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참 예쁜 눈을 가졌어요 - 사라져가는 동물들 10
실비 지라르데 외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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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재미있는 자연학습 그림책인데 절판되어서 너무 아쉽다. 우리집에 이 책이랑 <아주 먼 옛날부터 살아온 동물들>이란 책 이렇게 두권이 있는데 그 책들 말고도 도합 10권짜리 전집인가 보다. 다른 책들도 아주 재미있어 보이는데 절판되었으니 도서관에나 가야 있을까.

일단 그림이 아주 맘에 든다. 매우매우 프랑스적이면서 만화같은 삽화로 장난기가 그득하다. 내용도 그렇고 말이다. 학습용 그림책이니 실물과 닮게 정확하게 그려야하지 않나 이런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다. 그게 좋다. 이 책에 그려진 갖가지 표정과 포즈를 한 거미들은 "사실 그이는 아주 멋진 남편이었는데!" "내 껍질이 찢어지잖아!" "거미줄을 모으려면 한시간에 만원은 줘야 할 걸" "남편이 죽은 뒤로 독이 많이 올랐어" 이런 말들을 예사로 지껄인다.

또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신뢰해도 좋을 것 같다. 프랑스에서 어린이 자연사 박물관을 세운 세사람이 공동 저자이니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머지 여덟권이 나에게 없는 것이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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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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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간만에 숨도 안쉬고 책을 읽었다. 어찌 이리 재미있게 쓰나, 이 사람.

내가 아주 좋아하는 유명인과 내가 아주 싫어하는 유명인이 골고루 나와 이 사람 칼에 난도질 당해 주시니 이 아니 흥미로울 수가.

사실 난도질이란 표현은 좀 적당하지 않은 듯하다. 현존인물이니 왜 안 조심스럽겠는가. 굉장히 예의바르게 쓰려고 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편치 않았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심리평전이니 정신과 의사에게 자기 속내를 들여다 보이고 그걸 만천하에 공개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당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감안하면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하는 법. 난 그리 생각한다.

그리고 마냥 싫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내가 좋아하던 사람은 더 좋아하게 되었고, 싫어하던 사람은 더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아마 그건 정혜신씨랑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 비슷하게 겹쳐서가 아닌가 한다. (내가 싫어하는 인물: 정몽준, 이인화, 이명박, 박근혜)

그렇다고 이 책이 객관성을 결여한 지은이의 주관만으로 얼룩진 책은 절대 아니다. 정신과 전문의의 전문성으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것까지 날카롭게 찾아내어 인물 대 인물로 비교해 놓은 이 책은 흥미와 시사성, 그리고 시대와 사람을 보는 눈을 새롭게 하는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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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마리아
스가야 아쯔오 지음, 유석인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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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나 마리아는 실존인물이다. 스웨덴 사람으로 두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은 중증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세계장애자 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현재 가스펠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책 표지에 레나 마리아의 사진이 조그맣게 실려있다. 우리가 손으로 턱을 괴듯이 발로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인데 그 밝은 얼굴에는 그늘이라곤 없다. 이 책은 레나 마리아의 인생을 만화로 그린 것인데 이런 책(오체 불만족 같은)을 읽을 때마다 내가 감탄하는 것은 장애자 본인이 아니라 그 부모님들의 의연한 모습이다. 오체불만족에서도 주인공의 어머니는 팔다리가 없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했다던가. 레나의 부모님과 레나의 첫만남도 비슷하였다. 이런 부모 밑에서 성장하였기에 자신의 장애를 극복할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친구들이 모습이 다른 자신을 빤히 쳐다보면 "왜 날 쳐다보지? 아, 내가 멋있어서~"라고 생각하고 짖궂은 녀석들이 "야, 외다리!"라고 놀리면 "왜? 양다리" 라고 웃으며 받아칠 줄 알았던 레나 마리아가 자신에게 주어진 장애를 극복하고 수영선수에, 가수, 화가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는 모습은 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이 읽기 좋게 만화로 나온 이 책은 레나 마리아가 가스펠 가수이기에 종교적인 부분이 강조되어 쓰여지긴 했지만 어린이들이 읽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장애인이라고 하면 "불쌍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에게 그들은 불쌍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는 생을 살아가는 존경스러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하기에 이 책은 말 그대로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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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9
이미애 글, 이억배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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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이다. 일단 우리나라 민화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이 익살스럽고 재미있다. 그림 속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따스한 웃음이 절로 피어난다. 이억배님의 그림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 개구장이의 웃음과 그 개구장이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웃음을 동시에 지을 수 있게 만드는....

내용도 더 말할 나위 없이 좋다. 반쪽 밖에 안 갖고 태어난 반쪽이의 듬직하고 믿음직하고 씩씩한 모습은 대견하다 못해 부러울 정도다. 힘 세, 머리 좋아, 잘 생겼어, 착해, 반쪽 밖에 없다는 것 빼고는 말할 나위 없는 모습이다. 반쪽이라는 것은 지금의 표현으로 하자면 장애아라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은 이런 책을 많이 보고 자라야 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 자기와 다르게 생긴 사람이 많고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리고 그들과 함께 그들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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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피는 우리꽃 336 자연탐사 길잡이 3
현진오 지음, 문순화 그림 / 신구문화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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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각각 한권씩 시리즈로 세권이 나와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사이즈이다. 산과 들에 놀러가거나 관찰여행을 떠날때, 손에 들고 다니기 전혀 부담없는 포켓북 사이즈이다. 계절별로 분류되어 있는 것도 좋다. 보통 식물도감이라면 두툼하고 무겁고 식물의 종류도 워낙 많이 수록되어 있어 그걸 들고 다니며 내가 본 꽃이 과연 이름이 무엇인지 찾아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이 책은 봄에는 봄책, 여름엔 여름책 가뿐하게 한권 들고 나가면 해결된다. 책 아래에는 자기가 그 꽃을 발견한 날짜, 장소, 특기사항을 기록하도록 해 놓아 관찰일지 같이 사용할 수도 있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한 배려도 세심하다. 각각의 꽃마다 <식별 포인트>라고 하여 비슷한 다른 꽃과 구별할 수 있도록 차이점을 기술해 놓았다. 그리고 귀여운 동그라미 아이콘으로 사는곳, 쓰임새, 먹는 부위, 열매 익는 때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점도 좋다. 사진도 꽃과 열매를 같이 올려 놓거나, 멀리서 본 것과 근접 사진을 같이 볼 수 있도록 해 놓아 식별이 용이하다.

하나 아쉬운 점은 식물의 분류가 장미목, 국화과,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점인데 이게 꼭 안 좋다고만 볼 수 없다는 건 안다. 대부분의 식물도감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데 내가 예전에 본 현암사의 비슷한 책에서는 꽃의 색깔별로 분류를 해 놓아 내가 찾은 꽃이 노랑색이면 노랑색편만 뒤지면 되어서 식물분류를 잘 모르는 나도 아주 쉽게 그 꽃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경험이 있다. 다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니 아쉽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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