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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동생 팔았어요
뵌 아릴드 에쉬란드 글, 릴리안 브뢰겔 그림, 황덕령 옮김 / 진선아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너희들 또 사우면 혼날줄 알아!!"
이게 바로 제가 요즘 하루 종일 눈뜨면 달고 사는 말입니다.
나이 터울이 좀 있는 울 집 두녀석,
어릴 때는 정말 부러움을 살 정도로 사이 좋게 잘 지냈는데요!
어릴 적 사진들을 보면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 둘이 사이좋게 있는 사진을 보여주면
"누나가 나를 이렇게 좋아했다고? 요즘엔 짜증만 내는데~"
"후니 어릴때 진짜 귀여웠다. 이때가 더 귀여워!"하면서 한마디씩 하죠.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부터 점점 티격태격 하는 때가 많아지더니
이제는 눈떠서 붙어있기만 하면
한녀석이 쪼로록 달려와서 "엄마 누나가 그랬어. 잉잉."
또 잠잠하다 싶으면 한녀석이 씩씩대면서 달려와 "엄마 후니가 자꾸 방해해!" 라며
각자의 하소연을 쏟아놓기 바쁩니다.
이것도 하루 이틀이어야 참고 조용하게 넘어갈텐데요.
이제는 저도 한계에 다달았는지 바로 버럭버럭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즐겁게 보내야지
남매간에 사이가 좋아진다고 해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투닥거리는 울 집 두녀석에게 딱 맞는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남자동생 팔았어요."
딱 남매이고 그림책 속의 아이들이 우리 두 아이를 연상시켜서
더욱 정이 가는 책이었어요.
요즘은 말안듣는 동생을 파는 것이 대세인가봅니다.
그만큼 동생과 트러블이 많은 누나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뜻이겠죠!!
매번 둘이 싸우면 누나의 편을 들기보다
좀 더 어른스럽기를 바라며 누나가 먼저 모범이 되기만을
바랬던 저를 또 한번 반성하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큰아이에게는 더 의지가 되고 기대치가 커서인지
큰아이를 혼내게 됩니다.
'남자동생 팔았어요'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서로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어요.
후니는 "누나가 왜 동생을 팔아?"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듣고
누나는 "동생은 없어져야해! 맞아맞아!"하면서 끄덕거리며 읽게 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서로 아무 말이 없어지죠.
왠지 조금은 더 착해져야할 것 같고
조금은 더 잘해줘야할 것 마음이 생겨납니다.
" 이 책은 남자동생을 둔 주인공이 동생의 부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유쾌한 스토리에 아이가 충분히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면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부모님께서도 누나와 동생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우애 있는 모습을 보일 땐 아낌없이 칭찬해 주세요.
아이들은 스스로 잘 지내는 법을 터득해 나갑니다."
그림 속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책 속 동생과 누나의 표정을 보면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네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서로를 애틋하게 아껴주는 마음을 키워가면
참 좋겠습니다.
두 남매의 유쾌한 이야기도 눈에 들어왔지만
무엇보다 시선이 가는 것은 "아빠"였어요.
찡그리는 법 없이!
티격거리는 두 아이를 위해 멋진 묘안을 짜낸 아빠의 모습에
아! 나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너희들 또 싸우면 혼날줄 알아!"라고 버럭버럭 거리는 엄마보다
훨씬 효과가 좋으니 말이죠.
책 속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우리 두아이의 사이 좋은 모습도
떠오릅니다. 매일 매일 이런 모습만 간직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남매끼리 안싸울 수는 절대로 없겠지만!
싸우더라도 별것 아닌걸로는 티격거리지 말고
진짜 중요한 순간에는 서로에게 정말 필요한 친구가 되어주길 바래봅니다.
저도 바라지만 말고 '아빠'처럼 기발한 묘안을 짜내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요녀석들! 이제 엄마도 '너희들~'이라는 말 그만할게!
둘이 좀 사이 좋게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