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 The Social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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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미국 <TIME>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창업주이자 기업인 인맥구축서비스(SNS) 'Facebook'은

전 세계 인구 중 약 반 정도가 방문했고,

5억명 이상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아직 30세도 안 된 나이에 

자신의 삶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버드 출신에 자산가치 500억 달러를 가진 기업을 운영하고,

세계적인 유명인사에 억만장자라면 성별과 외모를 떠나 누가 관심을 갖지 않겠는가?

미국식 천재 영화들의 상투적인 구성이 예감 되더라도

어떻게 그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었는 지를 살펴 보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잘 들어, 넌 컴퓨터 분야의 인재로 성공 할 수 있겠지만,

 널 좋아하지 않는 여자를 평생 그리워 하며 살게 될 거야.

 넌 공부 밖에 몰라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너가 차인 진짜 이유는 너가 재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야."

 

하버드 학부생이자 컴퓨터 천재인 마크 주커버그는 

2003년 가을 같은 학교 학생들인 웡클보스 형제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후,

친구들과 함께 유명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SNS인 'The Facebook'을 만든다.

만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가입을 했고,

유명 대학교 학생들이 아닌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과 'Napster' 창업주인 숀 파커까지 가세한다.

엄청난 성공과 부를 축적한 마크 주커버그.

그러나 2개의 소송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친한 친구를 잃게 생겼다. 

 



 

"접속해서 이것 저것 하겠지만 결국 애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섹스!"

 

"맞아, 애인을 필요로 하는 거지."

 

"진짜 아이디어 좋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는

괜찮은 성인 연기를 보여주었고

그가 출연한 영화들 중 가장 길고 인상적인 배역이었다.

 

미국의 아이돌 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나는 그의 음악과 사생활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직 그가 출연한 영화들에 비해 그나마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연출된 장면들이 실제 삶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에어리언3>,<세븐>의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가 아니였으면,

이 영화는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었지만 늘 그가 말하고 싶은 말은,

"인간에게는 어두운 면이 존재하며

 상상에서만 이루어 질 것 같은 일들이 당신에게 벌어질 수 있다"이다.

그는 이 영화로 근래에 유명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고 있다.

 



 

"고기를 많이 잡을 수도 있지만, 큰 고기 한 마리를 잡는 방법도 있어."

 

상당히 괜찮은 영화이다.

기존 미국식 천재 영화에 현실감을 더했다고나 할까?

하버드생 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명 대학교 학생들이 취업보다 창업에 관심이 있고,

비록 불법을 행하더라도 재능과 능력이 유망한 학생이라면

학교차원에서 보호하려는 관행은 이제 익숙한 모습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창업 보다는 취업에,

불법을 행하면 학생의 재능과 능력에 상관없이

학교의 명예를 위해 자퇴나 퇴학을 권장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서

"결국 Facebook과 마크의 소송들은 모두 개인의 이익을 위한 질투심이었네?",

"하버드생이니까 가능할 수 있었던 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버드생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한 질투심에 문제를 거론하긴 유치하다.

미국은 가난한 청년 스티브 잡스에게 여러 가지 직업을 주었고, 

흑인이자 14세 미혼모인 오프라 윈프리를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로 만들었다.

투기의 귀재 워런 버핏을 능력 있는 투자자로 인정했다. 

그리고 중산층이라면 누구나 개인 변호사를 쓸 정도로 법적 절차에 익숙하고,

대화와 토론, 합의가 생활이다. 

 

부러워 해야 할까?

어느 정도의 환경적 영향들은 있었겠지만 대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작은 아이디어에 전 재산을 걸고,

지나칠 정도의 질투심과 경쟁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때로는 몇 개의 소송들로 원고측과 말싸움을 해야 한다.

이건 미국에서만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사회 환경이 구비되어 있다면

우리나라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생각과 행동의 차이일 뿐이다. 

 



 

"마크 씨는 재수 없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Blog, Twitter, Me2Day, Facebook 등등..

SNS계열의 커뮤니티들을 접해 봤지만, 

개인적으로 Blog가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들은 실시간적으로 자신의 삶을 중계하는 듯 운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런 동적인 운영보다 누군가에게 의미있고 도움이 되는

개인 컨텐츠들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또한 인맥 기반의 구조는 조금 신경 쓰인다.

일촌, follower, 이웃 수 등과 방문자 수와 조회수는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이고 

남들에게 자신의 높은 인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이 영향력이 되어 새로운 권력을 형성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운영하는 Blog도 그렇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형식상 맺은 일촌은 형식적인 대우를 하고,

특별하게 맺은 일촌은 특별하게 대우를 한다.

모든 사람들과 친해질 수 없다면

진실한 친구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것도 인간관계이니까.

 

관심 있는 이성이나 그리운 친구들, 고마운 은사님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개인 SNS를 찾을 수 있다면 기쁜 일이다.

관심 있는 이성이 결혼은 했는지 아니면 아직 솔로인지 뭘 하며 사는지 궁금할테고,

그리운 친구들은 예전처럼 다시 만났으면 좋겠고,

고아운 은사님들은 스승의 날이나 개인적인 만남과 연락을 통해

지난날의 고마움을 표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일촌공개'나 '친구'로 제한이 되어 있다면,

기쁨보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몰려 온다.

물론 남의 사생활을 허락도 없이 훔쳐보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이미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

개인 사생활 정보 노출은 어찌 보면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마치 천장에 생선을 매달고 밑에는 긴 사다리를 놓은 상태에서 

배가 고픈 고양이에게 "알아서 먹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자신의 정보들을 제한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의 개인 정보는 유출될 수밖에 없다.

 

Facebook의 성공은 바로 거기에 있다.

처음 보는 관심 있는 이성이 솔로인지 연인인지 알 수 있고,

친구의 친구가 나의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며,

친구수락만 하면 최소한의 개인정보 외에는 모두 공개된다.

그리고 가입신청에 있어서 신경쓰이게

주민번호를 넣거나 핸드폰 번호를 적지 않아도 된다.

 

IT계열 강국인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SNS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개인 정보 공개나 유출은 사람들에게 비호감적이다.

하지만 인터넷 자체가 개인 정보 공개나 유출에 앞장서고 있으니

네티즌들은 이미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고 공범인 셈이다.

너무 고상한 척은 할 필요 없다.

 

나는 나 자신과 내 생각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표현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Blog를 운영하고, 

내가 제공하는 컨텐츠들은 거의 전체 공개이다.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Blog를 시작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컴퓨터 분야에 뛰어난 재능과 능력이 없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컴퓨터 천재가 무례한 장난(?)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켜 준다면,

머지않아 한국형 SNS 커뮤니티가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테블릿 PC이나 스마트폰은 장식품이 아닌

빠른 정보습득과 소통의 도구가 되어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컨텐츠들을 만들어 줘야 한다.

 

비단 IT 뿐만은 아니라 사회 전 영역에서 변화는 필요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들과 컨텐츠들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다.

개인 정보 유출이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 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인터넷을 안 할 수는 없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익명성을 이용한 개념 없는 네티즌들이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고 싶으면 자신의 이름과 소개를 먼저 해야 한다.

그게 예의이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일촌신청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근데 요새는 아르바이트 모집이나 자사 홍보를 위해 일촌신청을 한다.

다들 진짜 열심히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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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속으로 - 71-Into The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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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상관없이 군대를 가본 남자들이라면 공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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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속으로 - 71-Into The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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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인 것은 아니지만,

6월에는 6.25 전쟁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들이 자주 개봉한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자, 오래 전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고 의로운 피를 흘렸던 6월.

반 세기가 지나서 이젠 잊혀진 전쟁처럼 느껴졌지만,

2010년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준 한 해였다.

그리고 그 날의 비극을 잊지 말라는 죽은 자들의 외침이었다.

 



 

"학도병은 군인인가? 군인이 아닌가?"

 

북한군의 기습 남침에 남한군의 패색이 짙던 1950년 6월.

포항을 지키던 남한군 강석대 대위는 상부의 지시로 낙동강 전선으로 이동할 것을 명 받는다.

그러나 상부의 지시더라도 포항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강석대 대위는,

중대장 오장범을 비롯한 71명의 학도병들에게 포항을 사수해 줄 것을 부탁하고,

지원이 필요할 시에는 언제든지 무전으로 연락하라고 말한다.

한편, 승승장구하며 포항으로 진격하는 북한군 부대장 박무랑은,

소수의 학도병들만이 저항하는 학교를 점령하려 진군한다.

 



 

"너희들의 조국이다,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 믿는다."

 

<신라의 달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차승원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한 배우 중 한 명이다.

그의 연기성장은 대단했고 앞으로 그가 국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는 괜찮은 연기를 보였다.

연기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배우이지만

그건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

여긴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이다.

그는 영화보다 TV드라마 배우에 가깝다.

 

아이돌 스타 최승현(T.O.P)은 정직한 연기를 했다.

아직 많은 대사를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이 분명하여,

표정연기로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러나 국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만한 연기는 아직 아니었다. 

 

<장군의 아들>, <고스트 맘마>, <남자의 향기> 김승우는 배역이 가장 잘 어울렸다.

그의 장점인 강한 남성적 이미지와 연기가 돋보였고,

그의 마지막 대사는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똥파리>의 윤승훈과 <구타유발자들>의 신현탁,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혜성도 좋은 연기를 했다.

박진희와 김성령은 특별출연 했는데, 너무 짧아 아쉬웠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이재한 감독은 멜로와 액션에 어느 정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 자라고 영화를 배웠지만 한국인의 감성과 센스를 가졌고,

개봉 초기 논란이 되었던 'Sea of Japan'으로 깨달은 점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감독이다.

 



 

"12시에 여서 다시 만납시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시 학도병들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남한군의 고육지책이었다.

그들은 총 쏘는 방법만 배우고 현역 군인들과 같이 즉시 최전선에 배치되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기가막힌 일인가?

사춘기의 청소년들을 전쟁터로 데려가 총 한 자루 쥐어 주고

최전선에서 잘 훈련된 북한군을 상대로 조국을 위해 싸우라고 하다니!

전쟁에는 이유불문이 없다하더라도 그들은 너무 어렸다.

 

시대가 많이 변했기에,

영화에서 학도병들이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모습들을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보면 어색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시대에 상관없이 군대를 가본 남자들이라면 공감 할 것이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미안하다."

 

나는 대부분의 군 생활을 군단 정훈공보부(군 언론기관)에서 복무했다.

하루 평균 2~3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예하 부대로부터 올라왔고,

북한군의 도발이나 그 외 타 군 사건, 사고를 정리하여 보고했다.

전쟁이 터지지 않아도 군인들은 다치거나 죽었다.

대부분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입대한 병사들이다.

때론 같은 군인으로서 서글퍼졌다.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을 텐데.."

 

국방의 의무란 무엇인가?

군복만 입었다고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 속 깊이 가족과 친구들을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 다짐하고,

나라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목숨도 바치겠다는 투철한 정신이 의무를 만든다.

좋은 싫든 군대에 와서 이것을 깨달았다면 국방의 의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군인이다.

 

교전으로 인하여 서해에 잠들고 포격에 산화한 군인들과

행군 도중 운전병의 실수로,

어이없는 총기사고로,  

아니면 개인 부주의나 지휘관의 부주의로,

다치거나 죽은 군인들은 젊은 목숨을 바쳤다.

자랑스럽고 명예로울 수 있겠지만,

억울하거나 원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때문에 국민들은 오늘과 내일을 산다.

 

수많은 사람들과 군인들이 이 나라를 위해 죽어갔다.

무섭고 두려워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참았고,

자신을 기다리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더욱 물러설 수 없었다.

지원 병력을 요청했지만 지원 병력은 언제 오는 지도 모른 채 그저 싸웠다.

설사 그들의 손에 총이 없었더라도 전투상태가 아니었더라도,

군인들은 국민들을 대신하여 총알과 포탄을 맞아야 했다. 

 

그들에게 말한다.

"고맙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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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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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의 사랑 할 이유보다 한 가지 헤어질 이유가 더 강한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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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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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예전같이 많은 일을 하지 않지만,

한창 일할 때는 내 방을 작업실로 만들려고

거금을 들여 컴퓨터와 음향기기를 구입했다.

그래서 멀리 갈 것 없이 편안하게 내 방에서 작업했었다.

지금은 거의 안분지족(安分知足) 하며 일해서 

컴퓨터와 음향기기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지만,

영화 볼 때는 아직까지 괜찮은 화질과 사운드를 내준다.

나는 일부 사람들이 영화를 볼 때 소리와 영상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공감한다. 

다만 환경과 상황을 당장 바꿀 수가 없는데 지속적으로 불평하면 짜증난다.

 



 

"아, 그 명함에는 사랑을 이루어 준다고.. 흐.."

 

"쥐도 새도 모르게."

 

"어떻게요?"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연애조작단 '시라노 에이전시'.

원래는 연극단원들이었지만 불황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연애조작단을 만들었다.

신빙성있는 정보수집, 치밀한 계획과 연출로 

의뢰인들의 사랑을 성공시키지만,

어느 날 찾아온 힌 의뢰인의 의뢰가 

조작단 대표인 병훈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일할 때 사적인 감정은 배제하라."

 

"뻔한 소리를 하고 그래."

 

<부활>, <선덕여왕>, <님은 먼곳에>, <핸드폰> 등등..

TV드라마와 스크린에서 다양한 역할로 활약하는 엄태웅은,

이번 영화에서 TV드라마 <부활>에서 느껴졌던 연기를 보여줬다.

나이가 약간 들었어도 항상 젊어 보인다.

 

<백야행>, <꽃보다 남자>의 이민정.

'여신' 대열에 굳건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녀는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했다.

영화에서는 최다니엘과 연인관계가 되지만

실제로는 최다니엘과 4살 차이가 나는 누나이다.

나이가 멈춘 여배우 중에 한 사람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미친 양언니' 최다니엘은 신선한 배우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연기처럼 보이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실생활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기대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전설의 고향>의 박신혜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여자였고 나는 이런 느낌의 여자가 좋다.

예전에 이승환 콘서트에서 잠깐 등장했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방자전>의 히어로 송새벽은 아직까지는 신선한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언제까지 그의 개성적인 연기가 관객들에게 통 할지 모르겠지만,

왠지 계속해서 새로운 면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명품 조연인 박철민과 이대연이 출연했다. 

재미있게도 실제 신학과 출신인 이대연이 목사 역을 맡았다.

 

<방자전>의 류현경, <부당거래>의 이미도가 출연했다.

류현경은 진짜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인지도가 적어서 아쉽다.

 

짧게 출연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김지영과 권해효가 특별출연했다.

 

<광식이 동생 광태>의 김현석 감독은 좌충우돌의 연애담을 잘 표현한다.

적당한 감동을 유도하고 가볍지 않는 생각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젊은 감독이기에 앞으로 그의 차기작들이 기대된다.

 



 

"그럼 내가 전지현이랑 엮어달라고 하면 니가 해주는 거냐?

 

"난 김아중."

 

"마셔라."

 

영화를 보면서 식상함과 신선함이 교차했다.

어디선가 많이 보고 들은 내용이라 식상했고,

어디선가 많이 보고 들은 내용이 잘 기억 나지 않아서 신선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전체적으로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시나리오가 괜찮았다.

 

실제로 영화를 다 본 후 호기심으로

메이저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연애조작단'을 검색해 봤으나, 

실제 연애조작단은 없었다.

당연하면서도 아쉬웠다. 

 



 

"이거는 제 말입니다. 그러니까, 뭐 날 것 그대로의 제 마음이에요."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하나는 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상황을 조작하는 것이 설정이었지만,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과 순간의 느낌을 더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다소 이질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나중에는 "저렇게라도 사랑을 이룰 수만 있다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위대하다.

 

또 한 가지는 20대 끝자락에서 이 영화를 보니 마음이 먹먹하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과 생각들도 쌓였다는 것인데,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는 화살처럼 마음에 꽂힌다.

다시 만날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전혀 없기 때문에 슬프다.

열 가지의 사랑 할 이유보다 한 가지 헤어질 이유가 더 강한 것은 왜일까? 

영화에서 병훈이 희중을 보며 느꼈던 감정들이 내게도 느껴졌다.

 

연극에서는 이런 소재를 자주 봤었는데,

영화에서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심 어린 고백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정과 고백은 자신이 해야 한다.

마치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시집에서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걸어야 합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꽤 긴 시간 동안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마지막 이별을 맞이 한 후 스스로 집 밖에 나갈 일을 별로 만들지 않았고,

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아서 최근에는 더욱 나갈 일이 없다.

그런데도 운명을 믿으며 혼자 궁상 떠는 것을 보면 참으로 어리석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스로 다가올 사랑에 준비를 하고 있다며 위로한다.

언젠가 만날 그 사람이 원한다면, 

이런 시간들과 지나간 일들을 솔직하게 말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영화 볼 때 가끔 먹먹하다. 

갑자기 이승환의 노래 '흑백영화처럼'의 가사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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