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전문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제국의 지배자들 - 제국주의와 세계화가 낳은 참상과 진실에 대한 4편의 다큐멘터리
존 필저 지음, 문현아 옮김 / 책벌레 / 2003년 7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인 교양서적'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이런 이슈를 가지고 나온 출판물은 많았지만, 분석의 수준이 얕았던 점을 의식하여 붙인 말이다. 즉, 이 책은 전지구화와 동시에 진행된 '빈곤의 세계화' 및 '전지구적 불평등'의 문제를 구조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존 필저의 논리와 문체는 우리에게 감성보다는 이성을 자극시키면서 왜 우리가 이 이슈에 대해서 반성해 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나는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글로벌리즘에 대해서 공평하게 생각하고 비판할 기회를 가졌었기에, 전지구화가 주는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생활 수준의 전반적인 상승과 시장의 합리성이 증가한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양면의 날을 가지고 있다. 생활 수준의 전반적인 상승에도 착취 기제와 상승의 첨예한 속도차가 있으며, 시장의 합리성도 핫 머니에 의한 전반적인 불안정성의 상승과 노동유연성의 증가라는 복병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너무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 문제를 자칫 논쟁적인 것으로만 격하시킬 수 있다. 실제 주어진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비참하지만, 논쟁이 현실을 가리는 장막이 되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필저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이 책을 통하여 불평등이 어떻게 현현하는지를 반드시 목격하기를 바란다.

네트웍 분석을 위한 최고의 교재

사회 연결망 분석
김용학 지음 / 박영사 / 2003년 7월

내가 올해 읽었던 책 가운데에서 가장 고마웠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네트웍 분석에 관심이 있어서 넷 마이너와 UCINET과 같은 패키지들을 혼자 다루어왔고, 또한 연결망 분석에 관한 논문들과 경제사회학 분야를 공부해왔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아직 국내에 연구들이 확실하게 자리잡지 않아서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물론, 최근 사회학계에서는 경제, 조직사회학이 네트웍 분석을 중심으로 매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실제로 분석을 매끈하게 해 내는 사람은 아직 적은 것 같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은 매우 요긴하다. '사회 연결망 분석'은 실제 패키지를 다루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실습을 하면서 읽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책은 크게 KP3, UCINET, NETMINER II, 그리고 MDS를 그리는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KP3는 윈도 기반 환경에서는 제대로 쓸 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며 구형이라서 제외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들은 영문 매뉴얼을 굳이 읽는 수고를 덜어준다. 많은 개념들과 사용방법이 차근차근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에서는 오타다 다소 많으며, 또한 군데군데 독자를 위한 설명이 축약되어서 어렵다는 점이 있다. 이런 문제는 개정판에서 고쳐질 것으로 본다. 여하튼, 좋은 네트웍 분석의 교재가 나왔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다.

사회조사분석사 시험을 위한 최고의 교재

사회조사분석사 2급 실기 - 사회조사실무 작업형 실전모의고사
김봉수.박동일.박정오.이주희 지음 / 성안당 / 2002년 7월

사회조사분석사 시험을 응시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책은 모의고사로 생각하기에 가장 적절하며 유일한 교재이다. 난이도는 최근의 추이보다 조금 높기 때문에 이 책에서 커버하는 선형 회귀분석이나 신뢰성 분석 정도까지 공부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나는 사회조사분석사 시험을 준비할 때 이 책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였다. 사실 적절한 교재들이 시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통계 패키지를 다루는 데 능숙한 사람이더라도 문제 유형이나 출제 범위 등에 익숙하지 않다면 실제 시험에서 실수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교재이다. 물론 2회 분의 모의고사와 사회통계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가 말미에 나와 있는 정도여서 사회통계를 직접 차근차근 배워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다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같은 성안당 출판사에서 양병화, 김형수 선생님이 쓴 책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상대적인 두께에 비해서 SPSS를 다루는 법을 매뉴얼처럼 세세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읽어보시면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추천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만난 이 두 책이 나의 통계실력까지 한 단계 업 시켜줬다는 점에서 매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독을 권한다.

네트웍 이론과 UCINET을 최초로 소개한 단행본.

사회 네트워크 분석
손동원 지음 / 경문사 / 2002년 12월

인하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있는 손동원 선생님의 책이다. 이 책이 값진 이유는 명백한데, 네트웍 분석에 대한 책이 전무했던 2002년에 최초로 나왔다는 점이다. 물론, 당시에 몇몇의 대학원에서는 네트웍 분석 기법과 연결망 이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해외에서 배워온 교수님들도 다수 있었다. 그러나 책으로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작업인데, 이 책은 네트웍 이론과 컴퍼넌트, 이웃점, indegree/outdegree와 같은 기본 개념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UCINET을 직접 사용하는 방법까지 잘 알려주고 있다.

이 패키지는 크게 중심성 분석, 구조적 등위성 분석, 하위집단 분석을 통하여 연결망 분석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쓰이기도 한다. 싸이람에서 만든 넷마이너II는 또다른 장점이 있지만, 오리지널한 패키지는 UCINET이라 할 수 있으니 잘 배워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오타와 군더더기 없이 쓰여진 이 책은 네트웍 분석에 입문하는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연대 김용학 선생님이 따로 더 완벽한 책을 펴내셨지만, 서로 보완할 부분도 있다고 판단되니, 네트웍 분석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사회통계로 들어가는 길.

사회조사분석 - 제3판
홍두승 지음 / 다산출판사 / 2000년 9월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사회과학적 통계분석을 자주 하고 있는 학생이다. 조사방법론 하면 국내에 손 꼽히는 홍두승 교수님의 가장 널리 알려진 책 가운데 하나이므로 이 책을 특별히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느낀 장단점을 적어보고 싶다. 우선 이 책은 간략하게 고급통계와 조사방법론까지 담고 있어서 포괄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것이 동시에 한계이어서 각 파트마다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각각의 두툼한 전문서적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자료수집, 표집, 척도구성, 질문지 작성은 물론 기술통계, 회귀분석, 요인분석과 대응분석, 경로분석까지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모범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시험과 같은 것에 요긴하게 쓰인다. 비록 책에 다수의 오타가 있어서 실제로 계산을 해 보거나 꼼꼼하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분석과 통계 부분의 개요를 파악하는데 훌륭한 입문서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