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새들아 - 자기파괴적 녹색성장의 시대를 우려하는 진정한 녹색 신음소리
최성각 지음 / 산책자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1955년 생.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피라미드 구조의 최상부에서 한창 떵떵거리며 잘 나갈 시기이다.

환경운동가이자 생태소설가/생태작가인 최성각 씨도 1955년생이다. 하지만 그의 글들을 보면 꾸밈없고, 헛된 권위의식도 없다.

퇴골로 귀농하여 두마리 거위 '맞다'와 '무답이'와 함께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이 분의 삶이

기사 딸린 좋은 차를 타고, 한마디에 벌벌 기는 부하 직원이 몇천, 몇만 명인 사람과 비교해서 초라하다고 느껴지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책 "날아라 새들아"를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 책을 읽었으되 책 속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당신의 마음 속에 울림을 전하지 못하고,

끝끝내 퇴골척사도(퇴골에 있는 뱀을 물리치는 긴칼)가 하찮게만 느껴진다면,

당신은 "현대소비문명에 찌든 환자"라는 진단을 순순히 받아 들여야 한다.

마음 속의 그 거대한 혹덩어리가 자연스럽고 당연하여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어쩌겠는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있다면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의 성지를 마구잡이로 밀어버리는 탐욕적이고 마초적인 대령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사실 이런 이분법에서 나라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언뜻언뜻 머리를 쳐드는 욕심들이 느껴지니 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진짜 야심이 큰 사람들은 바로 이런 류의 사람들이다.

소유에는 연연하지 않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참 포부가 크기도 하다. 속세에서 일방적인 지시를 하고자 하지 않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자연과 소통하려고 하다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욕심을 추구하는 것은 편한 길이다. 모두가 그렇게 하라고 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길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충분히 능력이 있는 데도 그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판단 아래 생각하는 길로 향하는 사람들은 정말 용기와 포부가 대단하다.

 

글을 통해 만나 뵌 풀꽃평화연구소 소장 최성각 씨는 자유롭고 구애됨이 없는 분인 듯 하다.

언어와 자연에 민감하고, 느낀 바를 행동에 옮기는데 주저함이 없다.

녹색성장과 친환경폭탄이라는 언어도단에 핏대를 올리고, 우리도 사라진 새 도도처럼 사라져 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연 속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이웃과의 연대가 얼마나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지도 이야기 해 준다.

 

최성각 작가가 앵두할아버지처럼 나이가 들었을 때, 이러한 생각과 삶이 소수의 대안이 아닌 주류의 삶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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