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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최근 내 잠을 빼앗은 책이 있다. 바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이다. 25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시된 이 책은 아름다운 표지와 함께, 신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한다. 이윤기 작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중화한 주역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독자들이 신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감정을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신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열두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각 이야기는 신화 속 상징을 풀어내는 열쇠 역할을 한다. 특히 아프로디테와 헤파이토스의 이야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억지 결혼을 통해 보여주는 현실의 냉혹함은 이 책의 핵심이다. 헤파이토스는 못생기고 절름발이인 대장장이 신으로, 이 조합은 아이러니를 자아내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제우스의 강요로 이루어진 결혼은 아프로디테에게 불행을 초래하고, 그녀는 결국 바람을 피우게 된다. 어릴 적에는 이 상황이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간다. 억지로 맺어진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랑과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헤파이토스라는 남신에게 어떤 매력을 느낄 수 있었을까? 그녀는 본래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자신이 원하는 삶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처해 있었다. 헤파이토스의 외모와 무관심으로 인해 아프로디테는 그와의 결혼에서 진정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사랑의 여신인 그녀가 이런 결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상황이 안쓰럽다. 제우스의 강요와 압박을 피할 수 없는 불운이 참 무거웠을 것이다.

이윤기의 서사적 접근은 독자가 각 인물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아프로디테의 고통과 헤파이토스의 무관심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느끼게 되며, 신화는 단순히 고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감정과 갈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화가 치밀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프로디테와 헤파이토스의 이야기는 독자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같은 이야기지만, 각자의 해석을 통해 새로운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에게 삶의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신화는 지혜로운 바다의 딸림 신 프로테우스처럼 끊임없이 변모하는 이야기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나만의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신화와 친해지고 싶거나 창작의 영감을 얻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신화 속 인물들과 함께하며, 당신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정에 동참해보기를 권한다.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