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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비밀 - Secrets, Objects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정말 오래간만에 시사회에 참석했다.
시사회에 당첨된 것이 신기할 정도로 지루한 일상들 중 간만에 신선한 이벤트였다.
솔로 티를 팍팍내며 그동안 심야에 혼자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았는데,
오늘은 전직 영화 스테프였던 대학원 동기 지운이를 데리고 서울극장을 찾았다.
대학원부터 종로 3가까지는 1호선으로 환승 없이 갈 수 있었지만,
가는 동안 평소와는 달리 지운이와 할 말이 없었다.
난 너무 피곤했고 졸았다.
저녁 8시 30분에 시사회였는데 8시 20분에 도착했고,
서울극장 1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좌석은 괜찮았고 상영 전에 이영미 감독과 배우 정석원이 무대 인사를 했다.
당연히 정석원의 팬들을 포함한 여성 관객들이 환호했고,
시사회 후 5관에서 관객들과의 대화가 있다고 말했다.
무대 인사 후 바로 영화가 상영되었다.
"너 이쁘구나."
40살의 혜정은 사회학과 교수로 같은 교수인 남편과는 결혼한지 10년이 되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자식도 없고 별거 중이다.
주로 성(性)에 관련된 논문들과 책들을 집필하는 혜정은,
차기 논문 집필을 위해 연구 조교를 모집한다.
얼마 후 21살의 심리학과 2학년 우상이 연구 조교로 채용되고,
혜정은 우상을 처음 본 순간 연정을 느낀다.
"우상이는 완벽해."
<인어 아가씨>, <아내의 유혹> 등 TV 드라마의 흥행 보증 배우 장서희지만,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들마다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선택을 못하는 것 같다.
보톡스의 힘이 돋보였지만 그래도 중년 여성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단역으로 나온 정석윈이 주연 배우가 되다니!
나는 그를 볼 때마다 어설픈 '비(정지훈)'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도 어설픈 'B'였다.
정말 아직 주연을 맡기기에는 부족하고 백지영의 후광으로 버티는 듯 하다.
첫 장편 영화를 만든 이영미 감독에게 조언을 하자면,
일단 많은 책들과 영화를 보고,
자신이 진정 영화 감독으로 소질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한 후,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냉정하게 결정하길 바란다.
<범죄의 재구성>, <백야행>의 윤다경은 '살신성인'으로 연기했다.
개그우먼 박희진이 출연 했으나 전혀 영향력이 없었다.
"지우와 우상이가 뭐가 다른데?"
상영 전에 프로듀서가 시사회 후 좋은 평가를 부탁했지만,
영화 초반부터 짜증, 조소, 피곤, 후회가 밀려왔다.
도대체 장르가 뭔지 모르겠다.
삼류 에로로 시작해서 어색한 멜로, 저질 코미디, 이해 불가능한 휴먼 등등..
'파격'이라고 말한 감독은 어디를 보고 '파격'이라 한 것일까?
또한 영화 음악을 누가 담당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반성했으면 한다.
극 분위기와 음악은 이상하게 어색했고 억지스러운 분위기 연출에 짜증났다.
'섹스'를 소재로 하는 멜로 영화들은 남녀관계를 너무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단순화시키면 시킬수록 관객들은 스토리보다는 영상에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관객들은 출연 배우들의 나신(裸身)을 은근히 바라거나,
자극적인 장면들을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에로 영화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스토리 구조가 확실해야 한다.
하지만 허접한 스토리에 개성 없는 영상을 조합했으니 가히 최악이었다.
장서희는 여전히 소극적이고 수줍은 공주였고,
정석원은 수준 낮은 연기로 대선배 장서희를 삼류 배우로 만들어 버렸다.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자 어이없게 웃었다.
나는 이 영화가 개봉 후 2주 안에 종영할 것을 거의 확실히 예상한다.
정말 오랜간만의 시사회였는데.. 피곤하다.
"손을 잡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나이 차가 꽤 나는 연상연하 커플들을 이질적으로 보거나 느끼지 않는다.
나이로 인하여 사랑할 수 없거나 망설이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것이고 사랑하면 사랑하는 것이다.
물론 주변의 불편한 시선이나 가족의 완강한 반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서로가 괜찮고 책임 질 수 있으면 끝이다.
다만 유부녀, 유부남을 사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자칫, 간통죄로 인생 자체가 끝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체면이나 가슴앓이로 힘들어 하기 보다는,
용기 있는 고백으로 깔끔하고 따가운 싸대기를 맞거나,
튕기는 건지 꼼수인지 알 수 없는
"싫어!", "우리는 친구로만!"이라는 말을 듣는게 더 낫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이,
"고백이 최선의 애정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