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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평점 :
명랑하고 발랄하며 쾌활하고 영리한 일본의 국가대표 가난뱅이 마쓰모토 하지메의 기가 막힌 반항기.
이 재기발랄한 가난뱅이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과연 이 정도 활약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전세계의 모든 가난뱅이의 교과서가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쓰모토의 코믹하면서도 효율적인 전략과 이력을 한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ㅋ
*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노숙동호회에 가입하고, 궁상스러움을 지키는 모임을 발족한다.
* 바가지를 계속 씌우는 학생식당에 반항하여 식당앞에서 100엔짜리 카레를 만들어 350그릇을 팔아 치운다.
* 가난뱅이 신문 창간, 가난뱅이 대학 개교, 저항할 일이 있을 때마다 무 먹기 대회, 낫또 먹기 대회 등을 개최하다.
* 일왕이 거주하는 곳의 해자에서 수영대회를 열고, 맥주파티 투쟁에, 구린내가 나는 갈고등어 굽기 투쟁 등등
*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대학측에서 학점을 대량으로 받아서 강제 졸업 당하다.
* 거의 매해 상업화된 크리스마스 분쇄집회를 개최 : 산타를 죽여라~! 루돌프를 끓는 냄비에! 선물은 전당포에 맡겨라~! 가 플래카드.
* 야마노테센(한국으로 치면 지하철 2호선) 차내 집회, 재활용 센터 '아마추어들의 반란' 을 개점. 12호점까지 늘려나가고 있다.
* "롯본기 힐스를 불바다로~" 라는 전단을 뿌리고 그 앞에서 찌개를 끓여 먹고, 그 것을 안주삼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잔씩 준다.
* 지방선거 출마로 공식적인 난장판 축제를 벌이다. 시위 신고 후 경찰 바람 맞추기 감행하다.
* 다큐멘터리 영화 <아마추어의 반란> 완성되고, 책도 내게 되다. 등등등등 끝도 없다.
이 사람은 집회 자체를 하나의 축제로 만들어 나가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지역사회로 들어가 서로 정을 나누고, 도우며 신나게 살아 가며 가난한 자들의 행복을 도모한다.
그 행복을 침해하려는 유무형의 모든 시도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행동한다.
예를 들면, 중고 가전제품을 팔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 만들어지자 즉각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 시위를 기획하고 시행하는 식.
우리 나라의 촛불집회와 안티 조중동 운동을 떠올리면 약하긴 하지만, 이 사람의 해학과 명랑은 인정해 줘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 정부들어 말도 안되는 정책이나 행패를 방해하고 저지시키는 명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점점 설곳을 잃어간다.
미디어 법이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가고 있지 않은가? -_-;;
아이돌 그룹에만 쏠린 관심들을 어떻게 정치적 사안에게로 돌릴 수 있을까? (아이돌들도 거의 착취 수준으로 당하고 있긴하지만...)
그러려면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보다 더 재밌고 흥미로워야 하는데....
그 핵심은 참여와 연대에 있다.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다면 넋놓고 침흘리며 아이돌의 퍼포먼스 보는 것보다야 훨씬 재미있을테다.
물론 혼자하면 재미없고, 그 문턱을 넘기가 힘으니 여럿이 같이 해야 재미있을 것이다.
또, 쉬워야 하고, 합법과 탈법의 경계를 잘 타야 스릴이 있을 법하다.
한국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는 20대의 구심점이 될만한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우리 사회가 참 쾌활해 질텐데 말이다.
하고 있는데 언로가 없어서 알려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공중파나 해외언론이 관심을 안가질 수 없을 만큼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