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언니는 우리집 바로 옆동에 산다. 아파트 단지내 알아주는 마당발이다. 워낙 놀기도 잘 놀고 사람 홀리는 재주가 있어 아줌마들이 노는 자리에는 빠지지 않고 불러댄다. 집을 하숙집 드나들고 있는 나도 덕분에 안면이 있는 아줌마들이 늘어간다.(XX동생. OO이모 등으로 처음보는 아줌마들이 인사를 할 때는 뻘쭘하다.)
그런데 어제 언니와 동갑인 아파트 주민 한분이(참 아줌마라 부르기엔 뭣하고 언니라 부르자니 거시기하다. 여하튼 이하 그분이라 칭하겠다.) 그분이 나에게 아는척을 하시며 다짜고짜 정말 생뚱맞게 동생을 소개 시켜준다고 하신다.나랑 동갑인데 나처럼 운동을 좋아하고 공연보는 것(그닥 나는 즐기지 않지만) 좋아라 하는데 광주(전라도)에서 작년에 올라와 동네 친구가 없다고 하시며 나랑 친구하면 좋겠다고 하신다. 한편으론 좋아라 하며 한편으론 극구 사양하는 액션을 취했다.
그런데 그분 말씀하시길. "뭘 그래 같은 여자끼리 친구하면 좋잖아"
그렇다! 그분이 말씀하신 동생이란 "여"동생을 말함이었다. 생각해 보라. 누구나 저 상황에서는 그분의 동생을 남자로 생각 할 것이다. 이것은 극히 정상적인 반응으로 서른에 남자친구 없는 나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은 아닐 것이다.
난 그렇게 믿고 싶다. 내가 남자한테 환장한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