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키에르케고르는 '키아케고어'로 불러야 그의 이름에 맞다는 점을 알려둬야 할 것 같다. 계명대학교에서 그를 전공한 모 교수님의 주장인데, 그 분의 유학 경험을 들어보니 맞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종교와 윤리학을 초점으로 키아케고어라는 인물을 다룬다. 솔직히 그는 현란한 인생역정을 겪었고, 또 외로웠다. 즉, 시대와 갈등했고 거기서 벗어나려 하였다. 비록 이 책이 키아케고어의 철학적인 측면이나 사유세계를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사르트르나 하이데거를 제외한) 실존주의에서 곡해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던 만큼 이 방면의 번역서나 연구서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그의 삶 자체가 흥미로우니 전기가 좀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든다.
대학 1학년 때 경제학 개론 시간이었다. 그때 유시민 선생님의 경제학 입문서를 읽었다. 그 책은 좀 재미가 없었지만, 일단 그때 유시민이라는 이름을 알았다. 그리고 잊고 살았다. 어차피 경제학은 나와 관련 없는 학문이었으니까. 그리고, 몇 년 후 100분 토론에서 그를 다시 보았다. 그가 그 자리에 적합하다 아니다의 논란이 분분했다. 그러나, 어쨌든 그의 육성과 몸동작, 얼굴표정을 기억하게 되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났다. 아마 베스트셀러인가 보다. 대출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러나 읽은 보람은 있다. 경제학은 나와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지금 바뀌었고, 그만큼 필요했던 경제학적 시각을 그래도 얻었다면, 바로 이 책에서 나는 얻었다. 사실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회가 정말 복지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다수는 정말 그닥그닥의 생활과 힘겹게 싸우고 자기조절을 하고 있다.... 참,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왕 이 책을 읽는 학생들은 가난한 대학생들이 많을테니, 책 값을 좀 내리는 것이 어떨까? 그게 좀 더 유시민답다고 생각되는데.
정말 서평이 많다. 그러나 나도 굳이 여기에 끼이고 싶다. 그 이유는 정말 이 많은 사람들의 다수가 이 책으로 효과를 봤는지에 대해서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당당하게 실패했다. 열심히 했지만, 도저히 못 하겠다. 물론 처음부터 이 방식에 의구심이 있긴 했다. 게다가 어떤 과학적인 원리와 근거가 있다기보다는 저자의 경험에 의한 것 아닌가? 물론 새로운 발상과 그에 대한 확신은 대체로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임상 테스트는 거치고 이런 책을 내어야 하는 것인 아닐까 한다. 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 셀러였던 만큼 이 방식을 따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고, 지금도 어느 도서관에서는 이대로 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정찬용 선생의 방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가? 나는 그대로 했지만, 빛을 못 봤다.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지치고 한숨이 나온다. 그러나 다시 해야겠지. 처음부터 다시. 그래도 이 책에서 주는 가장 큰 교훈이니까.
현재 한국은 너도나도 유학 열풍이다. 지난번에 신문에서도 보았는데, 한국은 여러 선진국 가운데에서 두뇌유출(brain drain)이 가장 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만큼 조국의 미래를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어둡게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박사 실업자들이 살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나라이며, 또 교육열이 사대주의를 더욱 조장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가운데에서 나 역시 배울 것이 정말 있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 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 박사만이 이 사회에서 먹히기 때문에 미국에 가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유학준비생이다. 우리의 역사가 반미주의를 몸으로 말해주지만, 또 친미주의 세력도 여전하니 참 복잡하기 그지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들을 했다. 솔직히 아마존에서 책을 자주 사지만은 이 책의 제목처럼 아마존에서 유일한 한국인 여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는 별로 놀랄게 없었다. 다만, 경쟁하고 살아가고 또 자기자신이 아닌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래도 미국에서 성공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도 있음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다른 정치인의 홍보용, 혹은 선거유인물식의 자화자찬 책에서는 좀 비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우리의 현대사 속에서 수배와 피신, 고문과 감옥 생활로 점철되었던 김근태의 인생을 안다면 그의 책을 읽어보는데 거부감은 없다. (그러나 그가 케네디 인권상이나 함부르크 자유재단으로부터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되었던 경력이 있음은 몰랐었다). 더욱이 책 자체가 정치와 대안에 관한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주는 글, 기억과 사랑과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좀 허무해지는 감이 든다. 물론 5장에서 책의 1/3을 할애해서 다른 지인들이 자신에 대해서 거의 칭찬만을 적어놓은 책의 형식에 대해서 당혹스럽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형식은 도대체 왜 필요했으며, 무얼 의도로 한 것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책을 읽는 동안에 자꾸 지난 대권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근태 의원의 얼굴이 떠올라 난감했다. 그가 정치자금을 받았던 것을 폭로한 것은 김근태 다웠으나, 그 이후의 어지러움이란... 정치인이 원래 자질이 미달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치판 자체가 그래도 당당하고 냉철하게 정치에 입문했던 지식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