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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냉정과 열정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짧은 소설이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짧은 동화같은 느낌이다.
군데군데 유화가 삽입되어 있어서 어린이책을 읽는듯한 기분도 든다.
주인공 이름도 '모자', '오이', 숫자'2'이다. ㅎㅎ
아파트 이름이 '호텔선인장'이다.
'모자', '오이', 숫자'2는 너무나 다르지만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처음 읽을때는 에쿠니 가오리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고도 느꼈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기분이 매우 유쾌했다.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바로 이 대목.(도박을 좋아하는 '모자'를 따라 '오이'와 '2'가 함께 경마장에 갔을 때의 이야기.)
마지막 레이스에 돈을 걸 떄, 돌아올 버스비를 챙겨둔 사람은 2뿐이었습니다. 모자의 지갑이나 오이의 지갑은 텅 비어버렸습니다. '말도 안 돼' 2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 말 속에는 아주 조금, 동경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떡하면 그런 식으로 무모해질 수 있는지, 2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오이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좋은 기회라며 아파트까지 천천히 달려서 돌아왔습니다.
오이의 말에 의하면 '조깅은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오이의 과육을 죄어 주고, 몸 속 수분을 꺠끗하게 만들어 준다.'고 했습니다. 여하튼, 난처한 쪽은 모자입니다. 돌아갈 차비는 없었고, 그렇다고 조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2는, 모자를 쓰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 사람 몫의 요금으로 둘이 함께 돌아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난 이 부분에서 소리내서 웃었다.
호텔선인장이라는 소설..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을 좀 더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