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세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4
B. 파스칼 지음, 김형길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팡세를 다 읽어버렸다. 무인도에 두권의 책만 가져가야 한다면 성경과 팡세를 가져가겠다고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말할 만큼 좋아하던 책이라 다 읽은 것이 아쉽기까지하다. 인생의 허무와 비참에 대한 모든 생각을 이처럼 잘 보여주는 책도, 그 해답으로서의 예수그리스도의 중심성과, 그 신성에 대한 예언과 유대인의 위치를 잘 보여주는 책도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1658년에 씌여졌는데도...

이 역본의 장점은 원본의 순서에 충실한 제2사본을 따랐다는 것과, 그래서 원래 파스칼이 구상한 논리적 순서를 짐작케 한다는 것과 그외 빠진 단편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독자의 필요와 의도에 따라 골라 읽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때 너무도 많이 몽테뉴의 [수상록]이 언급돼서 그걸 읽느라, 또 중간엔 어거스틴의 [신의 도성]의 영향과, 당시  근대철학의 스피노자, 데카르트 등의 철학자와 지식인들의 흐름이 있어 그와 관계된 책도 읽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하지만, 이런 곁가지 독서가 팡세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 특히 팡세의 마지막 부분은 탈무드와 유대인들의 사고를 이해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토록 여러 참고자료를 인용하고 참조하면서 파스칼이 이야기하고자 한 내용은 사실, [이성으로 신앙의 시도를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비이성으로 오해되어온 신앙의 설명이 사실 찾을 마음이 없는 자에게 숨기어진 신비일 뿐, 자기를 낮추어 생명을 얻고자 하는 자에게 너무나 분명한 진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17세기 이후 인간이 추구해온 정신의 세계도 이런 영과 사랑의 세계에 비추어보면, 생명과는 무관한 육적 추구와 무엇이 다른가? 오락과 일이 자기 실존의 비참을 잊게 하듯, 학문과 이성의 정신세계 내의 2차원적 추구도 참사랑의 하나님과 그 비참의 구주이신 예수를 보지 못하게 한다면 무의미할 뿐임을 파스칼은 이야기한다.  그런데, 비참할뿐 아니라 사실은 자기의 비참을 인식하는 위대함을 가진 존재인 인간에게는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계시가 주어져 있다(!)

구원의 실체는 우리의 비참함과 그런 인간을 위대하고 소중하다고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역에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 책이다. 가리어진 그분의 진리와 생명이 순종하고자하는 모든이에게 드러나며, 혹 자기비참을 모른체 종교적 혹 자기만족적 이론에 눈가리운 나와 같은 이에게 도움이 되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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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2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인도에 간다면 이 책을 가져가고 싶어요^^
넘 좋은 , 값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