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위의 삶 - 21세기 문화 총서 10
셰리 터클 지음, 최유식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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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터클 여사의 역작.

멋진 책이다.

스스로 땜장이 방식으로 글을 짓는다고 고백했는데...

이 책 역시... 땜장이 방식으로 지었음이 분명하다.

땜장이 방식의 글쓰기는 나역시 학교 다닐때, 리포트 쓰던 것인데...

그녀는 컴퓨터라는 근사한 존재 위를 미끌어 다니듯이 돌아다닌다.

자신의 관심사를 이렇게 저렇게 엮어 낸다.

Graphic User Interface의 숨은 의미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땜질하고,

기호학과 구조주의까지 덧씌운다.... 거침없고, 자유롭다. 포스트 모던하다.

보드리아르와 라캉이 배배 꼬아 놓은 말들을 여성 특유의 친절함으로 풀어낸다.

 

난 내가 굉장히 모던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터클 여사의 글을 보니...

글쎄... 포스트모던에 좀더 가까웠던 것이 아닐까? 싶은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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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백인들
마이클 무어 지음, 김현후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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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롬바인과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책이다.

그 자신이 백인인 무어는 백인들의 멍청함을 꼬집는다.

이 책을 보니... 사실 백인들은 과연 멍청한 짓을 많이 하고 있었다.


읽는 내내.... 우리 황인들은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 같은 사람들 참 많다.

원정출산 가고, 영어에 목매고....

멍청함을 추종하는 또 다른 멍청함이 보인다.

흑인들도 크게 나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인류는 모두들 멍청함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란 말인가?

대다수가 멍청해지는 것은... 소수가 가지는 통제에 대한 집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독재자들이 한다는 우민화정책 말이다.

고분고분한 인간형 만들기.

소수의 욕심을 만족시키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멍청하게 만들기 말이다.

'불복종'과 '반항', '의심'.

멍청하지 않은 무어가 가진 미덕들이다.

요즈음 세상에서 마이클 무어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 에리히 프롬, 노암 촘스키 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되어 버렸다.

뭐 당연하다.

이미지의 시대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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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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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바라바시(1967년 생)의 링크.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가 423쪽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사실 그의 모든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대학시절 인지과학 및 인지심리학시간에 잠시 배웠던 신경망 모형이란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만큼의 충격도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담겨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터,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네트워크의 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단선적인 인과관계만을 생각하는 것에 익숙했던 단순한 우리들에게 네트워크의 그물망은 다양하고, 복잡하고, 중의적인 가능성을 제공한다.

(물론 열역학 2법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엔트로피" 보다는 덜 자극적임.....)

첫 번째 링크 서론 Introduction
두 번째 링크 무작위의 세계 The Random Universe
세 번째 링크 여섯 단계의 분리 Six Degrees of Separation
네 번째 링크 좁은 세상 Small Worlds
다섯 번째 링크 허브와 커넥터 Hubs And Connectors
여섯 번째 링크 80/20 법칙 The 80/20 Rule
일곱 번째 링크 부익부 빈익빈 Rich Get Richer
여덟 번째 링크 아인슈타인의 유산 Einstein's Legacy
아홉 번째 링크 아킬레스건 Achilles' Heel
열 번째 링크 바이러스와 유행 Viruses And Fads
열한 번째 링크 인터넷의 등장 The Awakening Internet
열두 번째 링크 웹의 분화 현상 The Fragmented Web
열세 번째 링크 생명의 지도 The Map of Life
열네 번째 링크 네트워크 경제 Network Economy
마지막 링크 거미 없는 거미줄 Web Without a Spider 

위의 링크들 중에서 관심있어 보이는 내용이 하나라도 있다면, 한번 펴 보시라!

책 전체에 걸쳐 3-4명의 한국인들이 나와서 매우 반가웠다. (이로써 약한 Link형성 ^^)

그중에서 정하웅 박사라는 사람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아주 잘하는 분인듯 한데....

책에서 바라바시 교수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다.

현재는 KAIST에서 연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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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박현섭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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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의 단편선을 보고 있다.

이 익살스런 이야기꾼은....

참 ....

대단하다......

고등학교 때 보던 세로 글씨 체홉과는 또 다른 감흥이다.

고등학교 때 나는 얼마나 진지했던지...  체홉에게서 익살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진지함을 체홉이 봤다면.... 자다가도 일어났을 것이다.

자다가도 일어나서는 내 손에 들려있던 책을 훽~ 하고 빼앗았을 것이다.

훽~ 하고 빼앗고는 " 야 ! 너 ! 내 책 읽지마!" 했을지도 모른다. 

프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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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3-2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체홉 너무 좋아요
근데 그런 못말리는 진지함이야말로 체홉의 웃음코드잖아요 ㅋㅋㅋ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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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 터키의 옛 노래.

 

하루키가 <먼 북소리> 첫 머리에 인용한 글이다.

 

오늘같이 찌는 더위에 낡은 외투를 입는다는 구절은 무시무시 하지만....

"북소리에 이끌려, 긴 여행, 모든 것을 뒤로한...." 등의 단어들은

복날 내민 개 혓바닥처럼 늘어진 내 정신 속에 미묘한 울림을 준다.

 

주중에는 빨간 날을 기다리고, 정작 빨간 날은 어디갔는지 저만치 사라져가고....

이 시대에 유일하게 허용된 일(상)탈(출) 모습을 한 제대로 된 여행을 가본적이 과연 언제던가?

저 먼 곳에서 들려온다던 그 북소리는 대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서울시와 국가정보원에서는 그 먼 북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버스와 지하철에

굉음기를 달아놓는 음흉한 음모를 실행 중인 것은 아닐까?

 

여행은 시간과 경험을 압축하는 행위이다.

미지의 곳에서 낯선 것들과의 우연한 만남.

이런 것들을 기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기억들을 끄집어 내서 활자화 하고, 그것은 또 다른 경험의 물질적, 정신적 토대가 된다.

시원한 한줄기 바람과 같은 선순환.

머릿 속에 이런 공기청정기 하나씩 달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도시인들이 사는 현실의 삶은 참 안타깝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

고정비율 Reinforcement.

도심에서 태어난 내게는 일필휘지로 휘둘러 쓸 귀거래사조차 없다.

닭고기 가슴살 마냥 퍽퍽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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