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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힘이 세다 - 김근태 에세이
김근태 지음 / 다우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어보면 다른 정치인의 홍보용, 혹은 선거유인물식의 자화자찬 책에서는 좀 비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우리의 현대사 속에서 수배와 피신, 고문과 감옥 생활로 점철되었던 김근태의 인생을 안다면 그의 책을 읽어보는데 거부감은 없다. (그러나 그가 케네디 인권상이나 함부르크 자유재단으로부터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되었던 경력이 있음은 몰랐었다). 더욱이 책 자체가 정치와 대안에 관한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주는 글, 기억과 사랑과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좀 허무해지는 감이 든다. 물론 5장에서 책의 1/3을 할애해서 다른 지인들이 자신에 대해서 거의 칭찬만을 적어놓은 책의 형식에 대해서 당혹스럽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형식은 도대체 왜 필요했으며, 무얼 의도로 한 것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책을 읽는 동안에 자꾸 지난 대권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근태 의원의 얼굴이 떠올라 난감했다. 그가 정치자금을 받았던 것을 폭로한 것은 김근태 다웠으나, 그 이후의 어지러움이란... 정치인이 원래 자질이 미달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치판 자체가 그래도 당당하고 냉철하게 정치에 입문했던 지식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