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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 김영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그 유명한 칼 세이건의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상당히 신중하게 사는 편이며, 혹시 구입한 책의 내용이 실망스럽다 할지라도 그 안에서 최대한 저자의 장점을 이해하려는 입장의 독자이다. 물론, 그 이유 가운데에는 열심히 번 금쪽같은 돈으로 구입한 책이기 때문에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배울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칼 세이건의 이 책은 그 표지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다소 실망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과학의 합리성을 너무나 주장한 나머지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그것을 맹신하는 어리석은 과학자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은 과학에 대해 상당히 무지한 미국의 대중들을 위해 쓰여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한국인들에게 이 책은 과학 지상주의자의 독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세이건은 그의 주장에 도취되어 있다.
언젠가 신과학에 대해서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을 전문가라는 사람이 무조건 그것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책과 정말 오십보 백보 차이다. 나는 이 책을 어느 과학동아리의 추천을 받고 샀지만, 책의 내용을 세시간 만에 완파할만큼 이 책은 아쉬움이 많은 책이었다. 책값이 만만찮기 때문에 사서 보라고는 하지 못하겠고, 그래도 한번 읽어보시라. 그 유명한 칼 세이건의 지적인 오만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