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걷고 또 걸었다. 40리터짜리 배낭의 무게에 한숨만 나온다.

그래도 한발 한발 원 없이 걸었다. 다행 산행길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기나긴 침묵 속에서 혼자 걷고 또 걸었다.

1시간 정도는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지만, 이내 내 머리속은 산길을

닮아 바람소리만 들릴뿐 조용해진다.

산행의 가장 큰 미덕은 여기에 있다. 무상무념이 되는 것. 그저 골짜기를 돌아 돌아

나오는 비경만 바라 볼뿐... 숨막히는 초록빛 물결을 눈에 담아 왔다.

12시간을 걷고 걸어 드디어 숙박할 곳에 도착했다.

요사이 처음으로 마음것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잘했다. 장하다. 씩씩하다"

배는 고팠으나 음식을 할 힘이 없어 과일 조금 먹고 잠을 청했다.

천왕봉 일출.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데... 새벽 3시즈음에 일어나 산행을 준비했다.

볼수 있었으면... 장터목에서 천왕봉 가는 길엔 난데없이 반디불이 행렬이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나타났을까.. 다들 랜턴을 켜고 일출을 위해 별 빛만 가득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힘들게 도착한 천왕봉. 한쪽에 자리를 잡고 붉어지려는 하늘을 응시한다. 볼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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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6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십니다. 그 마음 늘 간직하세요^^

거닐기 2005-05-1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힘 얻도 돌아왔습니다. 님의 격려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