고, 그 곁으로 찾아든 곤충들과 동물들이 자기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새싹과 낙엽 그리고 바람에 곤충들의 날개짓에 찢겨져간 나뭇잎들이 한 공간 속에서 어우러진 모습들이 자연이고, 우리가 자연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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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는 자연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담는다. 그리고 그 곁으로 마치 시낭송을 하듯 읊어가는 글에서 음이 느껴지고, 살랑살랑 바람이 일어 마음을 흔들어놓는 듯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앗! 지친 애벌레를 살펴보다 개미집을 밟았어요.

개미집은 어디에 있나요?

부지런한 개미들이 무너진 집을 고칠 거예요.

미안한 마음에 개미집 근처에 내가 먹던 곡식 모양 과자를 뿌려 주었어요.

"미안해, 개미들아. 대신 과자를 줄게."

개미들이 잘 찾을수 있겠죠.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3쪽

"귀여운 물고기들아,

우리가 간 다음에는 작은 돌집에 와서 쉬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안녕."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5쪽

도토리를 숨기는다람쥐처럼

숲에서 주운 도토리를 나뭇잎 사이에 숨겨 놓았어요.

언젠가 싹이 나서 나무가 될지도 몰라요.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9쪽

산책을 나온 작은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들을 숲에 떨어뜨린다. 작은 인형부터 유리구슬까지, 쌓인 나뭇잎 사이에 떨어진 나뭇가지 위를 살피며 자연과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스쳐지나면 보지 못했을 겹겹이 쌓인 자연을 주머니 속에 들었던 장난감을 찾으러 다가가기 시작했지만, 결국은 자연이 주는 향과 멋스러움, 그 곳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 마음이 쏠려 사과할 일도 고마운 일도 다음에 찾아오겠다는 약속의 말도 점점 늘어만 간다.

자연의 모습과 다정한 글 그리고 자연 속에 숨겨진 장난감과 자연속 생명들을 찾아가는 함께 찾아보는 보물 찾기가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의 중심이며,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우리의 시선을 한번에 빼앗아버리는 힘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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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만으로 자연을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땅으로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 하나도 새들에겐 안전하고 따스한보금자리가 되고, 동물들의 겨울 이불이 되기도 하며, 우리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어 숲이 주는 재미를 안기기도 한다.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는 세밀화와 보물 찾기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숲을 이루는 나무와 꽃들의 작은 요소하나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 우리들에게 차근차근 알려주고, 그들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그림으로 자세히 알려준다. 식물에 대한 상식이 없어도, 그림을 보고 설명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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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곤충의 이름을 한 번 더 부르게 되고, 앞모습에 익숙했던 나에게 옆모습 뒷모습까지 보여주는 곤충들을 만나면서 자연과 동심이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있음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작은 변화에도 꺄르르 넘어갈 듯 웃어제끼는 아이들처럼 기온의 변화에 색을 바꾸고, 바람이 불면 서로의 몸을 부딪히며 재미있다고 한참동안 온 몸을 떨어댄다.

우리의 누리는 자연 속에 담긴 보물 찾기, 우리는 무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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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2020-07-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신영입니다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비니의화원 2020-08-02 21:42   좋아요 0 | URL
작가님의 댓글에 너무나 행복한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